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9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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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釜山-開發-釜山- |
영어의미역 | Tastes of Busan Developed in the Port City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종호 |
[부산 사람이 선호하는 맛이 있다]
음식을 지역적으로 구분하면 전라도 음식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편이다. 경상도 음식, 특히나 역사가 짧고 전통이 없는 부산의 음식은 국밥 종류 말고는 먹을 게 별로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 왔다. 부산 음식은 지역 차별에 시달려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 음식의 특성으로는 짜다는 이야기를 곧잘 한다. 『한국 민족 문화 대백과 사전』 ‘향토 음식’편에 “남부 지방으로 갈수록 음식의 간이 세어서 매운 맛도 강하고 양념과 젓갈을 많이 쓰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나오는 대목과도 일맥상통한다. 부산 음식이 짠 이유에 대해 물으면 “날씨가 따뜻해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며 나름 과학적인 이유를 댄다. 또 “바다와 가깝기 때문”이라는 다소 모호하고 감성적인 설명을 덧붙이기도 한다. 과연 부산 사람은 짠맛을 선호하는 것일까?
2012년 「서울 사람은 절대 모르는 음식」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인터넷의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부산에서는 순대를 소금 대신 막장에 찍어 먹는다.”라는 내용이 특히 화제가 되었다. 부산 지역 맛집 블로거를 대상으로 부산이 다른 지역과 음식을 다르게 먹는 특징에 대해 물었을 때 가장 많은 답이 나온 내용이기도 하다.
인터넷에 오른 이 내용은 사실과는 차이가 있다. “부산에서 순대를 시키면 막장과 소금이 함께 제공되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해서 먹는다.”라고 말해야 정확하다. 소금에만 찍어 먹어야 하였던 다른 지방 사람에게 부산 사람의 순대 먹는 방식은 신기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선택지 없이 순대에 소금만 찍어 먹도록 강요받아 온 다른 지방 사람의 처지가 조금 안쓰럽게 여겨진다. 부산에서는 순대를 먹을 때 소금보다 덜 짜면서 감칠맛이 나는 막장이라는 소스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대목에서 부산 사람의 입맛은 다른 지방과 구별되는 취향을 갖추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날씨가 따뜻한 부산은 과거에는 김장의 시기가 늦고 소금 간도 세게 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김치 냉장고의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이 같은 지역적인 차이도 거의 사라져 버렸다. 최근 짜게 먹으면 몸에 해롭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저염 음식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의 입맛이 모두 제각각이지만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은 마찬가지다. “부산의 음식이 짜다.”는 가설이 사실로 입증되려면 고혈압과 같은 관련 질병의 발병률에서 부산과 다른 지방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드러나야 할 것이다. 인구 350만이 사는 대도시, ‘부산의 맛’이 짜다는 막연한 추측은 이제는 사실이 아닌 편견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부산에서 ‘누가, 언제부터, 왜’ 순대를 막장에 찍어 먹기 시작하였는지는 아쉽게도 기록이 없어서 알 수 없다. 하지만 부산의 대표 음식인 밀면이나 돼지국밥도 이북 음식이 부산에서 변형되어 발전한 것이라는 사실에서 다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순대는 전통적으로 추운 평안도와 함경도 등에서 많이 해 먹던 ‘이북 음식’이다. 과거부터 부산 등 바닷가 주변에서는 생선을 회를 쳐서 각종 채소와 함께 초고추장이나 막장에 버무려 먹었다. 앞으로 구체적인 연구가 있어야 하겠지만 필자는 “평소에 부산 사람이 생선회를 먹던 방식을 이북 음식인 순대를 먹을 때도 응용하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한다.
부산 사람의 음식 취향은 특별히 좋아하는 채소가 있다는 사실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경상도를 비롯해 전라북도·충청도에서 ‘정구지’라고 부르는 부추가 바로 그것이다. 부산 사람은 채소 가운데 유독 부추를 사랑한다. 부추로 김치도 담고, 부추전[정구지 찌짐]도 굽고, 샐러드도 만들어 낸다. 부산에서 돼지국밥을 시키면 거의 빠짐없이 부추김치가 반찬으로 나온다. 돼지국밥과 부추의 찰떡궁합에도 어떤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한자로 기양초(起陽草) 또는 장양초(壯陽草)로 쓰는 부추는 정력에 좋은 채소로 알려져 있다.
