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56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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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俗- |
영어의미역 | Folk Game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부산광역시 |
집필자 | 김승찬 |
[정의]
부산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고 있는 민중들의 생활과 습관을 반영한 놀이.
[개설]
민속놀이는 귀족적 상층 문화의 놀이와 달리 민간에서 행해지는 향토성, 역사성, 지속성 등이 있는 놀이다. ‘놀이’라는 낱말은 예술이 분화되기 이전의 원시 종합 예술체를 이르는 말인 동시에 제의(祭儀)의 뜻도 내포하고 있는 말이라 하겠다. 따라서 민속놀이란 우리의 선조들이 농경 생활 속에서 삶을 지탱하기 위해 창출한 것으로 향토성과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즐기기 위한 오락성이나 겨루기와 내기를 곁들인 게임(game)성을 비롯하여 풍요를 기축하는 제의성,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성까지를 내포하고 있다.
우리의 민속놀이에는 우리 선인들이 생활 속에서 창출하여 전승한 놀이도 있고, 외국의 놀이를 수용하여 민속놀이화 하여 전승한 놀이도 있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자생적(自生的) 민속놀이는 농경 문화에 연원을 두고 생성되어 각 시대의 생활 양식과 의식 구조의 변화에 따라 개변되면서 전승되어 왔다.
[분류]
부산 지방의 민속놀이는 놀이 주체의 연령[성인 놀이·아동 놀이·남녀 공동 놀이], 성별[남자 놀이·여자 놀이], 기능[일반인 놀이·전문인 놀이], 장난감[기구 놀이·비기구 놀이] 그리고 놀이의 시간성[명절놀이·계절 놀이·연중 놀이]과 공간성[실내 놀이·실외 놀이], 목적[세시 놀이·오락 놀이], 방식[경기 놀이·가무 놀이/ 개인 놀이·집단 놀이/ 상대 놀이·비상대 놀이]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1. 연령에 따른 분류
1) 성인 놀이
(1)남자 놀이: 줄다리기, 바둑, 장기, 낫치기, 공차기, 농악 놀이, 지신밟기, 씨름 등
(2)여자 놀이: 재밟기 놀이, 강강술래, 화전놀이, 널뛰기, 탑돌이, 그네 타기 등
(3)남녀 공동 놀이: 윷놀이, 다리밟기, 화투 놀이 등
2) 아동 놀이
(1)남아 놀이: 팽이치기, 깡통 차기, 깨끔발[앙감질] 싸움, 고누, 공차기, 구슬치기, 병정놀이, 굴렁쇠 돌리기, 말타기, 딱지치기, 땅재먹기, 돈치기, 돌치기, 못치기, 방아깨비 놀이, 썰매타기, 성냥개비 놀이, 연날리기, 엿치기, 자치기, 제기차기, 죽마 타기, 쥐불놀이, 팔랑개비 돌리기, 보리피리 불기, 버들피리 불기 등
(2)여아 놀이: 고무줄놀이, 씨앗차기, 살구 받기[공기놀이], 봉선화 꽃물 들이기, 꽈리 불기, 소꿉놀이, 실뜨기, 풀각시 놀이, 콩 주머니 놀이 등
(3)아동 공동놀이: 풀싸움, 그림자놀이, 보물찾기, 까막잡기, 뻘기 뽑기, 두껍이집 짓기, 다리 세기, 눈[雪]싸움, 꼬리잡기, 숨바꼭질 등
2. 기능에 따른 분류
1)일반인 놀이: 위에서 언급한 대부분의 놀이
2)전문인 놀이: 농악 놀이, 지신밟기[「고분도리 걸립」, 「동래 지신밟기」, 「수영 지신밟기」, 「구포 대리 지신밟기」, 「동래 야류」, 「수영 야류」, 「좌수영 어방놀이」, 「수영 농청 놀이」, 「구덕 망께 터다지기」 , 「부산 농악」 , 「동래 고무」 , 「동래 학춤」 , 「동래 한량춤」 등
3. 시간성에 따른 분류
1)명절놀이: 윷놀이, 널뛰기, 줄다리기, 대보름 달맞이, 달집태우기, 강강술래, 그네타기, 씨름, 지신밟기, 농악 놀이, 「동래 야류」, 「수영 야류」 등
2)계절 놀이: 썰매타기, 연날리기, 쥐불놀이, 화전놀이, 풀각시놀이, 붕선화 꽃물 들이기, 보리피리 불기, 버들피리 불기, 꽈리 불기, 호미씻기, 길쌈놀이, 「좌수영 어방놀이」, 「수영 농청 놀이」 등
3)연중 놀이: 명절놀이와 계절 놀이를 제외한 놀이
4. 목적에 따른 분류
1)풍농 기원: 윷놀이, 쥐불놀이, 줄다리기, 「수영 농청 놀이」 등
2)풍어 기원: 「좌수영 어방놀이」, 「동해안 별신굿」이 등
3)벽사진경과 제액 초복: 지신밟기, 달집태우기, 「동래 야류」, 「수영 야류」, 농악 놀이, 다리밟기, 보름달맞이, 액연 날리기, 탑돌이 등
4)단순 오락: 강강술래, 연날리기, 널뛰기, 그네 타기, 소싸움, 닭싸움, 씨름, 제기차기, 쓰레씻기, 호미씻기, 길쌈놀이, 돈치기 등
[자생적 민속놀이]
민속놀이 가운데 부산 지역 전역에서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대표적인 자생적 민속놀이는 줄다리기, 윷놀이, 바둑 놀이, 씨름, 그네 타기, 강강술래 등을 들 수 있다.
