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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05601
한자 民譚
영어의미역 Folk Tales
이칭/별칭 고담,야담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집필자 한태문

[정의]

부산 지역의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흥미 위주의 옛날이야기.

[개설]

민담은 설화의 한 갈래로서의 사실 여부에 구애받지 않고 상상력을 마음껏 동원하여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엮어 나가는 이야기이다. 이를 고담(古談), 야담(野談) 등이라고도 한다. 민담은 신화, 전설에 비해 역사성을 벗어나려는 특징을 지닌다. 곧 과거 특정 시대에 일어났던 일회적인 사건을 다루기보다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적이고 전형적인 사건을 다룬다. 이런 특징 때문에 민담은 시간적·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이야기 자체가 다채롭고 흥미롭게 발전할 수 있다. 또 증거물에 구속되지 않기 때문에 작중 인물의 다양한 운명이 풍부하게 표현될 수 있다.

부산 지역에 전승되는 민담은 크게 ‘효자효부담(孝子孝婦譚)’, ‘보은담(報恩譚)’, ‘풍수발복담(風水發福譚)’, ‘지혜지략담(智慧智略譚)’, ‘악인징치담(惡人懲治譚)’, ‘해학외설담(諧謔猥褻譚)’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효자효부담]

부산광역시 강서구 동선동 동선 마을에 전승되는 「시어머니 눈 뜨게 한 효부」는 가난한 며느리가 눈 먼 어머니를 위해 고기 대신 지렁이를 먹였는데, 자신이 먹은 것이 지렁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시어머니가 깜짝 놀라 눈을 뜨게 된다는 내용이다. 같은 동선 마을에 전하는 「산신령이 도운 효자」도 아들의 효성에 감복한 산신령이 준 지렁이 고기를 먹고 어머니의 문둥병을 고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이런 효자, 효부의 이야기를 통해 부모님을 공경했던 동선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수영구 수영동에 전승되는 「아들 삶아 어머니 먹인 효자」는 한 스님이 아들을 삶아 어머니에게 먹이면 병이 낫는다고 하여 아들을 삶았는데, 사실은 스님이 보내 준 사람 모양의 산삼이었다는 내용이다. 많이 알려진 민담으로, 자식에 대한 사랑보다 부모에 대한 효를 중시했던 옛 사람들의 의식 세계를 읽을 수 있다.

강서구 범방동에 전승되는 「남의 자식을 효자로 둔 사람」은 어떤 이가 재산을 노린 세 딸들의 거짓 효도에 한탄을 하던 중 만난 사람의 효심에 감복하여 자신의 전 재산을 물려주었다는 효행담이다. 남의 효행을 통해 자식들이 깨달음을 얻도록 설정된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 「동지섣달에 홍시 구한 효자」, 「호랑이가 된 효자」 등도 효자효부담에 속한다.

[보은담]

부산광역시 동래구 복천동에 전승되는 「뱀의 보은」[복천동]은 뱀이 자신을 돌봐 준 아이가 자라 결혼하자 신부의 간부인 중으로부터 아이를 구해 주고, 용으로 변해 한강에 나타난 자신을 잡게 함으로써 아이를 부자로 만들었다는 보은담이다.