부산 출신의 최영철(崔泳喆) 시인은 1990년대 중반에 돼지국밥을 소재로 한 「야성은 빛나다」라는 시를 써서 돼지국밥과 관련해 곧잘 거론된다. 최영철은 “돼지국밥은 돼지고기 외에도 부추·마늘 등 성질이 강한 것들이 한 그릇에 뒤섞여 상승효과를 일으키는 묘한 음식이다. 뜨거운 김을 훌훌 불어 가며 돼지국밥을 먹고 나면 처진 마음이 일으켜 세워진다. 돼지국밥은 파닥거리는 야성이 살아 있는 음식이다.”라고 말하였다. 돼지국밥이 부산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부추였다. 시금치가 뽀빠이에게 힘을 나게 만들 듯이 부추는 부산 사람의 야성을 북돋우는 촉매제다.
향신료만큼 사람마다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음식도 드물다. 베트남 쌀국수에 들어가는 고수도 웬만한 한국 사람은 아예 질색한다. 고수를 빼고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흔하다. 방아는 고수보다는 향이 약하지만 특이한 향이 닮았다. 방아는 우리나라 어디서든 자라지만 유독 부산에서 사랑을 받는다. 부산에서는 생선찜이나 추어탕·보신탕 같은 탕 종류를 끓일 때 빠지지 않고 방아가 들어간다. 부산 사람은 추어탕에 방아가 빠지면 싱거워서 싫어한다. 방아는 생선회나 고기와도 곁들여 먹는다. 예전에는 집에서 먹던 된장국에도 방아가 들어갔다.
방아에 대한 선호도가 워낙 달라 식당에 따라서는 아예 손님의 출신 지역에 따라 방아를 조절하기도 한다. 짚불 곰장어를 처음 시작한 기장 곰장어의 김영근 대표는 “곰장어 된장국과 매운탕을 시키는 사람이 부산 사람이면 방아를 넣고, 부산 사람이 아니라면 방아는 슬쩍 빼고 만든다.”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향신료가 그렇듯이 방아 역시 한번 맛 들이면 도저히 끊을 수 없다. 좋아지기가 어렵지 맛을 알고 나면 새로운 맛의 세상이 열리기 때문이다. 방아는 처음에는 무뚝뚝해서 친해지기 어렵지만 일단 친해지기만 하면 정이 많은 부산 사람들의 성정을 빼닮았다.
순대에 막장 못지않게 부산 사람과 다른 지방 사람을 구분하게 하는 음식이 있으니 바로 간자장이다. 간자장은 자장면보다 비싸다. 부산 사람이 비싸도 간자장을 먹는 이유는 바로 자장면 위에 올려주는 달걀 프라이 때문이다. 부산에서는 아무 중국집에 가서 주문을 해도 간자장에 달걀 프라이를 올려 준다. 하지만 부산을 제외한 전국 어느 지역에서도 간자장에 달걀 프라이는 나오지 않는다. 이건 대체 어찌된 영문일까?
과거에는 전국의 중국집에서 간자장에 달걀 프라이를 얹어서 나왔다. 그 당시 달걀 프라이는 어려웠던 시절 단백질 보충을 위해서 요긴한 도움이 되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며 식생활도 개선되었다. 굳이 단백질 보충을 할 필요가 없어지며 간자장에 달걀 프라이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었다는 게 정설이다. 그렇다면 부산에만 아직도 간자장에 달걀 프라이를 올려 주는 전통이 남아 있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이 부분 역시 확실치 않지만 필자는 “부산 사람의 입맛이 보수적인데다 푸짐하게 먹는 걸 좋아하는 전통이 남아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음식 전문가들은 부산의 맛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글 쓰는 요리사’로 알려진 요리 연구가 박찬일은 “부산의 진짜 맛은 복국이나 돼지국밥 같은 국물 요리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저서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에서 “술 좋아하고 거친 부산 사내들의 호쾌한 음식이 복국이 아닐까 싶다. 해장으로 한 그릇, 그리고 다시 소주에 한 그릇. 그러고 보면 부산은 해장국이 유독 발달하였는데, 해운대 시래기 해장국이나 대구탕은 이미 서울내기들에게도 유명한 곳이다.”라고 말한다. 앞으로 나오겠지만 부산에는 ‘탕반문화(湯飯文化)’가 확실히 발달하였다.