1. 줄다리기
줄다리기는 처음에는 그해의 풍흉(豊凶)을 점치기 위해 행하는 주술적·제의적 성격을 띠고 행해졌다. 부산 지방의 경우 주로 대보름날을 맞이하여 행해졌으며, 넓은 보리밭을 놀이 장소로 사용했다. 놀이의 방식을 보면, 물과 관련된 용을 상징하는 암수 두 줄의 도래[올가미 모양으로 틀어 만든 줄의 머리]에 비녀목을 끼워 연결하여 수줄은 남자들이 당기고, 암줄은 미혼의 남자와 여자들이 당긴다. 이때 비녀목을 끼우기 전에 수줄 도래를 암줄 도래에 끼우는 행위는 남녀 교구(交媾)를 상징했다. 줄다리기는 도작(稻作) 문화권에서 풍양과 관련되는 ‘달- 물- 여성- 땅’의 상징적 유대성을 바탕에 깔고 행해지는 세시적 놀이였다.
2. 윷놀이
윷놀이는 현재 민속놀이 중에 겨루기의 한 놀이로 행하는데, 본래 상고 시대의 윷놀이는 단순히 겨루는 놀이가 아닌 신의(神意)를 파악하기 위해 행하는 제의성을 띤 놀이였다. 윷가락의 모양과 윷판의 짜임새에서도 그렇게 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기미(機微)를 포착할 수 있다. 윷판의 짜임새는 음양설과 사계(四季) 운행설에 입각한 것이다. 윷판의 바깥이 둥근 것은 하늘을 본뜬 것이요, 안의 모진 것은 땅을 본뜬 것이니, 즉 하늘이 땅 밖을 둘러싼 것이다. 별이 땅 가운데에 있는 것은 추성(樞星)이요, 옆에 벌려 있는 것은 28수(宿)이다. 해가 ‘수(水)’[북]를 따라 ‘목(木)’[동]으로 들어간 다음에 ‘토(土)’[중앙]를 거쳐 다시 ‘수’를 따라 나오는 것은 동지(冬至)의 해가 짧은 것을 표현한 것이다.
윷판뿐만 아니라 윷가락의 생김새도 둥근 쪽이 하늘과 양(陽)을 상징하고, 평평하고 모진 쪽이 땅과 음(陰)을 상징한다. 그리하여 고대의 윷놀이는 음양의 조화에 의한 만물의 생성과 우주적 운행의 실체를 파악함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근래에는 제의성을 떠나 명절날의 한갓 겨루기의 단순한 민속적 오락으로 전락하였지만, 그러나 점복적(占卜的) 의미는 부인들의 ‘윷 괘(卦)’ 풍습으로 남아 있어 부산 지역의 부인들은 윷놀이를 하면서 던진 윷의 모양을 보고 운수를 점치기도 한다.
3. 바둑 놀이
바둑 놀이는 상고 시대에는 우주적 질서의 파악 내지 신의 신비로운 의지에 의해 정해진 질서를 파악하고자 행한 제의적 놀이에서 시작되었다. 『사문류초(事文類抄)』의 기예부(技藝部)에 바둑에 대해 “기국(棋局)은 땅을 본떴고, 기도(棋道)는 신명(神明)의 덕(德)을 나타낸 것이다. 기석(棋石)이 흑백인 것은 음양의 나눔이고, 기국에 기석을 벌려 놓는 것은 천문(天文)을 본뜬 것이며, 사상(四象)이 인간 세상에 나타남이 대개 왕정(王政)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곧 바둑 놀이도 우주의 질서, 인간사의 전개를 파악하기 위한 종교적이고 주술적인 의례에서 출발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부산 지역에서는 현대에 이르러 단순한 민속적 오락 놀이로 변화하였다.
