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7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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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鬼-聲 |
영어음역 | Gwiui-seong |
영어의미역 | The Sound of a Ghost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근대/개항기 |
집필자 | 안정민 |
[정의]
이인직이 부산 지역을 배경으로 창작하여 1906년 10~1907년 5월 『만세보』에 연재한 신소설.
[개설]
작가 이인직(李人稙)[1862. 7. 27~1916. 11. 25]은 조선의 근대 문학 운동에 이바지한 인물이다. 대부분의 신소설 작가들이 그러하듯이 친일적·반민족적 성향이 매우 강하였고, 그러한 의식이 작품 속에 많이 함축되어 있다. 이인직의 주요 작품으로는 「혈의 루」, 「귀의 성」, 「은세계」, 「치악산」, 「모란봉」 등이 있다. 「귀의 성」은 1906년(고종 43) 10월부터 1907년(순종 1) 5월까지 『만세보(萬歲報)』에 연재되었다. 1907년 10월 3일에 황성광학서포에서 『귀의 성』 상편을 초판 간행하였고, 1908년(순종 2) 7월 25일에 중앙서관에서 『귀의 성』 하편 초판을 출간하였다.
[구성]
「귀의 성」은 처첩 간의 갈등과 관리층의 무능 및 부패를 복수극의 구조로 전개하고 있으며, 개화기 소설로는 드물게 평면적 시간 구조가 아닌 역순행적 구성 방식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내용]
강동지는 평민으로 재산과 신분 상승에 대한 욕망이 강한 인물이다. 강동지는 춘천 군수로 김승지가 부임하여 자신의 딸 길순을 첩으로 삼고자 하자 이를 허락한다. 김승지의 본부인이 이를 알고 친정 동생을 동원하여 서울로 자리를 옮겨 버리자 김승지는 부인이 무서워 길순을 들이지 못한다. 강동지는 딸이 악몽을 꾼 것을 계기로 딸을 데리고 서울로 오나 문전박대를 당한다. 길순이 아들까지 낳게 되자 본부인은 여종인 점순과 모의하고, 점순이 최춘보를 끌어들여 결국 길순 모자는 그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이후 강동지는 변장을 하여 살인을 하고 부산으로 달아난 점순과 최춘보를 죽이고, 김승지 부인에게도 복수를 한 후 해삼위[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난다.
[특징]
「귀의 성」은 처첩 간의 갈등을 통하여 몰락하는 지배 계층과 신분 상승을 노리는 상민들의 적나라한 모습들을 그리고 있으며, 일부종사의 구윤리관에서 벗어난 결혼관, 미신 타파 의식 및 현대적 문물 등을 통해 변화된 사회상을 보여 주는 신소설이다. 또한 철도와 우편 제도의 적극적인 활용, 점순과 최춘보가 부산을 피난처로 삼고 초량에 집을 얻었다는 사실, 범어사(梵魚寺) 등 부산 지역의 다른 지명이 작품 속에 등장하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점이다.
[의의와 평가]
최초로 철도를 등장시킨 「귀의 성」은, 다른 신소설과는 달리 철도를 신교육의 열망을 위한 매개가 아닌 범죄 도피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점순 내외를 부산으로 도망치게 한 설정은 철도를 이용한 흥미 유발과 개항 이후 부산의 인구 증가 등이 고려되었을 것이다. 또한 우편국과 재판소 등의 근대 제도의 언급을 통해, 1895년(고종 32)에 동래우체사가 개설된 뒤 1905년(고종 42)에 부산우편국으로 개설된 실제 사실과, 1895년 5월에 설치된 부산재판소의 존재를 통해 당시 부산 지역이 우편 제도와 법사 제도의 실현장으로 제시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근대 제도가 일본의 침략 수단이었음을 간파하지 못한 것은 작가가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