『음식 강산』을 쓴 음식 평론가 박정배는 부산에 특히 국수 요리가 많다는 점에 주목한다. 박정배는 “해방 이전의 부산에는 일본의 우동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게다가 구포에서 생산된 구포 국수 덕분에 소면을 멸치 국물에 삶아 먹는 문화도 상당히 대중화된 상태였다.”라고 말한다. 이런 전통이 부산에 유독 밀면 문화가 뿌리내리는 토양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지금까지 부산 사람이 선호하는 입맛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오늘날 음식조차 서울 중심으로 급격하게 획일화되어 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개성이 넘치는 부산 사투리처럼 독특한 부산의 음식에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이들은 또 어디에서 왔을까?
[부산 대표 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나]
부산에 오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까?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을 모르고는 부산의 맛을 이해할 수 없다. 각 지방마다 특유의 전통 음식을 뜻하는 향토 음식이 있다. 2009년 부산광역시가 발간한 『부산의 향토 음식』은 부산의 향토 음식 13가지인 생선회, 동래 파전, 흑염소불고기, 복어 요리, 곰장어 요리, 해물탕, 아귀찜, 재첩국, 낙지볶음, 밀면, 장어 요리, 돼지국밥, 붕어찜 등을 기술하였다.
그렇다면 『부산의 향토 음식』에 나오는 향토 음식을 부산 대표 음식으로 보면 될 것인가? 부산의 향토 음식은 부산에서 태어난 부산의 음식이지만 현재까지 명맥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는 음식이 다수 포함되었다. 따라서 이들 모두를 현재 부산의 맛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어떤 음식을 부산 대표 음식으로 볼 것인가?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듯이 부산 대표 음식도 선정하는 사람이나 기관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이들 가운데 공통적인 음식이 객관적으로 다수가 공감하는 부산 대표 음식이라고 보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2010년 1월부터 부산의 지역 신문인 『국제 신문』은 부산의 맛 기획 연재를 시작하였다. 『국제 신문』이 꼽은 부산의 맛은 짚불 장어구이, 돼지국밥, 가덕 대구탕, 부산 어묵, 동래 파전, 밀면, 고갈비, 오리불고기, 산성 흑염소불고기, 구포 국수, 금정산성 막걸리, 곰장어 구이, 기장 멸치, 선어회, 회국수, 조방 낙지볶음, 문현 곱창, 복국, 자갈치 고래고기, 기장군 칠암 붕장어회, 재첩국, 철마 한우, 초량 돼지갈비, 완당, 금곡동 장어 마을 장어양념구이 등이었다.
또 부산발전연구원이 2010년 12월에 발간한 『부산의 음식 생성과 변화』는 부산의 대표 음식과 형성 과정에 대해 체계적으로 소개하였다. 『부산의 음식 생성과 변화』는 ‘자연환경에서 만들어진 부산의 음식’으로 동래 파전, 소고기 국밥, 콩나물밥, 붕어찜, 재첩국, 곰장어구이, 뱀장어구이, 해물탕, 생아귀찜, 조개구이 등을 소개하였다. ‘일본 문화에서 온 부산 음식’에는 동래 한정식, 활어 회, 복국, 부산 어묵, 소고기전골, 메밀국수, 완당이 있다고 밝혔다.
『부산의 음식 생성과 변화』는 ‘6·25 전쟁에서 온 부산 음식’은 밀면, 돼지국밥, 구포 국수, 수제비, 빈대떡, 부대찌개라고 사례를 들었다. 조방 낙지, 문현 곱창, 초량 돼지갈비, 차이나타운 자장면, 추어탕, 어탕국수 등은 ‘산업화 및 이주민의 정착 과정’에서 생겨났다고 보고 있다. ‘보양 음식’에 흑염소불고기와 오리불고기와 보신탕, ‘공동체의 기억을 깨우는 향수 음식’에 돼지껍데기와 고갈비와 보리밥의 사례를 들었다. 이밖에도 ‘새롭게 만들어진 부산의 별미’로 비빔당면, 냉채족발, 회국수, 매운 떡볶이와 땡초 김밥 등을 꼽았다.
