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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06030
한자 說話
영어의미역 Narratives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집필자 한태문

[정의]

부산 지역에서 옛날부터 구전되어 전해 내려오는 서사 구조를 가진 꾸며낸 이야기.

[개설]

설화는 시간적·인과적 질서에 의해 전개되는 일정한 서사 구조를 가진 이야기로, 인류가 언어를 가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보편적인 갈래이다. 설화는 구전되는 문학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변성(可變性)을 수반한다. 설화의 구연 방식이 남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기억했다가 다시 타인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이야기의 핵심 구조를 기억했다가 화자 나름의 수식을 덧붙여 전달되기 마련이다. 기억에 의한 전승은 동일한 화자가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매번 정확하게 반복될 수 없기 때문에 각편(各篇, version)이 성립된다.

설화의 표현 형식은 산문이며, 구연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또 일상적인 말로 구연되기 때문에 언제 어느 곳에서나 구연이 가능하다. 그러나 서사 구조를 갖춘 허구적 산물이 아닌 실제 체험이나 단순한 역사적인 사실 그 자체는 구비 전승이 되어도 설화가 될 수 없다. 향유 주체가 민중이라는 점도 설화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설화에는 민중들이 삶의 현장에서 느낀 경험과 사상·감정 등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설화는 기록된 역사가 갖지 못하는 비판적 인식이나 민중의 소망이 담겨 있는 소중한 문학 장르라 할 수 있다.

설화는 관례상 크게 신화·전설·민담으로 구분되지만, 그 변별 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신화가 신성성을 상실하면 전설과 비슷해지고, 전설이 증거물이 없어지면 민담과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이야기가 신화·전설·민담 중 어디에 속하는지 경계가 모호한 사례들도 많이 발견된다. 하지만 명확한 기준의 마련이 힘들긴 하지만, 설화의 구분은 신화·전설·민담이 지닌 각각의 속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유용하다. 따라서 대체로 첫째 전승자의 태도, 둘째 설화에 나타난 시간과 장소, 셋째 증거물, 넷째 주인공과 그의 행위, 다섯째 전승의 범위, 여섯째 기능, 일곱째 결말의 특징 등을 기준으로 신화·전설·민담을 구분하고 있다.

부산 지역에 전승되는 설화 역시 민중의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기에 민중들의 생활 모습과 감정이 진솔하게 표현되어 있다. 여기서는 설화에 반영된 부산 지역민들의 삶의 다양한 모습과 의식 세계를 신화·전설·민담으로 나누어 살피기로 한다.

[부산의 신화]

신화는 신에 관한 이야기, 자연 현상이나 사회 현상의 기원과 질서를 설명하는 이야기, 신성시되는 이야기 등을 다루는 것으로, 신성성이 인지되는 범위에 따라 크게 건국 신화, 성씨 시조 신화, 마을 신화, 무속 신화 등으로 분류된다.

1. 건국 신화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전해 내려오는 「장산국의 건국 신화」는 천신 하강(天神下降) 모티프를 차용하고 있다. 하늘의 선인이 장산국에 내려와 고선옥과 결혼하여 장산국을 세우고 대족장이 된 후 하늘로 돌아가 버리자 고선옥이 고씨족을 다스리는 고씨 할매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장산국의 건국 신화이면서 안(安)·정(鄭)·박(朴)·이(李)·김(金)·최(崔) 씨에 대한 성씨 시조 신화이고, 해운대구 재송동의 마을 신화이자 전설이기도 한 모호한 성격을 띠고 있다.

2. 성씨 시조 신화

부산광역시 강서구 송정동에서 전해 내려오는 「고운 최치원 이야기」경주 최씨의 시조인 최치원의 출생과 관련된 성씨 시조 신화이다. 창원 부사로 부임하는 남편을 따라 창원에 온 부인이 금돼지에게 납치되어 풀려난 후 낳은 아이가 최치원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최치원을 금돼지의 아들이라 불렀다는 이야기다. 이물 교구(異物交媾) 모티프를 바탕으로, 최치원의 탄생에 신성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3. 마을 신화

마을 신화는 대체로 당산신에 관한 이야기로 인물 신화와 나무·돌 등 자연물 신화로 구분되는데, 특히 당산신 설화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부산광역시 동래구 명륜 1동에 전하는 「명륜동의 삼성대 당산신」은 관향 묘지에 살던 노부부의 아기장수가 삼성대 주산당의 김장군이 되었다는 이야기이고, 북구 구포동에 전하는 「구포동 대리 당산의 팽나무」는 마을 사람들에 의해 당산 신목으로 지정되고 제사까지 받게 된 팽나무 당산신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밖에 영도구에 전하는 「봉래산 산제당과 아씨당」도 있다.

