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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포」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17190
한자 釜山浦
영어의미역 Busan-po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희원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현대 소설
작가 최해군[1926~]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26년연표보기 - 최해군 출생
편찬|간행 시기/일시 1985년~1987년연표보기 - 『실록 장편 소설 부산포』 1~3권 간행

[정의]

부산 지역을 배경으로 소설가 최해군이 1995년부터 1987년까지 3년간에 걸쳐 완성한 현대 소설.

[개설]

경상남도 양산 지역에서 태어난 최해군[1926~]은 1962년 『부산 일보』에 장편 소설 「사랑의 폐허에서」와 『동아 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종막」이 당선되면서 등단한 부산 지역의 대표적인 소설가이다.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130여 편이 넘는 소설을 발표하였다.

부산소설가협회 초대 회장과 요산문학상운영위원회 회장, 부산소설가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고, 『부산 일보』 신춘문예 본선 심사 위원으로도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부산의 문화적 지평을 넓힌 바 있다. 또한 향토사학자라 할 수 있을 만큼 부산을 지리적·역사적으로 잘 알고, 왜곡된 부산의 역사와 지명 등을 바로잡아 나가는 작업에도 많은 정열을 쏟아 오고 있다. 이러한 공로들을 인정받아 2006년에 ‘제22회 자랑스런 부산 시민상’을 받기도 하였다. 그런 만큼 최해군의 작품들은 부산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기도 하다.

「부산포」는 최해군의 대표작으로, 1987년에 ‘실록 장편 소설’이라는 표제 하에 3부작으로 완간되었다. 소설의 형식 속에 부산의 역사와 부산 사람들의 삶이, 그리고 부산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대표적인 부산 소설이라고 할 만하다.

[구성]

「부산포」의 구성을 살펴볼 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공시적은 물론 통시적으로도 부산의 이야기를 아우르는 정교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부산의 역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그들이 만나서 사건을 엮어 가는 장소를 지속적으로 부산의 주요 유적지나 사찰, 역사적 현장 등으로 정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부산 역사에 해박하다 보니, 그들의 이야기는 일반 역사책만큼이나 의미 있는 논의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왜곡된 부산의 역사가 정교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실록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그런 부분에 대한 필자의 노력이 섬세하게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부산의 역사가 고대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다루어지고, 부산 지역 곳곳으로 인물들의 발길이 닿는다.

이러한 역사적 탐색 속에서 인물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부산이라는 장소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고, 발전 가능한 미래를 기대한다. 이러한 입장은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마음의 폭을 만들어 내는 동력으로 작동하여, 작품 전체의 갈등이 화합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겠다.

[내용]

허민’은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미혼의 역사 교사이다. 부산의 역사에 대해 깊은 관심과 자의식을 가진 인물로 석사 논문도 부산의 역사에 대해 썼다. 여동생의 후배 ‘안혜숙’도 역사 교사인데, 할머니와 어머니가 모두 기생이라는 전적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사생아라는 이유로 결혼 성사가 잘 안 된 채 29세까지 왔다.

우연히 알게 된 허민과 안혜숙은 허민의 여동생 ‘허경’, 허민 아버지 ‘허진갑’의 친구이자 과거에 신문사 주필로 일한 ‘조필호’, 허민이 근무하는 학교의 국어 교사인 이우성 등과의 인연으로 점점 관계를 쌓아 가게 된다. 이들은 부산의 유적지와 역사적 현장들을 함께 찾는데, 용두산부산포, 동래, 영도, 수영, 금강 공원, 자성대(子城臺), 충렬사(忠烈祠), 좌천동, 동래성, 오륜대, 범어사(梵魚寺), 금정산성 등 부산의 주요 장소와 사찰 등이 대표적이다.