2011년 발간된 부산 지역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맛집 책인 『부산을 맛보다』[박종호 저]는 ‘부산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돼지국밥, 생선회, 밀면, 구포 국수, 완당, 곰장어, 양곱창, 부산 어묵, 진주 냉면을 들고 있다. 부산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은 다른 기관에서 선정한 부산 대표 음식과 일치하지만 진주 냉면을 포함시킨 것이 다소 이채롭다.
그 이유에 대해서 저자 박종호는 “진주 냉면을 먹기 위해서는 진주와 사천이 아니라면 부산에 와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창업주 황덕이의 직계 가족만이 하는 진주 냉면은 진주와 사천을 제외하고는 부산에 단 두 곳만 있다. 진주에 있는 진주 냉면의 원래 상호는 부산 식당이었다. 부산은 서울보다 가까우면서도 큰 도시여서 부산을 동경해 그렇게 상호를 붙였단다. 2013년 현재 부산에는 진주 냉면을 취급하는 음식점이 많이 늘고 있어서 주목된다.
[부산 음식은 어디에서 왔나]
1. 부산의 역사
부산의 맛을 알기 위해서는 부산이라는 지역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발전해 왔으며, 그곳에 사는 부산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부산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고려 시대까지 부산은 가장 작은 촌락 단위[縣]인 동래현에 속한 작은 농어촌이었다. 부산은 일본의 도발을 막기 위한 최전방 기지 및 대일본 무역을 위한 거점이라는 중요성이 부각되며 조선 시대 들어 동래부로 승격되었다. 부산의 발전은 이처럼 시작부터가 일본과의 연관성 때문이었다. 부산은 이후 한국 근대사의 격동 속에서 놀라울 정도로 급속히 성장하였다. 부산의 인구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겪으며 외부에서 지속해서 유입되었다. 부산의 맛도 인구 유입과 함께 다양성을 더하였다.
1876년 강화도 조약 체결로 강제 개항이 되자 먼저 상인들이 부산으로 몰려왔다. 일본에 의해 본격적으로 부산에 항만 축조가 시작되었다. 1919년 일제 강점 후 부산이 일본 내지와의 교통로로 더욱 발전하자 이주민들이 본격적으로 몰려들었다. 1945년 해방으로 일본 등지에서 국내로의 귀환 도중 잠시 머문 사람들까지 부산 사람으로 가세하였다. 1950년 6·25 전쟁 발발로 부산에 유입된 피란민은 부산 인구를 눈덩이처럼 불게 하였다. 부산은 6·25 전쟁 때 임시 수도로 있는 동안 거대 도시로 성장하였다. 부산 인구는 6·25 전쟁 이전 47만 750명에서 전쟁 후인 1951년 84만 4,134명으로 급증하였다.
6·25 전쟁을 전후해 부산에는 충분한 노동력을 활용한 섬유·피혁 공장이 들어서 부산 산업의 기반이 되었다. 1960년대 전후 복구와 가난 극복을 위한 국가 차원의 수출 중심 경제 개발 정책에 따라 부산은 산업의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노동력이 필요하였던 부산은 인근 경남 등의 농촌 지역 인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1955년 인구 100만 명을 돌파한 후, 1972년 인구 200만 명, 1979년에 300만 명을 넘어섰다.
부산에 사는 사람의 출신이 다양해지며 부산의 맛도 변하였다. 부산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이들은 삶의 터전으로 부산을 받아들였지만 입맛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제각각 고향에서 가져온 맛으로 일상을 유지하였다. 이토록 다양한 입맛이 어우러져 빚어져 부산의 맛이 되었다. 부산의 돼지국밥집 간판에 지금까지도 ‘창녕’, ‘밀양’, ‘진주’, ‘합천’ 등 다양한 지역명이 상호로 쓰이고 있는 것에서 그 흔적을 엿볼 수 있다.
2. 자연 환경적 요인과 인문 환경적 요인
한 도시를 아우르는 맛의 기원은 자연 환경적 요인과 인문 환경적 요인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부산은 도시 성장사로 볼 때 인문 환경적 요소가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짐작이 된다.
