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984년에 간행된 시조집 『겨울 달빛 속에는』에 수록되어 있는,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조 시인 정해송의 현대 시조.

[개설]

경상남도 고성군에서 출생한 정해송[1945. 12. 31~]은 부산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 오고 있는 시조 시인이다. 1976년 『동아 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겨울바다에 서서」가 가작으로 입상되고, 또 1978년에 『현대 시학』에서 시조 「항도(港圖)」로 시인 장순하의 추천을 받으면서 등단하였다.

1980년부터 부산시조시인협회 회원으로서 활동하면서, 1989년부터 1996년까지 부산시조시인협회에서 발간하는 시조 전문지 『부산 시조』의 편집 주간을 맡기도 하였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는 부산시조시인협회의 회장을 역임하였다. 또한 부산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부산 지역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국제 신문』의 신춘문예 시조 부문 심사 위원을 하기도 하는 등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겨울 달빛 속에는』은 1984년에 영경사에서 발간한 정해송의 첫 시조집이다. 전체적으로 서문, 시조 작품, 발문, 작가의 후기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은 시인 장순하가, 발문은 시인 김종이 각각 썼다. 총 50편의 시조 작품이 1~4부로 나뉘어 수록되어 있다. 「겨울 달빛」은 『겨울 달빛 속에는』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으로, 『겨울 달빛 속에는』이라는 표제는 「겨울 달빛」의 한 구절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후 「겨울 달빛」은 2001년에 발간된 시조 선집 『안테나를 세우고』에 재수록되면서 「겨울 달빛 속에는」이란 제목으로 수정되었다.

[구성]

「겨울 달빛」은 총 3수가 이어져 있는 연시조 작품이다. 각 수의 초장·중장·종장이 한 연을 구성하여 총 9연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각각 한 구가 한 행을 이루어 18행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내용]

안테나 가지에 앉아/ 노래하던 새 한 마리// 사유의 깃털 하나/ 허울인 양 흘려 놓고// 철 따라 떠난 자리에/ 겨울 달빛이 내린다.// 겨울 달빛 속에는/ 작은 새의 혼이 살아// 나래짓 가비얍이/ 빈 도시를 날으면서// 잃은 꿈 씨앗을 물어/ 언 가슴에 묻는다.// 생활 그 뜨락에는/ 살얼음이 깔리지만// 잊고 있던 노래들이/ 푸른 날로 일어서서// 우리들 잠든 영혼에/ 달빛으로 배어든다.

[특징]

시조 시인 정해송의 후기를 참고하여 『겨울 달빛 속에는』에 수록되어 있는 시조들을 분류해 보자면, 제1부에는 자연과 서정의 융합을 시도하려 한 작품들이, 제2부에는 등단 시절의 작품들이, 그리고 제3부에는 내면적 성찰을 통한 자아 확충을 모색하려 한 작품들이 각각 묶여 있다. 그리고 제4부에는 사설시조 3편을 포함한 그 외 작품들을 묶어 놓고 있다.

「기중기에 걸린 달」 등의 시조 작품에서는 새로운 감각으로 대상을 느끼고 받아들여 표현하려고 하는 특성이 잘 드러난다. 또 「안테나를 세우고(1)」, 「닻을 내리고」 등을 통해서는 내면세계에 지적으로 파고들어 자아의 본체를 회복하려는 시인의 탐색을 여실히 보여 준다. 「겨울 달빛」 또한 이러한 작품 세계의 선상에 있는 시조로서, 황량한 도시 문명과 차가운 현실 속에서 내면적 사유를 지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의와 평가]

「겨울 달빛」을 비롯한 정해송의 시조는 시대에 대한 비판과 저항 의식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역사 현실에 응전하는 저항 정신으로, 현실의 사회적 모순을 날카롭게 시조로 형상화하였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러한 현실에 대한 인식을 깊게 반영하면서도 시적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