[부산의 전설]

전설은 가장 지역성을 잘 드러내는 갈래이면서 그 지역의 전승자들이 진실하다고 믿어 전하는 이야기로서 전승 장소, 발생 목적, 증거물, 내용 등이 미치는 시간이나 표현 방법 등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된다. 부산 지역에서 전승되는 전설은 부산의 역사만큼이나 전승되는 작품도 풍부하고 내용도 다양하다. 특히 명산과 지역의 유적, 그리고 유명한 사찰과 관련된 전설이 많이 전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지명 유래담, 인물 행적담, 유적 유래담, 아기장수담 등이 두드러진다.

1. 지명 유래담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송정동에 전하는 「송정의 지명 유래」를 비롯하여, 강서구 녹산동「녹산의 지명 유래」, 「부산진구 하마정의 유래」, 「태종대」, 「초읍동 성지곡의 전설」, 「화명 대천의 애기소」, 「가덕도의 처녀 바위·총각 바위」, 「가덕도의 코 바위」, 「금정구 미륵암 쌀 바위」, 「기장 대라리의 선바위」, 「기장 죽성의 어사암」, 「반송의 개좌골 전설」, 「백양산의 낭 바위」, 「사직동 쇠미산의 비녀굴」 등이 이에 속한다.

2. 인물 행적담

역사적 인물과 관련되어 전승되는 경우가 많은데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나라나 지역을 위기에서 구한 장수나 고승, 민중의 편이 된 의적, 백성을 잘 다스린 관리나 명풍수들에 관한 전설이 많이 전승되고 있다. 부산광역시 금정구에 전하는 「금정산 원효 대사가 장군기를 꽂은 자리」「온천동의 원효 대사 표시돌」원효 대사의 이인적 풍모를 강조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범어사의 영원 조사와 명학 동지」, 「기장산의 용신과 혜통 국사」, 「운수사와 우운 대사」 등이 고승과 관련된 전설이다. 또 북구「구포 의성 전설」은 구포성을 지키다 전사한 황룡 장군을, 「동래 의적 정봉서」는 부잣집 재산을 뺏어다가 가난한 집을 도와준 의적에 관한 전설이다. 동래구 명륜동에 전하는 「동래 부사 유심의 인물 전설」, 「동래 부사 한배하의 인물 전설」은 동래에 부임한 부사와 관련된 인물의 특이한 내력이나 치적을 설명하고 있다.

3. 유적 유래담

부산의 여러 명산과 대천, 유적지 그리고 사찰의 연기 설화나 그곳과 관련된 증거물을 전설로 담은 것들이 많다. 부산광역시 금정구 청룡동「범어사 연기 설화」와 「영취사 연기 설화」는 사찰 연기 설화에 해당하고, 동래구 온천동「백학과 동래 온천」동래 온천의 유래를, 부산진구 양정동「동래 정씨 묘 터」는 지혜로운 동래 정씨가 장애 요소를 극복하고 명당을 쟁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4. 아기장수담

이외에도 부산 지역에는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아기장수 모티프를 바탕으로 한 전설이 많이 전하고 있다. 「사직동 쇠미산의 덕석 바위와 애기 장사」, 「기장군 달음산 장사 바위」, 「기장 용소 계곡의 애기 장사」, 「가덕도의 애기 장수」 등이 대표적이다. 아기장수가 우연한 사고로 죽는다든지, 지역적 상황에 따라 용마보다는 아기장수 인물 자체에 중점을 둔다든지, 부모가 아기장수를 버리는 기아(棄兒) 모티프로 변형되는 등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는 왜구를 비롯한 외세의 침입과 주변국과의 빈번한 전쟁으로 영웅에 대한 갈망과 좌절에 대한 부산 지역민의 안타까움이 잘 반영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부산의 민담]

민담은 흥미 본위로 꾸며낸 옛날이야기로, 일상적·전형적 사건을 다루고 현실과 꿈의 경계가 없기 때문에 이야기가 다채롭게 전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부산 지역에도 효자 효부담(孝子孝婦譚), 보은담(報恩譚), 풍수 발복담(風水發福譚), 지혜 지략담(智慧智略譚), 악인 징치담(惡人懲治譚), 해학 외설담(諧謔 猥褻談)[우치담(愚癡譚)] 등과 같은 다양한 내용의 이야기들이 전승되고 있다.

