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7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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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怪- |
영어의미역 | A Man of Eccentric Personality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필남 |
[정의]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아동 문학 작가 이영찬이 1984년에 창작한 장편 청소년 명랑 소설.
[개설]
「우리들의 괴짜」는 소년 소녀를 위한 명랑 소설로, 아동 문학가 이영찬[1938~1994]의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 이영찬은 21세가 되던 1959년에 『경향 신문』과 『국제 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별과자와 가방」, 「착한 별들」이 동시에 당선된 이후 문단에 나와 열악한 부산의 아동 문학을 이끌어 나갔다.
이후 향파 이주홍(李周洪)[1960. 5. 23~1987]이 주도한 『문학 시대』 편집자로 태화출판사에서 잠시 근무하기도 하고, 경상남도청 공보실의 임시 직원으로 일하기도 하는 등 생활을 꾸려 나가면서 글을 썼다. 1961년에는 이주홍이 제정한 제1회 아동 문학상을 받았으며, 1964년에는 학원사의 소년 소설 현상 모집에 「바다가 보이는 언덕」이 당선되는 등 문학적 저력을 거듭 과시하였다. 『우리들의 괴짜』는 1984년에 경양사에서 출간되었으며, 1988년에는 몇 부분을 제외하고 모든 내용이 동일한 『괴짜 만세』가 대일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구성]
「우리들의 괴짜」는 남의 불행을 자신의 불행처럼 여기며 살아가는 주인공과 불우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을 그리기 위해 몇 가지 큰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다.
[내용]
고등학생[『괴짜 만세』에서는 중학생으로 등장] 형기는 6월의 따뜻한 태양이 비치는 전망 좋은 교실 뒷자리에 앉아 나른하고 지루한 수학 수업을 듣고 있다. 형기는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하여 앞에 앉은 기동의 교복 자락에 낙서를 하다가 선생님한테 들켜 크게 야단을 맞는다. 야단을 맞아도 전혀 개의치 않는 형기는 기동에게도 미안해 하지 않는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집으로 돌아온 형기는 문구점을 하는 전직 역사 선생님인 아버지와 가족들의 식사 준비를 하는 어머니, 새침한 여동생 형숙, 대학에서 연구 수업을 하는 형 형철과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활을 한다.
그 시각 기동은 형기가 낙서를 한 교복을 입고 속상해 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는 시장에서 장사를 하다 몸져누워 있는 어머니와 힘들게 어머니 대신 장사를 도맡은 여동생 경미가 있다. 기동은 점심을 굶어 기운 없는 걸음을 옮기며 형기를 생각한다.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지만 전혀 잘난 척하지 않는 형기에게 기동은 호감을 갖고 있었다. 그런 형기가 여동생 경미가 정성스럽게 다려 준 교복에 낙서를 하였기에 기동은 더욱 기운이 없다.
하지만 기동은 그런 실없는 생각을 오래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아픈 어머니가 일을 못하는 바람에 더욱 어려워진 집안 형편 때문이다. 석 달째 밀린 월세와 학비 그리고 세 식구가 겨우 입에 풀칠하느라 병원에도 한번 못 가는 어머니가 기동의 마음을 짓누른다.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어 보려 하였으나 어머니와 동생 경미의 반대로 어쩔 수 없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 기동이의 마음은 편치 않다. 그래서 기동은 시장에서 배달 아르바이트와 새벽 신문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기동은 시장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다 큰 사고를 당하고 만다.
그 무렵 형기는 동생 형숙의 부탁으로 형숙과 친구들의 산행에 보호자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부잣집 딸 난희를 만나면서 호감을 갖게 된다. 갑자기 나타난 불량배들 때문에 위기가 닥쳐오지만 형기는 침착하게 불량배들을 물리치고, 그 모습을 본 난희도 형기에게 호감을 갖게 되어 막내 동생의 태권도 가정 교사로 형기를 추천한다. 하지만 형기는 난희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형기는 며칠째 결석을 하고 있는 기동이 신경 쓰여 선생님께 기동의 주소를 받아 그의 집으로 찾아간다. 기동의 동생 경미에게 기동의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기동의 어려운 집안 형편을 보고 놀란다. 형기는 기동의 교복에 낙서를 한 뒤에 벌어진 일이라서 왠지 모를 자책감을 느끼고, 기동을 도와주려고 부모님과 선생님께 알리는 등 많은 노력을 하지만 큰 액수인 기동의 병원비를 마련하는 것이 어렵기만 하다. 난희의 부탁을 거절한 것이 생각난 형기는 그 길로 난희의 아버지를 만나고 일 년치 월급을 선불로 받는다.
