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7220 |
---|---|
한자 | -少年 |
영어의미역 | A Pipe-playing Boy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안정민 |
[정의]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작가 이주홍이 1952년 『파랑새』에 연재한 장편 소설.
[개설]
향파 이주홍(李周洪)[1906. 5. 23~1987]은 1925년 『신소년(新少年)』에 「뱀 새끼의 무도」를 발표하고, 1929년 『조선 일보』에 첫 단편 소설 「가난과 결혼」이 입선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대한민국 예술원상과 대한민국 문화 훈장, 대한민국 문학상 및 부산시 문학상을 받았으며, 대표작으로 「메아리」, 「못나도 울 엄마」, 「못난 돼지」, 「피리 부는 소년」 등이 있다.
이주홍은 풍자와 해학, 재치와 상상력이 가득한 옛이야기를 비롯하여 우리들 삶의 진실이 담긴 글을 많이 남겨 아동 문학에 금자탑을 이룩하였다. 이러한 이주홍의 문학적 성과와 부산 발전 기여도를 기리기 위해 1981년에 이주홍 문학상이 제정되었으며, 이주홍 문학관이 2002년에 동래구 온천동에서 개관되기도 하였다. 「피리 부는 소년」은 1952년 9월 『파랑새』에 연재되었으며, 1955년에 세기문화사에서 『피리 부는 소년』을 출간하였고, 1994년에는 도서출판 산하에서 재출판하였다.
[구성]
「피리 부는 소년」은 전체 1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마다 독립된 이야기를 형성하지만 인물들이 현실을 체험하는 양상에 따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제1장에서 제7장까지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피란하던 길에 부모와 헤어져 고아 신세가 된 영구가 부산에서 7.85㎞[20리] 떨어진 시골에서 기거하면서, 아직 전쟁의 참상을 경험하지 않은 여섯 명의 소년들과 그들만의 놀이를 즐기며 살아가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제8장부터 제14장까지는 억울한 누명을 쓴 영구가 최준 아저씨를 만나러 부산으로 와 겪게 되는 고난과 부모를 만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나타나 있다.
[내용]
전쟁이 일어나자 서울에 살던 영구는 어머니하고 피란을 가게 된다. 아버지는 전쟁 통에 소식이 끊어졌고, 피란 도중 어머니와도 헤어져 부산까지 혼자 오게 된 영구는 다행히 같이 피란 오던 최준 아저씨의 도움을 받게 되고, 마음씨 좋은 장 노인 집에 머물게 된다. 영구는 장 노인 집에서 소 먹이는 일을 하면서 동네 친구들과 참외 서리며 갖가지 짓궂은 장난을 치며 잠시나마 전쟁을 잊고 살아간다.
그러나 영구는 억울하게 도둑질하였다는 누명을 쓰게 되고, 무작정 장 노인 집을 나와 최준 아저씨를 찾으러 부산으로 간다. 영구는 부산에서 이리저리 떠돌다 소매치기단에 들어가 갖은 고생을 하다가 우연히 옛 친구 승호를 만나 그 집에서 살게 된다. 방송국에 다니는 승호의 아버지는 영구의 피리 부는 솜씨를 칭찬하며 방송에 출현시킨다. 결국 승호의 도움으로 헤어졌던 어머니를 만나게 되고, 방송을 듣고 소식을 알려 온 아버지의 편지를 받는다. 그 후 전쟁이 끝나면서 영구는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가 있는 서울로 돌아간다.
[특징]
「피리 부는 소년」은 전근대적 삶의 양식이 남아 있는 시골 마을과 배타적 원리가 작동하는 근대적 도시인 부산에서의 삶 양식의 대립적 양상을 그려 내고 있다.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공동체적 삶의 양식이 살아 있는 시골 마을 아이들의 참외 도둑질은 인지상정으로 넘길 만한 오락적 성격이 강하다. 반면 부산에서 만난 소매치기단 아이들의 삶은 근본적으로 성인 세계의 폭력성이 영구 또는 전쟁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을 수단화하고 억압하는 실상을 첨예하게 드러내고 있다.
소설은 6·25 전쟁 시기 피란민들이 대거 유입됨으로써 이질적이고 배타적인 삶들이 혼재하는 공간인 부산을 배경으로 하여, 부산으로 오기 전과 후를 극단적으로 이분화하여 영구를 정신적으로 충격에 빠뜨린다. 그러나 옛 친구의 도움으로 소매치기단에서 벗어난다거나 잃어버린 어머니와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는 설정을 통해 해피엔딩을 이끌어 낸 점은 재미와 교화성을 추구한 이주홍의 문학관이 잘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피리 부는 소년」은 첫째, 농촌을 배경으로 하여 펼쳐지고 있는 농촌 아이들의 순박하고 발랄한 생활상을 작가 특유의 해학적 문장을 통해 유머 있게 그리고 있다. 이러한 유머는 단순한 웃음이 아닌 사실성을 기저로 한 웃음이며,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우리나라의 아동 문학에 재미성과 흥미성을 부여한 대중적 아동 문학으로서의 모습을 보여 준다. 둘째, 영구라는 소년이 시골 마을과 부산이라는 이원적 공간에서 겪는 체험을 통해 세계와 현실에 대한 변화와 성숙화의 과정을 보여 주는 일종의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소설의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로 오면 여러 사건들이 우연적, 작위적으로 그려짐으로써 감동이 반감되고 있는 한계를 노출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