강서구 동선동 동선 마을에 전승되는 「소금장수와 인어」는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소금장수에 대한 인어의 보은을 담고 있다. 소금장수가 죽게 된 인어를 구해 주자 인어는 소금장수와 하룻밤을 보내고 물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얼마 뒤 한 정승이 소금장수 아버지의 묘를 파내고 자기 아버지의 묏자리로 쓰려고 하자 초립동이 나타나 소금장수를 아버지라 부르면서 사건을 해결해 주고 떠난다. 의아해 하고 있을 때 인어가 찾아와 초립동이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라는 것을 일러 주고 소금 장수를 위해 보은을 하고 떠난다는 내용이다. 인어가 등장하는 것과 소금장수와 인연을 맺어 함께 살지 않고 보은 후 떠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밖에 부산 지역에서 전승되는 보은담은 「뱀을 이용해 원수 갚으려고 한 개」, 「은혜 갚은 삼족구」, 「두꺼비의 보은」, 「개와 고양이의 보은」 등이 있다. 이러한 보은담은 기본적으로 인과응보에 바탕을 둔 것으로, 남에게 베푼 선행은 반드시 좋은 결말을 가져온다는 인식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풍수발복담]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성동 천성 마을에서 전승되는 「묘 터와 발복」은 아버지의 묏자리를 구하는 삼형제에게 스님이 묘를 쓸 때 말을 천 마리 매어 놓고 지령(地靈)[토지의 정령]을 밟고 묘를 써야 삼정승 육판서가 나올 수 있다고 하자, 막내아들이 백지에 천 마리 말을 그려 산에 흩어 놓고 묘를 썼다는 내용이다. 명당에 묘를 쓰되, 그만큼의 지혜가 있어야 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한편 명당인지 모르고 얼떨결에 묘를 썼는데 알고 보니 그 자리가 명당이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해운대구 반송동「시신을 세워서 묻는 명당」은 자식이 아버지의 시신을 고향을 바라볼 수 있게 세워 묻었는데, 그 자리가 명당이었다는 풍수담이다. 또 강서구 지사동 탑동 마을의 「게혈 명당 발복담」 역시 시신을 위에서 굴려 멈춘 곳에 아버지를 묻어 형제가 부자가 되었는데, 그곳이 바로 게혈 명당이었다는 이야기다.

강서구 송정동에서 채록된 「풍수 이성지 이야기」는 이성지가 나무꾼에게 만석꾼이 되는 명당을 알려 주지만, 거기 묻힐 사람이 사람을 많이 죽인 망나니여서 발복은 좌절되고 오히려 화만 불러일으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명당에 묘를 쓰면 발복을 한다는 강한 믿음과 함께, 아무리 명당이라도 생전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면 주어진 복을 받을 수 없다는 민중의 의식을 살펴볼 수 있다.

해운대구 반송동에 전하는 「숙종대왕과 풍수」는 묫자리와 관련된 풍수담과 역사적 인물인 숙종대왕, 그리고 앞일을 내다보는 이인(異人)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 암행을 나선 숙종이 어이없는 곳에 묫자리를 쓴 것을 보고 딴 곳을 알아보라고 50냥을 주고 그 묘를 쓴 사람을 찾아가 이유를 묻자, 그 영감은 장례를 치르기도 전에 돈 50냥이 생기는 곳이니 좋은 자리가 아니겠냐고 답한다. 또 왜 이런 곳에서 사는 지를 묻자, 이 집터는 앉아서 왕을 만나 보는 좋은 자리라 여기서 살고 있다고 답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밖에 부산 지역에서 전승되는 풍수발복담에는 「삼정승 육판서가 난 묘 터」, 「우물 속 명당」, 「자기 집터 못 보는 풍수」, 「천자봉 어씨 묘 터」, 「친정 묘 터 뺏은 딸」 등이 있다.

[지혜지략담]

부산광역시 동구 수정동에서 채록된 「지혜로운 소년」의 주요 모티프는 재동(才童)이다. 자식이 필요했던 사내가 아들이 많은 집안의 남자인 친구와 자신의 아내를 동침시켜 아들을 얻었다. 그런데 사내가 그렇게 어렵게 얻은 귀한 아들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하자 이 아들은 자신을 귀하게 키워 준 아버지를 위해 묘안을 내어 문제를 쉽사리 해결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빗대어 말하기 방식’으로 각지의 민담에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해운대구 중동에 전하는 「꾀로 어머니의 복수를 한 아들」은 ‘윗사람 놀려 주기’가 주요 모티프로 등장한다. 가난한 노모가 임금의 은 밥그릇을 깨고 그 벌로 똥 한 그릇을 먹고 돌아오자 바보 아들이 꾀로 자신이 하느님인 것처럼 속여 임금의 딸과 결혼한 뒤 자신이 싼 똥을 임금의 딸에게 먹이려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단순히 윗사람을 놀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복수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어, 부당한 권력에 항거하는 민중의 저항 의식을 엿볼 수 있다.

