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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민」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17194
한자 小市民
영어의미역 The Petit [Petty] Bourgeois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희원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현대 소설
작가 이호철(李浩哲)[1932. 3. 15~]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32년 3월 15일연표보기 - 이호철 출생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1964년 7월~1965년 8월연표보기 - 잡지 『세대』에 연재
편찬|간행 시기/일시 1968년연표보기 - 『현대 한국 문학 전집』 8권 단행본으로 출간
배경 지역 부산광역시 서구 충무동
배경 지역 부산광역시 중구 남포동
배경 지역 부산광역시 중구 대청동
배경 지역 부산광역시 동구 범일동
배경 지역 부산광역시 중구 부평동

[정의]

6·25 전쟁 당시의 부산 지역을 배경으로 이호철이 1964년에 창작한 현대 소설.

[개설]

이호철(李浩哲)[1932. 3. 15~]은 함경남도 원산에서 5남 3년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955년에 「탈향」이 『문학예술』의 황순원(黃順元)에 의해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다. 주로 6·25 전쟁에 의해 변화된 시대상이나 이데올로기 문제, 분단의 아픔 등을 많이 작품화한 작가이다.

「소시민」은 이러한 문제의식이 총체적으로 담기면서 이호철의 작품 세계가 더욱 강렬한 비판 의식과 풍자 정신으로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를 마련한 작품이다. 1964년 7월부터 1965년 8월까지 『세대』에 연재되었으며, 신구문화사에서 출간한 『현대 한국 문학 전집』의 제8권 단행본에 수록되어 있다. 6·25 전쟁이라는 아수라장 속 피란지였던 부산을 배경으로 하여 사회 체제와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해 갔는지를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통해 섬세하게 형상화하였다. 특히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있는 부산의 완월동 일대는 당대 사회의 혼란과 불안, 위험 속에서 사람들의 욕망과 좌절이 교차되는 공간으로 의미 있게 형상화되고 있다.

[구성]

「소시민」은 1·4 후퇴 이후 임시 수도가 되었던 부산의 한 제면소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 군상들을 형상화하여, 당시 한국 사회 전반의 실상과 문제점들을 총체적으로 구현하였다.

배경이 되는 부산의 완월동대청동, 범일동, 부평동, 남포동 등 어찌 보면 좁은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장편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데, 그 공간적 배경을 아주 구체적으로 형상화면서 그곳에 당대 한국 사회의 여러 국면들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어 작품의 구성이 탄탄해지는 효과를 보여 주기도 한다. 즉 부산은 단지 작품의 배경인 의미를 넘어서, 한국의 근대화가 어떤 사회적·정치적 맥락 속에서 만들어졌는가를 보여 주는 상징적 공간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인물들의 경우에도 당대에 있을 수밖에 없는, 그러나 깊이 성찰하지 않으면 만들어지기 힘든 현실감들을 담고 있는 자들이 많이 형상화되고 있다. 실향민들, 일제 말기에서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는 인물인 신씨, 이념 운동은 함께하였지만 달라진 현실 속에서 다른 삶의 행보를 보여 주는 정씨와 김씨, 일제 시대에는 최고의 엘리트였지만 변화된 현실에서 생활 감각을 완전히 잃어버린 강 영감, 군대에 잡혀갈 것이 두려워 정체를 숨기는 곽씨, 빨치산 활동을 하였던 언국, 천안 색시처럼 순박하지만 점점 자기 길을 찾아가는 속에서 적당히 타락해 가는 인물들, 그리고 성적 문란함과 순수함이 공존하는 매리 등이 매우 정교한 관계의 짜임 속에서 연결, 중첩되고 있다. 이들은 여러 사건들 속에서 각자의 깜냥대로 자본주의 체제를 수용하게 되고, 그 속에서 생존하는 와중에 점차 필연적으로 소시민화되고 있다.

「소시민」은 전체적으로 회상의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다. 즉 1960년대의 화자가 20세였던 자신의 1950년대 과거 시절을 회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간의 격차를 통해 화자는 전쟁 당시 사회를 객관적 거리를 가지고 총체화할 수 있는 성숙한 시선을 확보하게 된다. 구체적인 현실 묘사와 더불어 그것에 대한 화자의 관념과 철학이 자주 드러난다는 특징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정신적으로 성숙한 화자가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담보되는 특징이라 하겠다.

