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60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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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水營地神- |
영어의미역 | Ritual for the God of the Earth in Suyeong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영동 |
집필자 | 조수미 |
[정의]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영동 지역에서 지신밟기를 할 때 부르던 의식요.
[개설]
수영지신밟기는 250여 년의 전부터 지금의 수영구 수영동 일원에서 정초에 가가호호를 돌며 마을의 안과태평(安過太平)과 주민들의 제액초복(除厄招福)을 빌어 주던 정초의 의례인 동시에 정월 대보름날 행해지는 탈놀음인 수영야류 공연을 위한 경비조달 목적을 가진 탈놀음의 사전 준비과정 성격을 가진 민속놀이이다.
[채록/수집 상황]
수영지신밟기 설쇠잽이 및 풀이의 계보는 제1세대인 조덕주(趙德周. 1916∼1983)로부터 시작된다. 일제의 강압적인 만류로 1935년 마지막으로 수영야류 연행을 했다. 이때 수영의 「지신밟기」도 중단되었고, 해방이 되고 나서도 1952년까지는 실시되지 않다가, 1953년 수영야류를 재현하기 위해 음력 정월 15일에 수영야류 연희를 하였는데, 그때 수영지신밟기를 먼저 실시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1971년 5월에 사단법인 수영고적민속예술보존협회가 창립되면서 본격적으로 수영야류를 보존 전승하게 되면서 이때부터 수영지신밟기도 해마다 놀게 되었다.
1963년 최한복(崔漢福, 1895∼1968)과 조두영(趙斗榮, 1892∼1964)이 옛 모습의 탈을 만들고 대사를 정리하면서 수영야류 복원작업이 이루어졌고, 1971년 2월 수영야류가 국가무형문화재 제43호로 지정되었고, 그해 6월에 사단법인 수영고적민속예술보존협회가 발족되면서수영지신밟기도 본격적인 보존, 전승의 발판이 마련되었다.
[구성 및 형식]
수영지신밟기는 독창으로 불려 채록되었다. 본래는 농악대의 지휘자인 상쇠가 앞소리꾼이 되고, 나머지 구성원이 뒷소리꾼이 되어 선후창으로 불렀으리라 추정된다. 일반적으로「지신밟기 노래」는 먼저 당산으로 가서 당산제[당산 지신]를 올린 후 일반 가정집의 대문으로 들어가서 성주풀이를 시작으로 우물, 조왕, 장독, 고방[곳간], 뒷간으로 이동하며 부른다.
[내용]
1. 당산풀이
울리자 울리자 당산지신을 울리자/동방청제 당산지신 서방백제 당산지신/남방적제 당산지신 북방흑제 당산지신/중앙황제 당산지신 이당산에 좌정하소/단명자 수명장수 무자인은 자손창성/박복자 부귀공명 병고인은 낭득쾌차생업자 재수대통 왕기통을 점지하고/이당산을 왕래한자 재수소망 점지하소/울리주소 울리주소 천년만년 울리주소/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일동 반복)
2. 동네 우물풀이
울리자 울리자 용왕대신을 울리자/ 동해용왕 서해용왕 남해용왕 북해용왕/칠년대한 가뭄에도 마르지않는 우물되고/년홍수 뻘물에도 수질조조 정화수되소/이물을 자시거든 수명장수를 점지하소/울리주소 울리주소 천년만년 울리주소/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일동 반복)
3. 성주풀이
온다온다 나리온다 지신지신이 나리온다/지신명당은 조명당 성주명당은 남향당/하늘이생겨 갑자년 땅이생겨 을축년/갑자을축이 합하니 이집성주가 생겼구나/성주본이 어디메요 성주근본이 어디메요/경상도 안동땅 제비원이가 본이로다/제비원에 솔씨받아 거지봉산에 던졌더니/그솔이점점 자라나서 타박솔이 되었구나/삼정승 물을주고 육판서가 길러낼제/낮이되면은 태양받고 밤이되면은 이슬맞아/청장목 황장목에 낙락장송이 되었구나/앞집이라 김대목 뒷집에 이대목/ 서른세가지 연장망태 허리능청 울러메고/거지봉산에 들어가서 나무한주를 잡아보니/까막까치 집을지어 성주집에는 부당허다/어따이나무 제껴놓고 또한등을 넘어서서/나무한주를 잡아보니 어따그나무 좋을시고/작벌하자 작벌하자 이나무한주를 