그 과정에서 허민과 안혜숙은 최영(崔瑩) 장군, 정서, 수영의 25의용단(二十五義勇壇), 안용복(安龍福), 안희제(安熙濟), 박재혁(朴載赫), 최천택(崔天澤), 한흥교(韓興敎), 박차정(朴次貞) 등 부산을 대표하는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일본과 부산 사이에 만들어 왔던 오랜 세월 동안의 충돌 등을 함께 논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허민과 안혜숙은 서로의 지식과 역사의식, 가치관 등에 공감하며 마음을 키워 간다.

특히 허민의 집안과 안혜숙 집안 모두와 인연이 깊은 조필호는 이 둘이 결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양쪽 집안을 오가며 힘을 쓰지만, 두 집안이 모두 서로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허민의 집안에서는 사생아라는 안혜숙의 출생을 용납할 수 없고, 안혜숙의 집안에서는 안혜숙이 장남인 허민과 결혼하였을 때 어른들 모시는 일에 젊은 시절을 다 보내게 될 것이 안쓰럽다. 게다가 허민은 우유부단하고 안혜숙은 몇 번의 파혼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 때문에 서로의 마음을 쉽게 확인하지도 못한다.

그렇게 2년이 흐르는 동안 서로 이런저런 인연을 만들고 다른 사람들과 인연을 쌓기도 한다. 하지만 부산에 대한 애향심이 깊어 가는 만큼 둘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키워 갔고, 결국 둘은 삶을 함께하기로 한다.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부산의 미래는 건강하고 밝아 보인다.

[특징]

작가에 의해서 부산의 역사와 유물 및 유적, 그리고 지명 등이 매우 정교하게 조사되고 있다는 점이 「부산포」의 단연 눈에 띄는 특징이다. 통상적인 역사 교과서에서 잘 다루지 않기 때문에 부산에 사는 지역 주민들도 잘 모르는 부산의 보물들을 캐내는 작가의 손길이 매우 정성스럽다. 그리고 이러한 정성스러움이 결국은 바로 나와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역사와 삶을 이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내고 있다. 세상을 보는 눈과 인간을 보는 눈이 연결되는 지점이 잘 형상화되어 있다고 하겠다.

문체적으로 볼 때 최해군의 작품은 사건을 압축적으로 서술한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어떤 문제나 인물을 형상화할 때 감정적인 표현이나 묘사에 집중하기보다는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여 독자의 상상력에 의해 사건이 전달되도록 하거나, 반대로 아주 중요한 사건에 대해서는 단호한 서술을 통해 독자에게 작가의 의도를 확인시킨다. 즉 이러한 특징은 서술의 속도를 변화무쌍하게 하여 이야기 구조에서 단조로움을 피하고, 부드럽게 장면과 장면의 전이적 기능을 한다.

최해군이 이러한 작품을 육중한 두께로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이 그의 작가 의식에서 발로한 것임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최해군은 중앙 문화라는 것이 지방 문화의 집대성, 혹은 국가의 대표 문화라고 생각하는 서울 중심적 역사·문화관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최해군은 그러한 입장이 개성적인 지역 문화의 발전을 저해하고, 선진국 문화를 추종하여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방치하는 입장과 같다고 본다. 그리고 그것이 곧 자기 비하 의식, 전통을 잃은 비주체의 모습이라고 비판한다.

그렇기에 최해군은 역사를 볼 때에도 거대 서사로서의 역사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지역과, 그 지역의 소박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을 복원하려 애쓴다. 「부산포」가 기록하고 있는 역사는 이 지점과 닿아 있다.

[의의와 평가]

「부산포」의 의의는 무엇보다도 부산의 역사를 잘 보존하면서도 왜곡된 부분이나 잊혀 가는 것들을 섬세하게 담아내었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민족의 정통성과 발전성에 대한 신념, 그리고 중앙 중심의 역사관에서 탈피하여 지역의 생기 넘치는 역사와 사람들을 형상화하는 작가의 강직한 역사의식과 자부심이 정통적인 소설 수법과 잘 어우러졌다는 점도 의미 있는 부분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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