형기는 월급을 받게 된 기쁜 마음에 기동의 집으로 찾아갔지만 그곳에서 뜻밖의 일을 겪게 된다. 바로 기동이 어머니의 죽음이다. 슬퍼하는 경미를 두고 형기는 선불로 받은 월급으로 동네 사람들과 장례 준비를 한다. 병원에 누워 있는 기동에게는 알리지 않기로 하고 경미와 형기는 슬픈 장례식을 치른다.
아무것도 모르는 기동은 퇴원하는 날 그동안 도움을 준 형기에게 고마움을 전하지만, 형기가 어머니의 죽음을 자신에게 알리지 않은 것에 격분하여 형기와 다툰다. 그 일로 경찰이 오고 조사를 받게 된다. 그동안의 일을 모두 알게 된 기동은 병원에 입원한 형기를 찾아가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사과를 한다. 형기는 태권도 2단의 실력도 별것 아니라며 너스레를 떨며 웃어 버린다.
그 후 ‘괴짜 만세’라는 글이 쓰인 풍선을 가지고 병원을 찾은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의 문병을 받으며 형기는 행복해 하고,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과 형기 아버지 그리고 난희 아버지와 형기 아버지의 특별한 인연이 밝혀지면서 모두에게 훈훈한 결말을 맺는다.
[특징]
「우리들의 괴짜」의 특징적인 면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부산 지역의 모습을 어렴풋하게나마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소설에서는 구체적인 부산 지역의 지명이 나타나 있지 않다. 하지만 “성냥갑처럼 따닥따닥 붙은 건물들 너머로 부두가 보이고 바다에는 여러 척의 배들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 멀리 물과 맞닿은 수평선 쪽으로 곰살맞게 기는 벌레처럼 드나드는 배들도 많았다”라는 내용으로 보아 소설 속 배경이 부산의 초량이나 감천동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K 공원으로 표기되는 곳은 부산의 금강 공원임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지금과는 다른 부산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둘째는 「우리들의 괴짜」가 1977년에 영화감독 이형표에 의해 영화 「괴짜 만세」로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당시 「고교 얄개」의 성공에 힘입어 코믹 학원 영화가 봇물 쏟듯이 경쟁적으로 만들어졌는데, 동아흥행은 영화 감독 이형표를 앞세워 영화에 이승현, 강주희 진유영, 최유리를 출연시켜 ‘허리우드 극장’에서 개봉해 4만 4506명의 관객을 동원하였다. 영화의 내용과 소설의 내용은 동일하다.
[의의와 평가]
「우리들의 괴짜」는 청소년 시절에 한번쯤은 겪어 봤음직한 우정과 사랑을 그리고 있는 이야기로, 어른들에게는 유년의 순수한 시절을 기억하게 한다. 「우리들의 괴짜」의 의의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작가 이영찬을 빼놓을 수 없다. 이영찬은 향파 이주홍 이후로 열악한 부산 지역에서 아동 문학을 일군 대표적인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이영찬의 언어에서 치열함은 드러나지 않는 듯 보이지만 평범한 언어들 속에서 상큼함과 상쾌함, 영롱함, 풋풋함, 깜찍함, 소담함이 느껴진다. 이영찬은 인물들의 가식 없는 마음결이 전해지는 이야기를 주로 썼다. 이영찬의 대표 작품은 「별과자와 가방」, 「개구장이 만세」 등인데, 이러한 동화들에는 모두 여섯 살 먹은 남자아이 ‘국이’가 등장한다. 여전히 이영찬은 ‘국이 이야기’의 작가로 기억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