작벌하자/쿵덕쿵덕 도치질 철커덩철커덩 톱질이야/나무한주 넘는소리 천지가 진동한다/ 나무작벌 다한후에 나무재단 하여보자/나무한통 끊어내어 하체기둥을 마련하고/또한통 끊어내어 대들보를 마련하고/또한통 끊어내어 소래기상량 마련하고/또한통 끊어내어 청마루굽틀 마련하고/ 또한통 끊어내어 새살문닫이 마련하고/나무재단 다한후에 나무역사 하러가자/동네방네 역꾼들 첫닭울기 밥을먹고/ 두홰울기 신발하고 세홰울기 들어가서/큰나무 하나메고 작은나무 두나메고/어기더기 상사디야 어기더기 술로야/나무역사 다한후에 집터를 보러가자/경상도라 김풍수 전라도라 이풍수/ 가진철패 매여차고 서울이라 치치달아/서울뒷산은 삼각산 서울앞산은 조남산/그산정기 이어받아 강원도금강산 생겨있고/그산정기 이어받아 충청도계룡산 생겨있고/그산정기 이어받아 전라도지리산 생겨있고/그산정기 이어받아 경상도태백산 생겨있고/그산정기 이어받아 부산에금정산 생겨있고/그산정기 이어받아 이동네주산이 생겨있고/주산정기 이어받아 이집터가 생겼구나/집터를 다본후에 이집터를 닦아보자/은가래 은줄매고 놋가래는 놋줄매고/나무가래 짚줄매고 터를닦아 터를닦아/ 높은데는 낮게닦고 낮은데는 높게닦아/ 용호머리 터를닦아 학의머리에 주초놓고/주초위에 기둥서고 기둥옆에는 납장걸고/납장위에 대들보걸고 대들보위에 소래기서고/소래기위에 상량대걸어 상량대 글씨보소/웅천상지 삼광이요 비인간지 오복이라/삼백팔십 사요소로 치치히 산자매고/삼팔목은 동문이요 사구금은 서문이요/ 이칠화는 남문이요 일육수가 북문이라/이문을 열고보니 우왕춘풍 단보자로/실축안은 후아들고 사모에다 풍경달아/동남풍이 건들부니 풍경소리도 요란하다/방치장을 둘러보자 각지장판 소래반죽/능화도벽이 좋을시고 팔칸병풍 둘러친데/꿩호새끼 기린방에 맵시있게도 잘그렸네/ 나비나비 범나비 쌍거쌍래 날아들고/벽장문을 열고보니 온갖술병이 다나온다/목길다 황새병 목짜르다 자라병/웅글둥글 수박병 알곰삼삼 곱은독에/눌러떴다 금청주 문어전복 대전복/은장도 드는칼로 어슥비슥 삐져내어/팔모깎은 유리잔에 나비한쌍이 잔질하고/그술한잔 묵고나니 어깨춤이 절로나고/두석잔 묵고나니 궁둥이춤도 절로난다
1) 성주 모셔오기
동네사람들 ~ (일동 : 예) 오늘같이 좋은 날 이렇게 좋은 터에 집을 짓고 방치장을 둘러보았으니 성주님을 모셔오기로 합시다. 모시오세 모시오세 성주님을 모시오세/한송정 솔을비어 쪼끄만하게 배를모아/뒷강에다 배를모아 앞강에다 띄워놓고/삼돛대 높이달고 술렁술렁 배떠난다/앞이물에 저사공아 뒷고물에 도사공아/강풍에는 노를젓고 순풍에는 돛을달고/만경창파 들어가서 성주님을 모시왔네
2) 성주 모셔왔네
모시왔네 모시왔네 성주님을 모시왔네/성주님을 모신후에 이집주인 찾아보자/이집주인 대주양반 팔도강산을 다댕기도/남에눈에는 잎이되고 임자눈에는 꽃이되고/말끝마다 향내나고 자죽자죽이 웃음짓고/아들아기 낳거들랑 진사급제 점지하고/딸 아기 낳거들랑 열녀호골 점지하소
3) 축원풀이
청룡이 솟았구나 직손도 기려주고/백호가 솟았구나 외손도 기려주고/이집말은 나거들랑 말중에도 용마되고/이집소는 나거들랑 소중에도 왁대되고/이집개는 나거들랑 개중에도 황구되고/이집닭은 나거들랑 닭중에도 봉황되소/울리주소 울리주소 천년만년 울리주소/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일동 반복)
3. 조왕풀이
울리자 울리자 조왕지신을 울리자/경주솥은 닷말치 솟컽솥은 서말치/샛별같이 걸려 있고 보기좋게 걸려 있고/은동우 놋동우는 여기저기 놓여있고/ 은그릇 놋그릇은 아기자기 놓여있고/네모반듯 널이판은 실건위에 얹혀있고/ 정월초순 복조래는 조왕위에 걸려있네/ 울리주소 울리주소 천년만년 울리주소/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일동 반복)
4. 장독풀이
꿀치자 꿀치자 이장독에다 꿀치자/큰단지는 열두나 작은단지 열세나/단지단지 새단지 알만꽉꽉 채우소/ 꼬장은 매워서 된장은 달아서/강원도벌이 날아와서 이장독에 꿀치고/충청도벌이 날아와서 저장독에도 꿀친다/ 울리주소 울리주소 천년만년 울리주소/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일동 반복)
5. 곡간풀이
울리자 울리자 이곡간을 울리자/ 천석만석도 울리고 억만석도 울리자/거리노적 산노적 참새때도 막아주소/울리주소 울리주소 천년만년 울리주소/ 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일동 반복)
