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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 이야기」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17187
영어의미역 A Story of a Sandy Plain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희원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현대 소설
작가 김정한(金廷漢)[1908. 9. 26~1996. 11. 28]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08년 9월 26일연표보기 - 김정한 출생
저자 몰년 시기/일시 1996년 11월 28일연표보기 - 김정한 사망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1966년 10월연표보기 - 『문학』에 발표
편찬|간행 시기/일시 1985년연표보기 - 『김정한 소설 선집』에 수록
배경 지역 부산광역시 강서구 명지동
배경 지역 을숙도 - 부산광역시 사하구 하단동지도보기

[정의]

부산 출신의 대표적인 소설가 김정한이 1966년에 창작한 현대 소설.

[개설]

부산이 배출한 대표적 소설가 요산(樂山) 김정한(金廷漢)[1908. 9. 26~1996. 11. 28]은 동래고등보통학교를 거쳐 일본 도쿄 와세다대학 부속 제일고등학원 문과에서 수학하였다. 동래고등보통학교 졸업 후 교원으로 취직해서는 조선인교원연맹을 조직하려 하였고, 유학 시절에는 사회주의 문학 운동 단체인 동지사(同志社)에 참여할 정도로 민족적·사회적 의식이 투철한 인물이었다.

이러한 의식은 작품에도 오롯이 반영되어 등단작 「사하촌」을 비롯하여 「옥심이」, 「항진기」, 「기로」, 「낙일홍」 등 여러 작품들에서 식민지 현실의 부조리에 대한 비판·저항 의식을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형상화하였다. 이후로 절필하였다가 광복 이후에는 건국준비위원회에 가담하고, 언론[부산일보사]과 교직[부산대학교 국어 국문학과]에 몸담으면서 부산 지역을 토대로 자신의 정치적 신조를 펼쳤다.

김정한은 1966년에 부산 낙동강변의 가난한 어촌민들의 삶과 역사적 질곡을 리얼리즘적 기법으로 생생하게 그린 「모래톱 이야기」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하였다. 이후로 「제삼 병동」, 「축생도」, 「인간 단지」 등을 발표하였고, 「수라도」로 제6회 한국 문학상을 받았다. 이러한 김정한의 문학적 성과와 부산 발전 기여도를 기리기 위해 요산기념사업회는 1998년에 ‘요산 문학제’를 제정하였고, 2003년에 요산 생가를 복원하였으며, 2006년에는 생가 옆에 요산문학관을 개관하기도 하였다.

「모래톱 이야기」김정한이 1940년대 절필 이후 1966년에 문필 활동 재개를 알린 첫 작품으로 『문학』지에 발표되었으며, 1985년에 창작과 비평사에서 간행한 『김정한 소설 선집』에 수록되었다.

[구성]

「모래톱 이야기」는 일제 시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시간과 조마이섬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해서 근대 이후 이 땅에서 지속되어 온 비합리적인 토지 문제를 다루고 있다. 내용상 사회적 공분을 촉발하기 충분하기에 작가는 이에 대한 일종의 조절 장치로 액자식 구성과 1인칭 관찰자 시점을 구성 방식으로 채택하였다. 즉, 작가는 건우 일가족의 역사와 조마이섬의 토지 문제를 지켜보았던 젊은 시절 ‘나’의 경험을 나이를 먹은 지금의 ‘나’가 전달하는 방식으로 사건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러한 구성 방식은 그 문제에 대해 공시적·통시적 거리를 유지하여 차분한 현실 비판의 시선을 확보하고, 현실에 대한 냉정한 평가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주요 인물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약자들이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을 타개해 가는 지혜와 실천력을 가진 인물들로서, 작가는 그들 평범한 시민들에게서 사회 변혁의 역동적 힘을 찾고 있다.

[내용]

K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던 무렵 ‘나[화수]’는 우연히 건우라는 소년의 가족 이력과, 그들이 속한 낙동강 하류의 외진 모래톱의 사연을 알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그 기록이다.

내가 맡은 반 학생 중에 건우는 유난히 자주 지각을 하였다. 그래서 나는 건우를 나무라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건우가 낙동강 하류 조마이섬에서 나룻배를 타고 통학을 하기 때문에 지각을 할 수밖에 없는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건우가 쓴 작문 숙제를 통해 건우가 사는 곳에 얽힌 기구한 내력을 접하게 되면서 나는 건우에게 더욱 관심이 간다.

