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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도」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17232
한자 修羅道
영어음역 Surado
영어의미역 The World of Asura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안정민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현대 소설
작가 김정한(金廷漢)[1908. 9. 26~1996. 11. 28]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08년 9월 26일연표보기 - 김정한 출생
저자 몰년 시기/일시 1996년 11월 28일연표보기 - 김정한 사망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1969년 6월연표보기 - 『월간 문학』 제8호에 발표
편찬|간행 시기/일시 1975년연표보기 - 『수라도』[삼중당] 간행
관련 사항 시기/일시 1969년 - 제6회 한국 문학상 수상
관련 사항 시기/일시 1969년 - 부산시 문화상 수상
배경 지역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 화제리

[정의]

부산 출신 소설가 김정한이 1969년에 창작한 현대 소설.

[개설]

부산 지역이 배출한 대표적인 소설가 요산(樂山) 김정한(金廷漢)[1908. 9. 26~1996. 11. 28]은 동래고등보통학교를 거쳐 일본 도쿄 와세다대학 부속 제일고등학원 문과에서 수학하였다. 동래고등보통학교 졸업 후 교원으로 취직해서는 조선인교원연맹을 조직하려 하였고, 유학 시절에는 사회주의 문학 운동 단체인 동지사(同志社)에 참여할 정도로 민족적·사회적 의식이 투철한 인물이었다. 이러한 의식은 작품에도 오롯이 반영되어 등단작 「사하촌」을 비롯하여 「옥심이」, 「항진기」, 「기로」, 「낙일홍」 등 여러 작품들에서 식민지 현실의 부조리에 대한 비판·저항 의식을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형상화하였다.

이후로 절필하였다가 광복 이후에 조선건국준비위원회에 가담하였고, 언론[부산일보사]과 교직[부산대학교 국어 국문학과]에 몸담으면서 부산 지역을 토대로 자신의 정치적 신조를 펼쳤다. 김정한은 1966년에 부산 낙동강변의 가난한 어촌민들의 삶과 역사적 질곡을 리얼리즘적 기법으로 생생하게 그린 「모래톱 이야기」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재개하였다. 이후로 「제3 병동」, 「축생도」, 「인간 단지」 등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김정한의 문학적 성과와 부산 발전 기여도를 기리기 위해 요산기념사업회는 1998년에 요산 문학제를 제정하였고, 2003년에는 요산 생가를 복원하였으며, 2006년에는 요산 생가 옆에 요산문학관도서관을 개관하기도 하였다. 「수라도」는 1969년 6월 『월간 문학』 제8호[월간문학사]에 발표되었으며, 1975년에 삼중당에서 『수라도』로 간행하였다. 1969년에 제6회 한국 문학상과 부산시 문화상을 받은 바 있다.

[구성]

「수라도」는 가야 부인이라는 한 개인의 생애를 중심으로, 낙동강을 배경으로 한 허 씨 문중의 가계와 오봉산 밑 촌락의 변화를 통하여 한국 근대사의 변천을 보여 준 작품이다. 임종을 앞둔 가야 부인의 일대기를 손녀딸이 재구성하는 연대기 형식으로 서술되고 있으며, 특히 제목 ‘수라도’에서 암시하고 있듯이 주인공 가야 부인의 삶의 역정을 통해 가야 부인이 처한 시대상, 전쟁과 증오의 시대를 그려 내고 있다.

[내용]

가야 부인의 임종을 앞두고 외손녀 분이가 가야 부인의 과거를 회상한다. 가야 부인은 국권 상실 다음 해에 유교 가문인 허 씨 문중으로 시집을 왔다. 그러나 시아버지 오봉 선생의 대쪽 같은 성품이 일제의 상황과 맞지 않아 집안은 온갖 시련을 겪게 된다. 시할아버지 허 진사는 국권 피탈 직후 만주로 망명하여 독립운동을 하다 서간도에서 유골로 돌아오고, 시동생 밀양 양반은 3·1 운동 때 일제에 죽임을 당한다. 오봉 선생은 한산도 사건이라는 애국지사 박해 사건에 걸려 갖은 고초를 겪는다.