1. 효자 효부담

부산광역시 강서구 동선동 동선 마을에 전하는 「시어머니 눈 뜨게 한 효부」「산신령이 도운 효자」는 병든 어머니에게 지렁이를 먹여 눈을 뜨게 하거나 병을 낫게 한 이야기이다. 수영구 수영동「아들 삶아 어머니 먹인 효자」는 자식 사랑보다 부모 사랑이 우선함을, 강서구 범방동「남의 자식을 효자로 둔 사람」은 남의 효행을 통해 자식들이 효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외에 「동지섣달에 홍시 구한 효자」, 「호랑이가 된 효자」 등이 있다.

2. 보은담

부산광역시 동래구 복천동의 「뱀의 보은」은 뱀이 자신을 구해 준 아이의 목숨을 구한 후 부자로 만들어 주고, 강서구 동선동의 「소금장수와 인어」는 목숨을 구해 준 소금 장수에게 인어가 보은을 하고 그 사이에서 난 아이가 소금 장수를 위기에서 구해 주는 이야기이다. 이밖에도 「뱀을 이용해 원수 갚으려고 한 개」, 「두꺼비의 보은」, 「개와 고양이의 보은」 등이 있다. 보은담은 인과응보에 바탕을 두고 남에게 베푼 선행은 반드시 좋은 결말을 가져온다는 인식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3. 풍수 발복담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성동「묘 터와 발복」은 명당에 묘를 쓰더라도 그만큼의 지혜가 있어야 복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강서구 지사동 탑동의 「게혈 명당 발복담」과 해운대구 반송동「시신을 세워서 묻는 명당」은 주인공이 적극적으로 명당을 구하지 않았는데도 우연히 명당을 차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강서구 송정동「풍수 이성지 이야기」는 아무리 명당이라도 생전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면 복을 받을 수 없다는 민중의 의식을 담고 있다. 이밖에도 「숙종대왕과 풍수」, 「묘 터 잘 써 흥한 이야기」, 「삼정승 육판서가 난 묘 터」, 「우물 속 명당」, 「자기 집터 못 보는 풍수」, 「천자봉 어씨 묘 터」, 「친정 묘 터 뺏은 딸」 등 명당과 발복에 관한 민담이 많이 전한다. 조상의 묏자리를 좋은 곳에 정하고자 하는 효 사상을 바탕으로, 그 영향으로 자손이 잘 될 것이라는 발복(發福)에 대한 부산 지역민의 강한 믿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4. 지혜 지략담

부산광역시 동구 수정동「지혜로운 소년」은 자신을 귀하게 키워 준 아버지를 위해 묘안을 내어 문제를 해결해 주고, 해운대구 중동「꾀로 어머니의 복수를 한 아들」은 ‘윗사람 놀려 주기’ 유형으로, 가난한 바보 아들이 임금을 상대로 어머니의 복수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몽 잘해 과거 급제한 이야기」, 「딸의 지혜」, 「아내를 건 바둑」 등도 있다.

5. 악인 징치담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송정동「도둑 죽이고 부자 된 고둥 각시」는 ‘우렁 각시’ 모티프와 ‘지하국 대적 퇴치 설화’ 모티프가 결합되었고, 강서구「괴물을 퇴치한 처녀」는 인신공희(人身供犧) 모티프를 근간으로 하되, 제물인 처녀가 스스로 지혜를 발휘하여 괴물을 퇴치하는 것이 독특하다. 이밖에 「도둑에게 빼앗긴 아내 찾기」도 있다.

6. 해학 외설담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성동「바보 사위」는 남편인 바보 사위의 실수를 신부가 지혜롭게 해결한 이야기이고, 수영구「귀먹은 사돈」은 엉뚱한 대화의 반복과 함께 재미 유발을 위해 외설적인 내용이 첨가되어 있다. 이밖에 「소를 바꿔 탄 사돈」, 「근친상간 이야기」, 「자린고비」 등도 전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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