그러던 차에 나는 가정 방문 삼아 건우의 집을 찾아간다. 거기에서 나는 정갈한 건우 어머니와 강직한 건우 할아버지인 갈밭새 영감, 그리고 내가 감옥에 있을 때 함께 지냈던 윤춘삼 노인 등을 만나게 된다. 갈밭새 영감, 윤춘삼 노인, 나 이렇게 세 명은 그날 밤늦도록 술을 마시게 되고, 나는 두 노인의 권력자들에 대한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듣는다.

조마이섬은 일제 시대에 동양척식회사에 빼앗겼는데, 해방이 되어도 땅은 원래의 주인에게 돌아오지 못하고 어느 국회 의원의 소유가 되었으며, 그 다음에는 어느 유력자의 것으로 둔갑하였다는 것이다. 조마이섬을 송두리째 집어삼키기 위해 관청에서 문둥이들을 싣고 와 큰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였다고 한다. 건우 할아버지가 이런 저항의 선두에서 자신의 터전을 지켜 오는 동안 큰아들은 6·25 전쟁으로, 둘째 아들은 삼치잡이 원양 어선을 탔다가 태풍에 잃었다. 노인은 이런 자신들의 처지를 글로 써 달라고 나에게 당부하고, 나는 글 쓰는 자의 사회적 임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한다.

방학이 끝나 갈 무렵 처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큰 태풍이 된다. 나는 건우네가 걱정이 되어 조급한 마음에 태풍이 채 끝나기도 전에 조마이섬 일대를 찾아간다. 거기에서 나는 윤춘삼과 만나 조마이섬의 상황을 듣게 된다. 한 유력자가 마을을 삼킬 요량으로 엉터리 둑을 만들었는데, 그것 때문에 마을이 물에 휩쓸려 내려가게 되자 건우 할아버지를 선두로 하여 마을 사람들이 둑을 터뜨렸고, 그 와중에 둑을 만든 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건우 할아버지가 깡패 청년을 하나 죽이게 되어 경찰서로 끌려갔다는 것이다.

태풍이 끝이 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건우 할아버지는 끝내 감옥에서 나오지 못하고 건우는 그 이후로 학교에 오지 않는다. 황폐한 모래톱에는 군대가 들어섰다는 소문이 돌 뿐이다.

[특징]

「모래톱 이야기」의 첫 번째 특징은 주요 공간적 배경인 낙동강 하류 조마이섬과 관련된다. 조마이섬이 작품 속에서 형상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면 이곳은 분명 을숙도이다. 이곳의 소유 관계 변천사는 토지 문제와 관련된 사회적 모순을 집약적으로 보여 준다. 조마이섬이든 을숙도든 이러한 현실은 당대 한국 사회에서 분명 큰 문제였다는 점에서, 이는 특정 공간에 한정하지 말고 국토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두 번째 특징은 지배 권력에 의한 마을 사람들의 시련이 자연의 시련과 동반되어 나타난다는 점이다. 특히 폭풍이 오는 것을 묘사하는 부분이 압권인데, 한편으로 폭우에 의해 범람하는 낙동강에 대한 묘사는 권력자들의 횡포나 욕심이 자연의 이치를 어긴 것이기에 지속될 수 없음을 알리는 자연의 경고로서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폭풍이 만들어 낸 상황 속에서 살인자가 되어 버리는 주요 인물의 기구한 운명을 통해 피권력자들의 비참함을 강조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의의와 평가]

낙동강 모래가 쌓여 이루어진 섬인 조마이섬은 근대화가 시작되던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곳에 뿌리내리고 사는 사람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권력자들의 의지대로 수탈당해 온 기구한 운명을 가진 땅이다. 삶의 터전인 섬을 지키고 마을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갈밭새 영감의 의지가 결과적으로 그를 살인자로 만들어 버린 일련의 사태는, 조마이섬이 당면한 현실의 모순을 폭로하고 동시에 대한민국의 질곡의 역사와 그 역사의 모순을 견주어 문학적으로 완성도 높은 현실 비판 의지를 형상화하였다는 점에서 문학사적 의의가 크다.

특히 부산의 낙동강을숙도를 연상시키는 조마이섬에 대한 생동감 넘치는 표현과 마을 사람들의 강하고 건강한 의지는 부산의 시민적 역량에 대한 작가의 기대와 깊은 향토애를 잘 보여 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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