한편 일본에 건너가 대학을 다니던 아들은 학병을 피해 숨어 다녀야 하였고, 양딸 노릇을 하던 옥이마저 정신대에 끌려갈 뻔한 사건이 발생한다. 이후 가야 부인은 기울어져 가는 집안 살림을 맡아 가모 대접을 받는다. 가야 부인은 우연히 산기슭에서 발견한 돌미륵을 모실 미륵당을 지어 의지할 데 없는 마을 사람들을 위로하며 자신의 삶을 찾아나간다. 시아버지 오봉 선생은 출옥 후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나고, 이듬해에 광복은 되었지만 허 씨 문중의 형편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친일 행각을 일삼은 집들이 더욱 번창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야 부인은 막내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임종을 맞는다.

[특징]

제목 ‘수라도’는 ‘아수라도(阿修羅道)’와 같은 말로, 싸움을 일삼은 귀신인 아수라가 살며 늘 싸움이 그치지 않는 세계를 지칭하는 범어이다. 생전에 교만심과 시기심이 많은 사람이 죽어서 간다는 수라도[악귀 세계]는 가야 부인이 살아온 현실을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가야 부인의 행로는 수라도를 헤치는 고통의 행로였던 것이다. 따라서 「수라도」는 일제 아래 민족적 저항 의식이 강하였던 허 진사 가문의 며느리 가야 부인의 비극을 사실적으로 전개하면서, 우리 민족이 걸어온 수난사가 동일한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의의와 평가]

김정한은 자신의 작품 세계를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첫째, 역사를 과거의 일로만 묻어 버리지 않고 현재와의 긴밀한 관련 속에서 보고자 하였다. 둘째, 전통적인 것과 토속적인 것을 강조하였으며, 셋째, 독자의 기준을 도시의 지식층보다 농촌 출신의 청년들에게 두었다. 넷째, 농촌 생활에 밀착되어 있는 순수한 우리말들을 되도록 많이 찾아 쓰려고 하였다.

「수라도」김정한의 이와 같은 문학관을 잘 반영하면서도 인간의 정신적 궤적을 형상화하는 데 더 치중한다. 즉, 오봉 선생의 대쪽 같은 기상, 가야 부인의 인고의 미덕과 효성, 불심 등 현실에 마주선 인간의 초월적 풍모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민족의 수난사를 바라보고 직접 그 가운데에 위치하였던 가야 부인의 일대기는 그야말로 수라도를 헤치는 고통의 행로이다. 오봉 선생의 서릿발 같은 기상과 지절 정신(志節精神)은 송죽(松竹)으로 대표되는 우리 전통 유학의 혼을 당당히 이었고, 가야 부인의 효성 역시 그러하다. 게다가 가야 부인은 종교적 초월의 세계로 발돋움하는 영적(靈的)인 승리를 지향한다.

가야 부인의 초월은 현실 도피가 아닌 극복이다. 가야 부인은 현실을 외면한 적이 없다. 가족을 위한 살신성인에 가까운 헌신, 신분의 귀천을 가리지 않는 자애로움, 그리고 불의(不義)한 세력에 고초를 받으며 옥고를 마다 않는 시아버지 오봉 선생을 깍듯이 공경하여 목 놓아 울 줄도 알았다.

김정한은 “역사를 과거의 일로만 묻어 버리지 않고 현재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보고 싶다”고 하였는데, 이러한 작가 정신은 외손녀 분이의 회상 속에서 가야 부인의 일생이 밝혀지는 구성으로 실천된다. 즉 가야 부인의 이야기는 한 개인의 일대기가 아니라 분이 세대로 이어지는 역사의 포괄적인 기록이며, 새로운 세대의 가치관에 의해서 걸러지며 동시에 의미가 부여되는 민족 모두의 기억이다. 결국 「수라도」는 오늘을 살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되새길 만한 가치를 가진 사건을 재현해서 보여 준 셈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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