1) 자연 환경적인 요인
먼저 자연 환경적 요인이라는 면에서 부산의 맛을 살펴보자. 부산이 지닌 천혜의 자연 조건을 내세울 때 주로 사용하는 말이 ‘삼포지향(三抱之鄕)’이다. 삼포지향은 바다와 산과 강을 동시에 품고 있는 고장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부산은 강으로 상징되는 농업을 잊고, 바다 중심의 수산업·조선업·항만 산업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부산의 맛에 영향을 끼친 자연 환경적 요소 중 으뜸도 역시 바다이다. 수산업이 발달한 부산의 음식은 바다의 싱싱한 생물을 그대로 조리해 내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생선회나 복국은 바다에서 난 원물(元物)의 특성을 살린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봄이 되면 기장 대변항에는 멸치회를 먹으러 자동차의 행렬이 꼬리를 문다. 곰장어 요리는 전국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지만 역시 부산에서 먹어야 제 맛이 난다고 한다. 바다에서 나는 모든 재료를 넣는 해물탕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좋은 생선을 재료로 가공해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부산 어묵도 마찬가지이다.
1960년대 중반 마산에서 시작된 마산의 명물 아귀찜은 아귀를 말려 고온에 찐 뒤 양념장에 찍어 먹는 방식이다. 부산에서는 1970년대 말부터 말린 아귀가 아니라 생아귀로 아귀찜을 조리해 부산 특유의 아귀찜을 만들어 냈다. 부산은 부산공동어시장이나 자갈치 시장 등 큰 어시장 덕분에 싱싱한 해산물을 다른 곳에 비해 싼값에 쉽게 구할 수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이들 음식은 부산이 바다의 도시라는 사실을 웅변해 주고 있다.
부산은 바다와 접하고 있을 뿐 아니라 왼쪽에는 낙동강, 오른쪽에는 수영강이 흐른다. 찾아보면 44개나 되는 작은 하천도 있다. 하지만 부산이 강을 잊어버린 탓에 강에서 났던 음식은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 대표적인 음식이 재첩국이다. 재첩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 해역을 가진 부산의 지형에서 생산되던 축복의 결실이었다. 부산에는 아침마다 “재치국[재첩국] 사이소”를 외치던 생활력이 강한 ‘부산 아지매[아주머니]’가 있었다. 하지만 낙동강 하구 댐 건설과 개발로 부산에서 재첩은 더 이상 나지 않는다. 재첩을 파는 음식점이나 행상도 거의 사라졌다. 삼락동 일대에 재첩국집 몇 곳이 남아 있으나 중국산 재첩을 위주로 사용하고 있다. 재첩국을 더 이상 부산의 맛이라고 하기가 어렵게 되어 버렸다.
부산광역시 향토 음식인 붕어찜도 마찬가지의 운명이다. 이전에는 낙동강과 수영강을 중심으로 붕어가 많이 살았다. 사람들은 생명력이 강한 붕어를 보양식인 붕어찜으로 만들어 즐겼다. 하지만 이제는 붕어찜을 부산의 별미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붕어찜은 멀리 낙동강 근처까지 가야 맛볼 수 있는 소외된 음식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산업화와 개발에 여념이 없었던 부산은 강의 음식을 잃어버렸다.
부산의 자연 환경적 조건을 잘 살리면서 전통과 역사를 가장 잘 드러낸 음식은 동래 파전이다. 동래부가 지역의 행정을 자치적으로 담당한 것을 기념해 처음으로 고유한 음식을 임금에게 진상하며 동래 파전이 탄생하였다. 동래 파전은 부산의 위상이 높아지며 부각된 음식이라 다른 전처럼 투박하지 않고 화려하다. 해산물이 풍부하게 들어가 간장이 아닌 초고추장을 곁들여 먹는 점도 차이가 있다.
