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목차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17200
영어의미역 The Place Where Tears Gather Together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희원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현대 소설
작가 이상섭[1961~]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61년연표보기 - 이상섭 출생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2003년 7월~2003년 8월연표보기 - 『국제 신문』에 연재
편찬|간행 시기/일시 2006년연표보기 -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창작과 비평사]에 수록
배경 지역 자갈치 시장 - 부산광역시 중구 자갈치해안로 52[남포동 4가 37-1]지도보기

[정의]

부산 자갈치 시장을 배경으로 이상섭이 2003년에 창작한 현대 소설.

[개설]

이상섭[1961~]은 1998년에 『국제 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였고, 2002년에 「바다는 상처를 오래 남기지 않는다」로 제5회 창작과 비평사 신인 소설상을 받은 부산의 신진 작가이다. 이상섭은 경상남도 거제에서 나고 자라 바다 이미지가 친숙한 작가로, 등단 이후 지속적으로 바다를 작품 속에 담고 있다.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는 2003년 7월부터 그해 8월까지 『국제 신문』에 연재하였던 작품으로, 2006년 창작과 비평사에서 출간한 이상섭의 두 번째 작품집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에 수록되어 있다.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는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묶어서 만들어 낸 작품집으로, 그 표제작인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자갈치 시장 언저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여 출구 없는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과 공동체의 의미를 끌어내고 있다.

[구성]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의 공간적 배경은 자갈치 시장 근처 어촌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곳은 도시의 각박함을 벗어던진 인심 좋은 어촌이 아니다. 인물들은 고된 노동을 하지만 경제적 보상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아 울분에 차오르고, 서로 간에 점점 더 각박해지며 범죄와 술, 마약 등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그러니 도시에서 내쫓긴 자들이 바다를 믿고 흘러들어도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자갈치는 생태계를 무시한 개발 정책과 한일 어업 협정, 어업에 적대적인 수산 정책 등에 의해 황폐화되어, 정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사라져 가고 이주민들이 정착하여 살기 힘든 곳이 되고 있다. 작품 속 현실은 바로 이러한 어촌 마을과 마을 사람들의 삶을 형상화한다. 이렇게 눈물이 고이는 자갈치 사람들의 삶을 보여 주는 것을 통해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는 강력한 현실 비판의 현장이 되고 있다.

인물의 측면에서 볼 때,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에 등장하는 남편과 아버지, 사위 등의 남성들은 현실적인 능력 없이 무기력하다. 이들은 순종적으로 처가살이를 하거나 술이나 마약에 중독되고, 그것이 아니면 범죄를 저지르거나 자살한다. 반면 여성들은 억척스럽게 삶을 견디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 그래서 어린 자식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고투하는 노련한 싸움꾼이기도 하다. 사회적 진출의 통로가 막힌 절박한 상황에서 자주 목도할 수 있는 답답한 현실이 이러한 인물 군상들을 통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내용]

바닷가 장터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사는 마을 사람들의 하루는 새벽 일찍 시작한다. 생선들의 경매가 이루어지는 부둣가는 이미 북새통이고, 시장 골목에서 좋은 자리를 노리는 간이 횟집 생선 장수들 간의 자리다툼 기 싸움이 팽팽하다. 그가 새벽같이 일어나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도 장모가 장사를 할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의 장모는 젊은 시절부터 이곳에서 장사를 해 왔다. 장모의 기갈과 거친 입담은 좌판 단속반도 건드리지 못할 정도였기에, 장모는 그곳의 가장 좋은 자리에서 장사를 하여 8남매를 어렵사리 키워 냈다. 그런데 한 젊은 여인네가 며칠째 장모의 자리를 노리고 있어 이들 사이의 기 싸움이 대단하다.

요즘 바닷가는 예전과 많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물고기들의 씨가 말라 가서 이곳 사람들의 가계가 기울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생선의 원산지를 속여서 장사를 하거나 밀수를 도와야 하고, 좀처럼 풀리지 않는 현실을 피해 약물이나 술에 의존한다. 사라지거나 사라질지 모르는 가족 때문에 팍팍해지는 삶을 당해 낼 재간도 이들에게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삶의 질곡 속에서 이곳에 떠밀려 온 외부인을 환대할 여력은 당연히 없다. 이런 상황들의 연속적 상호 작용들은 이들의 삶을 악화시킬 뿐이다. 아름드리나무가 있었던 곳은 이제 아파트 공사를 하는 거대한 기계가 들어서 사람들의 시선을 장악해 버렸다. 이렇게 싸우는 것이 결국 ‘우리 전부 다 죽는’ 것이라 외치지만 아내의 악다구니가 더 크게 돌아올 뿐이다.

[특징]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의 특징으로 먼저 지적할 만한 것은 결말이 보여 주는 해학적 면모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장모와 아내 쪽과 젊은 여인이 육탄전을 벌이게 되는데, 이 부분은 어쩌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해학적 마무리를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는 이들이 처한 운명이 가진 슬픔과 고통을 역설적으로 강조하는 효과를 노린다.

문체적 특징으로는 토박이말을 풍성하게 활용한 걸쭉한 입담이 지역의 구체적인 삶을 반영하는 수단으로 잘 형상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인물들의 경쾌하고 화통한 말솜씨는 고통스럽고 답답한 삶에 대한 해학적 대응 방식인 면이 있다.

작가가 장소의 지명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도 어떤 의도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술된 맥락을 상상하면 이곳은 분명 자갈치인데, 구체적으로 ‘자갈치’라고 작품 내에 드러내지는 않는다. 이는 자본 권력 구도에서 도태된 자들이 모이는 소외된 공간으로서의 어촌 마을에 ‘소외된 공간’이라는 보편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구체적 장소가 환기할 수 있는 기억의 힘을 활용하지 못한 피상적인 장소 구성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문제의식을 좀 더 구체화하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마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에서 빠져 있는 새로운 공동체 창안의 가능성에 대한 사상과도 연결될 것이다.

그런 주제적인 측면에서 바다라는 공간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실적으로 바다는 현실의 복잡한 문제들을 온몸으로 보여 주고 있는 문제적 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바다가 아니면 삶을 일구어 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서 넓은 포용력을 가지고 사람들을 끌어안는 근원적인 생명력을 가진 곳이다. 그곳에서 아웅다웅하는 사람들도 역시 그런 바다의 심성을 배울 수밖에 없고, 그러해야 함을 작품은 보여 주고 있다.

[의의와 평가]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는 세상 풍파 속에서 바다에 모여들게 된 존재들의 삶과 그들의 연대가 가지는 가능성에 천착한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바다는 품이 넓어서 이질적이고 충돌하는 것들을 모두 품을 수 있는 성질을 갖는다.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에서 형상화된 인물들은 절망하고 서로 충돌하지만, 그러한 가능성을 가지고 이곳에서 서로를 알아보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작품에서 확보하고 있는 자갈치의 현실감 있는 필치는 어촌을 배경으로 많은 작품을 써 오고 있는 작가적 특성이 잘 묻어나고 있는 지점이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