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0942 |
---|---|
한자 | 解放 |
영어의미역 | Korea’s liberation from Japan|liberation |
분야 | 역사/근현대,정치·경제·사회/정치·행정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철규 |
[정의]
1945년 8월 15일부터 부산을 비롯한 조선이 일제 식민 통치로부터 벗어나 독립 국가 건설을 위해 노력하였던 시기.
[개설]
일제 강점기 말 부산에 주둔하고 있던 아까즈키 부대는 연합군에 대비하여 영도, 하단, 적기[현 부산광역시 남구 우암동]를 잇는 해안선 일대에 강력한 방어진을 구축하고 최후의 일전을 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본토의 원자 폭탄 투하로 무조건 항복하면서 패전국이 되었다. 이로써 부산은 전쟁의 위기를 넘기면서 해방을 맞았다. ‘도둑처럼’ 찾아온 해방의 기쁨에 거리로 나온 부산 시민들은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해외로부터의 귀환 동포와 함께 본국으로의 인양을 바라는 일본인들이 몰려들면서 부산항에는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일본군의 무장 해제와 적산 처리를 비롯한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건국준비위원회, 인민위원회와 치안대 등이 부산 시민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조직되었으나, 미군정으로부터 모두 거부당하면서 해방의 기쁨도 잠시 뿐, 이어질 비극을 예감케 하였다.
[기쁨과 충돌]
해방이 되자 부산은 해외로부터 조국으로 돌아오는 귀국선을 맞이하는 감격과 눈물의 항구가 되었다. 그 귀국선에는 일본에 징용이나 징병으로 강제로 끌려갔던 수많은 동포들이 타고 있었으며, 부산 시민들은 이들을 따뜻한 동포애로써 맞이하였다. 귀국선이 도착할 때마다 각지에서 환영단을 조직하여 부산 부두에서 태극기를 높이 들며 대한 독립 만세와 애국가, 아리랑 등을 소리를 높여 부르면서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한편 패전을 목격한 아까즈키 부대는 지금의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동 초량초등학교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일본인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취지 아래 매일 라디오를 통하여 위협적인 방송을 하였다. 어떤 때는 일본 군인들과 일본에서 돌아온 조선인 학병 사이에 무력 충돌이 일어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부산에 미군이 진주하던 날 부산 지역 사령관이 스스로 할복자살을 했으며 일본군의 무장도 해제되었다.
[일본인 귀국과 재산 문제]
해방과 함께 부산을 비롯한 조선 각지에 재주하던 일본인들의 본국 인양도 시작되었다. 일본인들은 9월 하순부터 10월에 걸쳐 3만 명 내외가 부산으로 몰려들었고, 부두와 창고, 학교, 극장, 사원 등이 수용소로 사용되었다. 일부는 거리에서 노숙하면서 귀국을 기다렸다. 1945년 9월 1일 일본인들의 본국 귀환을 돕기 위해 일본인세화회(日本人世話會)의 부산 조직이 결성되었다. 초대 회장은 이께다[池田佐忠]라는 실업가였고, 2대 회장은 당시까지 부산일보사 사장으로 있던 아쿠타가와 히로시[芥川浩]가 맡았다.
해방 당시 부산 인구 30만여 명 중 20%가량이 일본인이었고, 특히 부산은 한국에서도 가장 일본인의 세력이 강했던 식민 도시였으므로, 부산의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기능들은 전적으로 그들이 좌우하였다. 해방 직후 일본인들이 남겨 놓은 현 부산광역시 중구 광복동의 상가, 동광동의 회사·은행·저택, 신창동의 양조장, 부평동의 미곡과 시장, 영도구 대교동의 창고, 서구 충무동의 어시장, 중구 보수동의 주택 등의 처리 문제는 긴급한 현안이었다.
[재건의 노력과 장애]
이러한 해방 직후의 혼란상을 수습하기 위해 1945년 8월 17일 조선건국준비위원회 경남지부가 조직된 것을 비롯하여 치안대, 부산치안사령부, 경상남도 인민위원회 및 인민위원회 부산지부와 같은 각종 대중 조직과 정당, 노동 단체, 사회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조직되었다. 이들은 일본인 재산을 몰수하여 국유화하거나 공장 등을 별도 자치 위원회나 관리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등 부산 대중들의 이익과 권리, 시대적 과제의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9월 16일 부산에 주둔한 미군정이 건국준비위원회 등의 방침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해방된 조국에서의 독립 국가 건설의 꿈에는 암운이 드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