일제 강점기 때 동래 파전은 사라질 뻔하였지만 술집에서 유흥을 돋우는 먹거리로 명맥을 유지하였다. 하지만 관광객이 아니라면 동래 파전을 먹으러 가는 경우는 드물다. 특별한 행사 때가 아니라면 동래 파전을 구경하기도 힘들다. 부산의 음식 가운데 가장 전통이 있고 가장 좋은 재료가 많이 든 동래 파전은 부산 사람에게 그다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중성을 상실하고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동래 파전은 부산의 맛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2)인문 환경적 요인
부산의 맛에는 자연 환경적인 요인 외에도 인문 환경적 요인인 ‘일본 문화’와 ‘6·25 전쟁’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먼저 일본 문화의 영향부터 보자. 부산에는 부산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먹었는데 알고 보면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이 많다. 부산은 17세기 일본과의 소규모 무역부터 시작해 교류를 이어 오며 일본의 음식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해방과 함께 일본인은 돌아갔지만 부산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은 우동·메밀국수·어묵 같은 음식은 그대로 남았다.
하지만 부산은 일본 음식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변형시켜 새롭게 만들어 냈다. 부산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생선회부터 그렇다. 부산에 회를 대중화시킨 것은 1970년대부터 시작된 일본 관광객들의 입맛이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소수 상류층을 제외하고 부산 사람이 회를 먹는 일은 거의 없었다. 부산 사람은 뒤늦게 회 맛에 눈을 떴지만 자신의 입맛에 맞게 생선회 먹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일본은 숙성된 선어 회를 즐기지만 부산에서는 쫄깃한 활어 회를 좋아한다. 부산 사람은 심지어 홍어까지도 삭힌 것이 아닌 ‘생회’를 좋아하는 취향을 보인다.
푸짐한 스타일을 즐기는 부산 사람은 회도 밥[정식]처럼 먹는다. 풍성한 상차림을 선호해 횟집에서도 먼저 ‘쓰키다시[부요리]’가 깔려야 한다. 부산 일식 조리사계의 원로인 조환영[75세]은 “경제 개발이 시작되면서 외식 산업이 성장할 때인 1970년대 우후죽순으로 일식집이 생겨나며 경쟁의 산물로 부요리 문화가 태동하였다.”고 회고하였다.
부산에서는 상추나 깻잎 위에 생선회 몇 점 올리고 마늘과 쌈장이나 초장을 곁들여 씹어 먹는다. 김치나 김 위에다 회를 싸서 먹도록 나오는 횟집도 있다. 생선회에다 우리식 쌈 문화를 도입한 것이다. 부산의 ‘생선회 박사’ 조영제 교수는 “횟감을 채소에 싸서 먹는 쌈 문화는 우리의 식습관으로 완전히 정착되었다.”고 말한다. 이렇게 회로 배를 불리고 나서도 회를 만들고 남은 재료를 이용해 얼큰하게 매운탕까지 먹어야 마무리가 된다.
손님이 시장 상인과 직접 흥정해서 활어를 산 뒤 횟감과 매운탕을 별도로 횟집에 맡기는 ‘초장집’ 문화도 부산에서 시작되었다. 초장집의 원조는 1980년대 초반 민락항 주변의 홍도 횟집이다. 민락항을 중심으로 광안리 일대에 400여 곳의 활어 횟집이 모여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게 된 데는 초장집의 활약에 힘입은 바가 크다.
복국도 일본의 영향을 받았지만 스스로의 맛을 발전시켰다. 1970년 부산 해운대에서 재일 교포 출신인 금수 복국 창업자가 복국 온도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뚝배기에 담아내면서 부산 복국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부산의 복국집들은 복 맑은 국[지리] 외에도 일본에는 없는 복 매운탕을 만들어냈다. 복 매운탕에는 콩나물을 비롯해 부산 사람이 즐기는 미나리와 무, 고추장을 가미해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부산의 유명한 복국집들은 서울을 비롯해 전국으로 진출해 이름을 날리고 있다.
어묵은 일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어묵은 부산에 거주하는 일본인의 수가 늘어나면서 시작되었다. 일본인이 어묵의 주재료인 수산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부산에 소규모 공장을 경영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일본 어묵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해방 후에 어묵 공장을 가동하며 부산 어묵이 시작되었다. 품질 기준을 엄격히 지키려는 노력 덕분에 부산 어묵이라는 브랜드가 없으면 어묵 취급을 못 받을 정도로 인기이다. 탕을 좋아하는 부산 사람들은 일본에는 없는 어묵탕을 만들어 특히 겨울철 인기 메뉴로 자리를 잡게 만들었다.
