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52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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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機張山-龍神-惠通國師 |
영어의미역 | Dragon God and Great Master Hyetong in Gijang |
이칭/별칭 | 「기장산의 용신」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
집필자 | 신주영 |
[정의]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에서 기장산의 용신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기장산의 용신과 혜통국사」는 신라의 혜통(惠通)이 불교에 귀의하여 무외 삼장(無畏三藏)으로부터 신묘한 비법을 배우고, 귀신 들린 당나라 공주와 효소왕의 공주의 병을 고쳐 주었으며, 곰으로 변한 교룡(蛟龍)에게 자비를 설법하여 교화시켰다는 인물담이자, 이적담이다. 「기장산의 용신과 혜통국사」에 나오는 기장산은 지금 현재 정확히 어디인지 밝혀지지 않았으나 기장군 일광면에 있는 달음산일 것으로 추정된다. 달음산의 옥녀봉 동쪽에 있는 용굴이 그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채록/수집 상황]
2001년 9월 30일 기장군지편찬위원회에서 간행한 『기장군지』 하권에 「기장산의 용신」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 이야기는 『삼국유사(三國遺事)』의 「혜통국사전」에 있는 내용과 동일하다.
[내용]
신라의 혜통 화상이 어렸을 때이다. 냇가에서 놀다가 발견한 수달피를 가죽을 벗기고 그 몸은 밭에다 버렸는데, 이튿날 보니 수달피가 죽지 않고 살아 새끼를 보듬고 있었다. 살생의 잘못을 깨달은 혜통은 그 죄를 씻기 위해 중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불교에 귀의한다. 당나라에 가서는 진언밀교의 거장인 무외 삼장을 찾아서 가르침을 받고자 했으나 거절당하고, 이를 분하게 여겨 이글거리는 화로를 머리에 이고 벼락을 맞아 죽음으로 그의 의지를 보여 주었다. 무외 삼장은 깜짝 놀라 주문으로 머리가 깨져 죽은 혜통을 살리고 그를 제자로 받아 주었다. 그 후 혜통의 이마에는 화상 자국으로 왕(王) 자가 남아 사람들이 왕 화상이라고 불렀다.
마침 당나라의 공주가 병이 들었는데, 귀신이 들린 것이었다. 혜통이 흰 팥과 검은 팥으로 신병(神兵)을 만들어 공주에게 들어간 교룡을 쫓아 버렸다. 교룡은 그 후 혜통의 본국인 신라 문잉림(文仍林)에 숨어 사람을 함부로 해쳤다. 신라의 정공(鄭恭)이 당에 사신으로 와 이 사실을 알려 주자, 혜통은 신라로 가 교룡을 다시 쫓아냈다. 쫓겨난 교룡은 정공의 집 앞에 버드나무로 변신하였다. 정공은 이 버드나무를 매우 사랑하였는데 효소왕이 선왕인 신문왕의 능을 만들기 위해 길을 넓히는데 이 버드나무를 베어야겠다고 하자, 정공은 차라리 자신의 머리를 베라고 한다. 효소왕이 노하여 정공과 그가 따르는 혜통마저 죽이고자 했다. 마침 효소왕의 공주가 위독하여 혜통이 경을 읽어 병을 낫게 하고, 효소왕에게 정공이 교룡에게 홀려 그리 말한 것임을 알렸다. 왕은 깨닫고 정공을 사면하고 혜통을 국사로 봉했다.
다시 버드나무에서 나온 교룡은 기장군 기장산에 들어가 용신이 되어 기장 일대의 주민에게 해를 입혔다. 혜통이 기장으로 와 교룡을 찾았는데, 마침 교룡은 동굴에서 곰으로 변해 있었다. 곰으로 변한 교룡에게 혜통은 자비를 설법하고 죽이지 않고 단속하였다. 그 후 기장산에는 교룡으로 인한 피해가 없었다.
[모티프 분석]
「기장산의 용신과 혜통국사」의 주요 모티프는 ‘악한 교룡’, ‘복수’ 등이다. 「기장산의 용신과 혜통국사」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는 혜통이 불교에 귀의한 계기와 그의 수도 과정을 보여 주고, 후반부는 교룡과 혜통의 기나긴 싸움을 보여 준다.
「기장산의 용신과 혜통국사」에 등장하는 용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동양에서 용이 상서로운 이미지의 동물이라는 점에서 이질적인 설정이라 할 수 있다. 기장군에서 채록된 다른 전설에서도 교룡 혹은 독룡으로서 용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기장이 바다를 인접한 곳으로 물을 다스리는 용의 양면적인 속성을 모두 경험한 탓이라 할 수 있다. 물의 신(神)인 용은 기장 주민에게 어떤 때는 수호신으로, 또 어떤 때는 자신들의 삶을 위협하는 요소로 느껴진 것이다.
교룡의 입장에서 보면 「기장산의 용신과 혜통국사」는 자신을 위협한 이에 대한 복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긴 시간을 두고 계획된 이러한 유형의 복수는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되는데, 기장군의 전설에서는 마지막에 혜통이 용을 감화시켜 복수를 끝내게 만든다는 데에 그 특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