4. 씨름과 그네 타기
씨름과 그네 타기는 처음에는 농경의례로 출발하였다. 단오에 건장한 남자끼리 땀 흘리며 맞붙어 겨루는 씨름은 지모신(地母神)을 즐겁게 하여 지모신으로부터 파종하는 식물의 성장 촉진을 보장받기 위한 성장 의례의 하나였다. 그리고, 젊은 부녀자들이 단오절에 성장(盛裝)을 하고 그네 타기를 하는 것은 파종하는 식물의 성장이 그네 타기의 비상(飛翔)처럼 빠르게 자라기를 바라며 행하는 유사 주술의 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부산 지역에서 현재 전승되는 씨름과 그네 타기는 단순한 겨루기 방식의 민속적 오락 놀이로 변화하였다.
5. 강강술래
강강술래는 정월 대보름이나 추석에 젊은 부녀자들이 해변이나 초원에서 펼치는 춤이다. 강강술래는 달의 차고 기움을 지상에 반복적으로 재현하는 모방 놀이로써, 달이 갖는 풍요의 원리를 확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곧 강강술래는 여성성을 상징하는 ‘여성-달-풍요’의 원리를 지상에 확보하는 상징성을 띤 세시적 놀이라 하겠다.
현전하는 이들 민속놀이의 성격을 보면, 농경 문화에 연원을 두고 발생하고 전승되어온 자생적 민속놀이에는 제액 초복과 풍요 다산을 기원하는 주술적·제의적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원적인 대립[남녀 대립]의 겨루기 놀이는 집단의 지연적 유대감과 향토애를 고양하는 축제의 분위기로 진행된다. 그리고 여가의 선용으로 행하는 오락적인 민속놀이에는 재미를 바탕에 깔고 긴장성과 신명성이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음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전승 현황]
부산 지역에서 민속놀이가 전승되는 현황을 보면, 상고 시대의 제천 의례에서 온 부족민이 축제적으로 행한 가무놀이는 현재 동제(洞祭) 혹은 당산제를 지낸 뒤 토박이 놀이패가 행하는 지신밟기의 ‘뒤풀이’에 남아 있고, 파종이나 추수의 노동 행위를 본뜬 춤놀이는 현재 지신밟기의 ‘소고(小鼓)놀이’에 그 남은 흔적이 있다. 그리고 우주의 운행과 국권의 성쇠를 예지하기 위해 행한 상고 시대의 ‘바둑 놀이’와 ‘윷놀이’는 현재 단순 오락으로 전락되었으며, 점세(占歲)와 풍양을 위해 행한 줄다리기를 비롯한 겨루기 놀이와 여성 원리에 입각해 파종한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고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는 뜻으로 행한 ‘강강술래’, ‘그네 타기’, ‘씨름’ 등은 현재 지방의 축제 행사에 전통적 향토 놀이로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부산광역시 강서구 가덕도동에는 아이들이 즐기는 지역적 특색이 강한 놀이들이 전해진다. ‘바다 술래잡기’는 바다에 배를 띄워 놓고 양편의 아이들이 먼저 상대편의 배를 점령하면 이기는 놀이이다. 오징어땡, 씨앗차기, 달팽이 놀이, 팔공 놀이, 개뼉다구 놀이 등은 두 편으로 갈라 땅에 진을 그려 놓고 진을 지키거나 빼앗으면서 상대편과 대결하는 놀이이다.
‘오리발’은 여러 발의 모양을 흉내 내며 걷는 놀이인데, 동물이나 특정인의 행동이나 습성을 흉내 내어 오리걸음을 흉내 낸 오리발, 발소리를 내지 않고 살금살금 걷는 ‘도둑발’, 할아버지가 담배 피우는 흉내를 내며 걷는 ‘호랑이 담배 피는 발’ 등이 있다. 또 ‘소문제 먹기’는 마을의 혼례 날 동네의 처녀 총각들이 잔치집의 음식을 얻어먹으면서 음식의 풍성함을 보고 새로운 부부의 길흉을 점치는 놀이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부산 지역에서 행해지는 여러 놀이들을 보면, 결국 민속놀이는 부산 지역의 주민들에게 지연적 공동체의 연대감, 향토심, 투쟁력, 지구력, 민첩성, 사교성, 지략 등을 배양하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