완당도 일본의 영향을 받았지만 부산에서 독자적인 맛을 완성시켰다. 일본 식당에서 완당 만드는 법을 배운 이은출이 1947년 현 부산광역시 중구 보수동에서 포장마차를 개업하며 완당이 한국에서 시작되었다. 일본식 완당은 주로 닭고기를 사용해 진한 맛을 낸다. 하지만 부산의 완당은 시원한 국물을 선호하는 부산 사람의 입맛에 맞춰 멸치와 다시마를 가미해 새로운 국물 맛을 개발하였다. 완당 피도 일본식보다 훨씬 얇고, 속을 꽉 채운 중국식과도 다르게 아주 적게 속을 채웠다. 부산의 완당 맛은 일본인 관광객마저 감탄하면서 돌아갈 정도로 청출어람을 자랑한다.
부산에는 6·25 전쟁의 상흔이 아직도 꽤 남아 있다. 그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유독 부산에 흔한 산복 도로이다. ‘산복(山腹)’은 ‘산비탈’이나 ‘산허리’를 말한다. 6·25 전쟁 직후 피란민들이 산 중턱까지 촘촘하게 판잣집을 짓고 살기 시작하며 생겨난 도로가 산복 도로이다. 부산에는 현재 ‘산복 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이라는 이름의 문화 운동이 한창이다.
부산의 음식 속에서는 6·25 전쟁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밀면의 원조 ‘내호 냉면’이 현 부산광역시 남구 우암동에 자리 잡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암동 일대에는 6·25 전쟁 이후 피란민촌이 형성되었고, 지금까지도 이북 출신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가 되었다. 부산으로 피난 온 실향민 가운데 남성은 부두나 공사장 등에서 막노동이나 행상을 하였다. 여성들도 생계를 위해 고향에서 먹던 음식을 팔면서 피란민촌 인근에 북한 음식점이 생겨났다.
밀면은 실향민이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을 구하기 어려워 당시 구호물자인 밀가루에 감자가루를 섞어, 냉면 대용으로 먹으며 시작되었다고 알려진다. 꿩 대신 닭이었지만 부산 사람은 심심한 맛의 냉면보다 매콤·새콤·달콤한 밀면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
2013년 7월 13일자 『부산 일보』 보도에 따르면 냉면 가격이 전국에서 부산이 가장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에서 유독 냉면 가격만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부산에는 밀면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어서 냉면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부산지부 서성철 지회장은 “부산에 냉면집은 차츰 줄고 있는 반면, 밀면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대형 메밀국수 전문점도 속속 늘고 있어 부산 지역 냉면 가격이 비싸진 게 아닌가라고 추정한다.”고 말하였다. 부산 지역에서만큼은 ‘밀면이 갑이고, 냉면이 을’이다.
부산 대표 음식 돼지국밥의 인기는 나날이 치솟아 2012년에는 클로버가 부른 「돼지국밥」이라는 노래까지 나왔다. 불과 몇 년 전 “부산 사람은 돼지도 국을 끓여 먹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때에 비하면 세상의 입맛도 많이 변하였다.
돼지국밥 역시 6·25 전쟁과 연관이 있다. 돼지국밥은 돼지 뼈로 우려낸 육수에 고기와 밥을 만다. 돼지국밥이 부산과 경상도 일대에 국한되고 1950~1960년대부터 급속히 확산된 것을 보면, 전쟁 통에 구하기 쉬운 돼지 부산물로 설렁탕을 흉내 내기 시작하면서 뿌리 내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순대국밥을 돼지국밥의 뿌리로 보는 견해도 있다.
돼지국밥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다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이라는 매력이 있다. 돼지국밥은 끼니 해결뿐만 아니라, 술안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돼지국밥 같은 부산 음식에는 밥과 술로 시름을 잊고자 하는 노동자의 고뇌가 스며 있다.
보기에 흉해서 먹기를 꺼렸던 곰장어가 식용이 된 것도 6·25 전쟁 피난 시절의 부산 지역이었다. 구포 국수가 유명하게 된 것도 6·25 전쟁 이후 일거리를 찾아 피란민들이 구포 일대에 몰려 국수로 배를 채우면서부터라고 한다. 일본의 영향에 이어 6·25 전쟁을 겪으며 부산이라는 도시가 급속히 형태를 갖추어 갔다. 부산의 맛도 이와 함께 자리 잡아 가기 시작한 것이다.