6. 정낭풀이
막우자 막우자 이뒷간을 막우자/이질꼽똥 막우고 토사곽란도 막우자/호열자도 막우고 급살주당도 막아주소/울리주소 울리주소 천년만년 울리주소/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일동 반복)
7. 삽짝풀이
막우자 막우자 이집절구를 막우자/ 좀도적도 막우고 대적놈도 막우자/키큰놈도 막우고 발큰놈도 막우자/눈큰놈도 막우고 손큰놈도 막우자/일일소지 황금출 개문하니 만복래/천석재산 들어오고 만석재산 왕래하소/울리주소 울리주소 천년만년 울리주소/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잡귀잡신은 소멸하고 만복은 이리로(일동 반복)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지신밟기 노래」는 농경이 주업이었던 농촌 지방에서 대지의 신인 지신을 위로하고 농가의 안녕과 풍년을 바라는 기원 세시요이다. 또한 집터를 다질 경우에도 「지신밟기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다. 지역에 따라 지신밟기의 절차와 등장인물이나 복색 등에 차이가 있다. 주로 영남지방에서 행해지는 지신밟기는 걸립 의식으로 행해진다. 특히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깃발과 농악대를 앞세우고 집집마다 돌면서 부엌, 우물, 광 등 각각의 장소를 차례로 찾아다니며 소원을 빌어주었다. 이때 농악대의 뒤에 가창 행렬이 뒤따른다.
[현황]
수영지신밟기는 2014년 1월 1일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되었으며,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로 재지정되었다. 현재는 (사)수영고적민속예술보존협회에 의해 보존·전승되고 있다. 또한 3명[도태일, 김기출, 배현열]의 예능 보유자가 지정되어 있으며, 매년 민속경연 참여 및 정기발표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하게 공연을 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수영지신밟기는 는 모든 의식을 끝내고 마지막에 종이로 만든 기(旗)를 태우는 기소각제(旗燒却祭)를 한다는 점이 다른 지역의 그것과 차이가 있다. 기소각제는 그 해 모든 지신밟기 의식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지신밟기에 사용했던 기를 불사르면서 액을 태워 보내는 일종의 송액(送厄)의례인데, 제의적 성격을 띤 민간신앙이 다른 지역에 비해 성행되었던 것도 수영 지역만의 특징이다.
또 다른 지역에 비해 수영의 「지신밟기」 축원 풀이는 그 가락이 느린 메나리조로 시작하여 한참 하다가 점점 빠른 장단인 덧배기 장단으로 넘어 간다. 즉, 다른 지역보다 풀이의 속도가 아주 느리다는 점이다. 한편 제의적 성격을 띤 민간신앙이 타 지역에 비해 성행되었던 것도 이 지역만의 특징이며, 마당밟기의 한마당 춤놀이에서 1세대 전승자들이 개인적인 기량을 뽐내었다는 버꾸춤 놀이와 북춤놀이를 더욱더 체계화하여 놀이의 구성을 다양하게 배치시켰다는 점도 다른 지역 「지신밟기」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다.
무엇보다도 수영지신밟기에는 민․관을 바탕으로 하여 수영에서만 전해져 왔던 강한 토착성이 엿보일 뿐만 아니라 단순히 정초의 세시풍속인 걸립 목적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월 대보름 밤에 벌어지는 수영야류 탈놀음의 경비를 마련하는 목적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 독특하다.
그러므로수영지신밟기의 정립과 전승은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행해져 온 민간신앙의 민속적 유산의 계승이며, 모든 구성요소가 지역민들의 제액초복(除厄招福)을 기원했던 생활문화를 후세에 온전하게 전한다는 점에서 매우 높이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