강서구 송정동 방근 마을「해몽 잘해 과거 급제한 이야기」는 해몽 모티프와 과거 급제 모티프가 결합된 양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난한 노모의 아들이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던 중 경험한 내용을 어머니가 풀이하여 과거에 급제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머니, 꿈속의 처녀, 오막살이 할머니 등 세 명의 조력자가 등장하고, 이들이 각기 중첩된 역할을 통해 ‘소년의 과거 급제’라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한 이야기의 흥미성이 부각된다. 이밖에 부산 지역에서 전승되는 지혜지략담에는 「고창령의 명재판」, 「딸의 지혜」, 「아내를 건 바둑」 등이 있다.

[악인징치담]

해운대구 송정동 구덕포 마을에 전하는 「도둑 죽이고 부자 된 고둥각시」는 ‘우렁각시’ 모티프와 ‘지하국 대적 퇴치 설화’ 모티프가 중심이 된다. 홀어머니와 살던 가난한 아들이 논에서 따온 고둥각시와 부부로 살고 있는데, 도둑이 고둥각시를 훔쳐가 버린다. 남편이 고둥각시의 핏자국을 따라가 도둑 두목을 죽이고 창고에 쌓인 비단과 돈을 갖고 돌아와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나머지 돈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잘 살았다는 이야기이다. ‘지하국 대적 퇴치 설화’에서는 초인적인 인물이 공주를 구하러 가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평범한 인물이 아내를 구하러 가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어 보다 현실적인 변용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강서구 송정동에서 전하는 「괴물을 퇴치한 처녀」는 마을 사람들에 의해 당집에 산 채로 제물로 바쳐진 처녀가 몸에 지니고 간 석우황[비상으로 제조한 독약]을 괴물 입속에 던져 괴물을 퇴치하고 마을 사람들을 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신 공희담은 대부분 조력자가 등장하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제물인 처녀가 스스로 지혜를 발휘하여 괴물을 퇴치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밖에 강서구 동선동 동선 마을에 전하는 「도둑에게 빼앗긴 아내 찾기」도 있다.

[해학외설담]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성동 천성 마을「바보 사위」는 남편인 바보 사위의 실수를 신부가 지혜롭게 해결한 이야기로, 신부에 초점을 맞추면 지략담에 속할 수도 있다. 바보 사위가 밤에 호박범벅을 몰래 먹고 장모의 방에 잘못 들어갔다. 장모의 항문을 신부의 입인 줄 알고 호박범벅을 먹이려던 때 장모가 방귀를 뀌는 바람에 호박범벅이 이불 위로 흩어지고, 놀란 장모는 바보 사위의 귀를 잡고 딸을 부른다. 딸은 남편의 귀 대신 개의 귀를 쥐어 주어 장모는 죽을 때까지 자신이 설사를 한 것으로 알았다는 이야기다. 보통 바보 사위가 우스개 대상인데 반해 여기에선 우스개 대상이 장모로 설정되어 있다.

수영구 수영동에서 채록된 「귀먹은 사돈」은 귀먹은 사돈 모티프를 기본 축으로 하고 있다. 두 사돈이 장에서 만났는데, 귀먹은 사돈이 털모자를 쓰고 온 바람에 대화가 동문서답이 되어 버린다. 참다못한 귀 잘 들리는 사돈이 “사돈 귀에 말 좆 박았는기요?” 하니 “예, 떳떳합니다[따뜻합니다].”라고 답했다는 이야기다. 엉뚱한 대화의 반복과 함께 외설적인 내용의 첨가로 청자의 재미를 유발하고 있다.

수영구 수영동「소를 바꿔 탄 사돈」은 우시장에서 우연히 만난 바깥사돈이 해지도록 술을 마시고, 돌아갈 때는 상대의 소를 타고 간 바람에 실수한 내용을 담고 있다. 술로 인해 일어난 실수를 풍자한 소화(笑話)이다. 이밖에 「근친상간 이야기」, 「자린고비」 등도 전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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