[부산 음식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의 부산은 일제 강점기나 6·25 전쟁 직후의 부산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성장하였다. 부산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의 수준도 높아졌으며 종류 또한 무척 다양해졌다. 앞으로의 부산 음식은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현재 부산 음식의 트렌드를 살펴서 예상해 보기로 한다.
부산의 맛에 영향을 많이 미친 인문학적 요인인 일본 문화는 여전히 부산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부산의 시내 중심가나 대학가에는 일본식 상호를 내건 음식점이나 주점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일본식 선술집 ‘히노무라[火の村]’처럼 부산에 본점을 두고 전국으로 지점을 늘려 나가는 업소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부산은 어느 지역보다 일본의 음식 문화를 배우는 데 발 빠른 모습이다. 일본과의 교류가 늘며 최근에는 일본인이 직접 부산에 정착해 창업에 나서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부산의 맛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일본의 맛이 가미되고, 재창조될 것이다.
부산은 일본과의 교류와 별개로 몹시 글로벌해지고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족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경영하는 바나 음식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추세다. 이들은 현지의 음식을 선보여 부산의 맛에 다양성을 확장시키고 있다.
부산 음식의 특성에 대해 한 가지 추가하자면 개방성이 될 것이다. 그것은 사람들의 성향과도 일치한다. 최영철 시인은 “부산 사람의 품성 안에는 통 큰 바다의 속성이 있고 무뚝뚝한 산의 속성도 있으며 넉넉한 강의 속성도 있다. 부산에는 누구라도 와서 뿌리내릴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부산의 역동성이다.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는 것, 정형화되지 않고 정체되지 않고 정지하지 않는 것,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자기화하는 것, 이런 부산의 속성이 무엇이든 자유롭게 들어와 발 뻗고 살게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한편 외국 유명 요리학교를 졸업한 셰프(chef)들의 부산 정착도 늘고 있다. 부산에서 주목받은 세 명의 레스토랑 셰프 및 대표의 사례로 부산 음식의 밝은 미래를 그려 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부산의 송도 해수욕장은 2013년 개장 100주년을 맞았다. 이곳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미치’를 운영하는 오너 셰프 이지수의 어머니는 실향민인 양순희[73세]이다. 양순희의 친정은 함흥에서 유명한 냉면집을 하였다. 양순희도 부산에 정착하고 3대째 냉면집을 이어 갔다. 냉면에서 스파게티로 바뀌었지만 결국 면은 면이다. 이지수 셰프는 이탈리아 유학을 다녀 온 뒤 한국과 이탈리아 음식의 장점을 살린 음식으로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가고 있다.
프랑스의 요리학교 르 코르동 블루를 졸업한 윤화영 셰프는 2012년 부인의 고향인 부산 해운대 달맞이 언덕에 ‘메르씨엘’이라는 프렌치 레스토랑을 열었다. “아름다운 부산의 자연 속에서 레스토랑을 하고 싶었다.”는 게 윤화영의 이야기다. 윤화영은 이미 ‘해운대 샐러드’, ‘청사포 카슐레’ 등과 같은 지역명을 딴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명을 딴 새로운 음식은 부산의 새로운 맛으로 정착 중이다.
2010년에 문을 열어 부산을 대표하는 레스토랑으로 성장한 레스토랑 ‘엘 올리브’는 지역의 재료를 이용해 이탈리아 음식을 새롭게 창조해 각광을 받고 있다. 파스타에 개불을 넣은 개불 파스타, 기장 미역을 사용한 피자, 굴과 매생이가 들어간 리조또, 부산 강서구 특산 갈미 조개가 들어간 봉골레 같은 것들이 그 사례이다. 엘 올리브 고성호 대표는 “부산에 일 때문에 오는 게 아니라 음식을 즐기러 오게 만들고 싶다. 생선 요리를 해서 사람들이 부산에 일부러 찾아오게 하겠다.”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부산의 맛이 서민적인데 있었다면, 앞으로의 부산이 지향하는 맛은 지역의 재료를 사용한 고급화에 있을 것 같다. 부산은 앞으로 서민적인 음식부터 고급 음식까지 더욱 다양성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