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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별들은 음악 소리를 낸다」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17231
한자 -音樂-
영어의미역 All the Stars Produce the Sound of Music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안정민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현대 소설
작가 윤후명(尹厚明)[1946. 1. 17~]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46년 1월 17일연표보기 - 윤후명 출생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1983년 1월연표보기 - 『현대 문학』에 발표
배경 지역 서면 로타리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배경 지역 부산광역시 동래구

[정의]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작가 윤후명이 1983년에 창작한 자전적 소설.

[개설]

윤후명(尹厚明)[1946. 1. 17~]은 1967년 『경향 신문』 신춘문예에 시 「빙하의 새」가 당선되면서 시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1979년 『한국 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산역」이 당선되면서 소설 창작에 힘쓴다. 그동안 『돈황의 사랑』, 『부활하는 새』, 『모든 별들은 음악 소리를 낸다』, 『원숭이는 없다』, 『협궤 열차』, 『홀로 등불을 상처 위에 켜다』, 『가장 멀리 있는 나』, 『새의 말을 듣다』 등의 소설집을 냈다. 「모든 별들은 음악 소리를 낸다」는 1983년 1월에 『현대 문학』[현대문학사]에 발표되었다.

[구성]

「모든 별들은 음악 소리를 낸다」는 1970년대 서울특별시 관악구 봉천동을 배경으로 한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이다. ‘나’는 아버지의 삼우제를 지내러 가는 길에 아버지 대신 폐마를 떠올리며 과거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버지의 자격 정지와 봉천동으로의 이사, 봉천동에서의 일화를 그려 나가는 한편 자신이 시를 쓰게 된 계기와 그 기억에 대한 묘사로 소설은 전개된다. 작가 윤후명의 자전적 체험이 드러나 있는 소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격 정지의 아버지와 나의 갈등에 관한 기억이자 회상을 통해 별들에 대해 사색하고, 자신이 문학을 선택하게 된 체험과 문학을 바라보는 관점을 회상의 형식으로 그려 내고 있는 작품이다.

[내용]

아버지의 삼우제를 지내러 가는 길은 아버지에 대한 회상의 길이 된다. 모종의 사건에 연루되어 변호사 자격을 정지당한 아버지는 봉천동으로 이사하여 돼지를 키우겠다고 하고, 더부살이하는 큰아버지는 마차를 끌겠다며 경마장에서 폐마 한 마리를 사 가지고 온다. 아버지는 포도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고 거름만 많이 주면 포도 넝쿨이 자랄 것이라 믿지만, 나는 어림없는 일이라며 아버지에 대한 불만을 쏟아 낸다. 거기다 나는 아버지가 강요하는 법학이 아닌 문학을 공부하고자 하였기에 둘 사이의 대립각은 더욱 날카로워진다. 내가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은 4·19 혁명을 겪은 후였는데, 난전을 기웃거리다 발견한 연뿌리에서 강렬하였던 사춘기 한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학교의 휴교로 서면 로타리에 가게 된 나는 우연히 시위하는 군중들에게 이끌려 동래까지 행진해 가게 된다. 동래에 도착하였을 때 무작정 따라 걸었던 내 옆에 군중들은 하나둘 흩어져 가고, 시위 군중 속에서 낙오되었다고 느꼈을 때 연못 주위에서 몸을 굽히고 연뿌리를 캐고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감탕, 뻘 따위의 죽음의 모토에서 연뿌리의 하얀 빛깔은 마치 새 생명을 얻어 부활하는 의족과 같은 이미지로 내게 다가왔고, 삶이란 혼자이고 고행의 과정이라는 깨달음을 주게 된다.

별것도 아닌 일을 계기로 집안일에 등을 돌린 뒤로 나는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주로 방 안에 처박혀 있거나 집 뒤의 황량한 야산 기슭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는 것이 일이었다. 아버지도 ‘이유 없는 반항’은 건드리는 게 오히려 역효과라고 여기고 있는 듯하였다. 어느 날 밤, 나는 담배를 다시 한 개비 피워 물고 일어나 유리창 밖으로 별이 보일까 해서 형광등을 끄고 창문에 다가가 커튼을 젖힌다. 그때 담뱃불이 빨갛게 유리창에 반사되면서 무엇인가 어렴풋하나마 커다란 형상이 바로 창밖으로 비쳐 왔다. 섬뜩하였고, 그 형상은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나의 얼굴과 거의 맞닿아 있었다. 그건 바로 경마장에서 사온 말, 말 대가리였다.