[내용]

‘나’는 6·25 전쟁 중 1·4 후퇴 시기에 홀로 월남하여 부산으로 피란을 왔다. 피란지 부산은 온갖 처지와 배경, 이데올로기를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소용돌이를 이루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그곳은 생존의 공간이자 기회의 공간으로 삶이 정신없이 돌아가는 현장이다. 그 속에서, 어디서 무엇을 하였던 사람이건 간에 어느 새 소시민으로 타락해 간다.

남포동 선창가 일대에서 부두 노동을 전전하던 나는 우연히 완월동 제면소에 취직을 하게 되고, 거기서 많은 인간 군상들을 만난다. 제면소의 실세인 주인마누라는 나를 비롯한 많은 남자들에게 남다른 욕망의 눈길을 보내고, 주인은 그런 사실에 대해 무기력하다.

일꾼 정씨와 김씨는 북에서 함께 좌익 활동을 하였고 김씨가 정씨의 부하였다고 하는데, 부산에서는 점차 그 세력의 판도가 바뀐다. 김씨는 남한의 자본주의적·속물적 사회 흐름에 아주 빠른 속도로 적응하여 날이 갈수록 자기 잇속을 챙겨 출세를 해 나가는 반면, 정씨는 조직과 인정을 중시하고 자본주의를 받아들이지 않아 그런지 나날이 무너져 간다. 강 영감은 제면소 주인과 동향 사람이라는 인연으로 밥과 잠자리를 얻어 사는 바보 같은 인물이다. 그러나 강 영감이 자살한 뒤 장례를 치르는 중에, 그는 일본 유학까지 갔다 온 엘리트였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제면소 직원 중 가장 오래된 신씨는 소심하고 전형적으로 근면 성실한 노동자이다. 일제 시대에 징용되었던 경험 속에 자신의 정체성을 두고 있지만, 그것은 친일파라서 그렇다기보다는 주어진 현실에 순응하는 평범한 인물들의 가질 법한 사회의식일 뿐이다. 매사 나를 자기 밑에 부리려고 기를 쓰는 곽씨는 전쟁에 끌려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고향에서 도망 나온 인물이다. 이들에 대한 애정과 증오, 갈등, 화해 속에서 나는 이 시대 한국을 알아 가고 성숙해 간다.

[특징]

「소시민」의 가장 큰 특징은 전쟁으로 출현하게 되는 소시민들의 모습을 통해 일제 시대와 남북 분단, 6·25 전쟁, 자본주의와 미군과의 상승 작용을 통한 남한 사회의 변화, 이러한 여러 힘들의 작용 속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사회 계급 구조 등 전후 남한 사회에 대한 총체적 조망과 비판을 시도하였다는 점이다. 당시의 임시 수도였던 부산을 조망하는 작품들이 있지만, 대부분 단편이었지 이처럼 장편의 형식으로 총체적인 시대상을 조망한 작품은 「소시민」이 유일하다.

한편 몇몇 평자들은 「소시민」이 총체적으로 당대를 조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세태를 묘사하는 것에서 그치고, 거시적인 시각이나 전망이 부재하다는 점에 대해 비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지점도 결국 삶을 살아 내는 것에 압도되어 소시민화되어 가는 사람들에 대한 풍자적 거리를 확보하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한국 사회를 관찰하여 당대를 효과적으로 비판하였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소시민」은 자본주의화되어 가면서 전통적 가치들을 내팽개쳐 버리는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성적인 방종, 분단 체제의 고착화, 개인주의 등을 치밀하게 포착하고 있는 것이다.

[의의와 평가]

이호철의 「소시민」은 과거 회상의 방식으로 객관적 거리를 유지한 채, 6·25 전쟁 당시 한국 사회가 어떤 식으로 재편성되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 주는 장편 소설이라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가 큰 작품이다. 특히 부산이라는 공간이 주제를 형상화하는 배경으로서 아주 핍진하게 묘사되고, 그 속에서 필연적으로 배태될 수밖에 없는 인간 군상들을 형상화한 점도 고평될 만한 지점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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