정식으로 마구간을 지을 때까지 내 방 창문 옆쪽으로 차양을 내달고 말을 묶어 둔다는 것을 알았으나, 말 대가리가 바로 내 창문 앞에 올 수도 있다는 것은 미처 깨닫지 못하였던 것이다. 나는 그날의 일로 미루어 불과 며칠 동안이기는 해도 말 대가리 밑에 드러누워 우주와 인간, 시와 사랑, 철학과 행복 등등에 대해서 제법 골똘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말은 폐마가 되고, 그 폐마를 통해 아버지의 운명, 우리 집의 운명이 같은 것이라는 것을 느낀다.

그즈음 나는 절집의 이름 모를 여자와 어둠 속에서 만나게 되고, 삶이라는 은하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에 도달하게 된다.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혼돈은 창조의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다시 말해 모든 생명은 하나의 별이고 그 모든 별들은 절대 고독에 시달려 노래하고 있는 것임을 깨닫는다. 폐마가 하늘에 올라 천마 페가수스가 된 것처럼 아버지 역시 하늘에 올라 별이 되었고, 나는 어떤 음악 소리를 낼까 하는 물음을 던지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특징]

「모든 별들은 음악 소리를 낸다」는 크게 두 개의 의미망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나는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그간 아버지와의 갈등과 우리 집의 에피소드를 끌어낸다. 경마장에서 퇴출된 폐마의 운명을 통해 아버지의 삶과 우리 집안의 삶은 일치되며, 폐마가 하늘의 천마 페가수스가 되어 올라간다는 환상을 통해 모든 생명은 은하 속의 별과 같고, 고독하게 홀로 있는 별과 같은 존재들이 절대 고독을 달래기 위해 노래하고 있는 것이라는 보편적 인식으로의 전환, 그럼으로써 아버지의 삶까지도 이해하고 화해에 도달하게 된다.

다음으로 작가 자신이 문학을 하게 된 계기와 문학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아가고 있다. 법학 공부를 종용하는 아버지와 갈등하던 작가는 연뿌리를 캐는 사람들을 보았던 경험을 통해 연뿌리가 뻘 속에서 자라나듯 삶은 어차피 혼자이며, 철저히 혼자 힘으로 생명의 탄생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시를 쓰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모든 존재가 고독한 별이며, 고독을 이겨 내기 위해 노래를 하고 있다는 인식을 통해 문학이라는 것이 모든 별들이 내는 음악 소리의 하나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의의와 평가]

「모든 별들은 음악 소리를 낸다」는 윤후명 소설이 보여 주는 원체험, 즉 개인의 발견이 잘 드러나 있는 소설이다. 윤후명의 모든 소설들은 개인의 발견에서 출발해 다시 개인의 발견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하고 있다. 이것은 타자성에 맞선 유일한 현존의 실체인 나야말로 인간 삶의 근원적 조건이라는 작가 신념의 반영인데, 「모든 별들은 음악 소리를 낸다」는 어린 시절 데모대에 휩쓸렸다 개인을 발견하게 되고 비로소 시를 쓰게 된 계기를 보여 주는 소설이다.

또한 폐마가 “날개가 달린 천마 페가수스”가 될 수 있다는 이중적 이미지는, 비극적인 삶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며 마침내 극복하게 하는 윤후명 소설이 보여 주는 아름다움이다. 현실에서는 쓸모없는 말이지만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면 절망 상태에 빠져 있는 가족들의 기원을 천신에게 전달하기 위해 하늘로 날아가는 페가수스가 되며, 이때 폐마는 아버지와 동일시된다. 변호사라는 사회의 상류 계층에 속하는 신분에도, 타락한 현실 사회에의 적응에도 실패하고 자격 정지 상태 속에서 가축 사육이나 하다가 결국 비참한 인생을 매듭짓는 아버지도 비로소 긍정되는 것이다. 윤후명 소설 속에서 개인의 발견이 이루어지는 장소로서의 동래와 연뿌리를 캐는 연못의 설정도 눈여겨 볼만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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