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7210 |
---|---|
한자 | -壁畫 |
영어의미역 | The Mural Which We Paint O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부산광역시 동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필남 |
[정의]
부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류 소설가 박영애가 동구 일대를 배경으로 2012년에 창작한 단편 소설.
[개설]
소설가 박영애는 1996년에 단편 소설 「상처, 그 언저리」로 등단하였으며, 2006년에 오늘의 문학사에서 『아내의 책상 』을 출간하였다. 이후 부산 지역을 대표하는 여류 소설가 중 한 명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우리가 그리는 벽화」는 2012년 1월 10일에 계간문예에서 출간한 『우리가 그리는 벽화』에 수록되어 있는 박영애의 단편 소설로, 역사와 사회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 주고 있다.
[구성]
「우리가 그리는 벽화」는 ‘오동나무 집 여자’와 ‘폐지 줍는 노인’을 각각 화자로 내세워 두 개의 플롯이 병렬적으로 전개되는 구성 방식을 취하고 있다.
[내용]
「우리가 그리는 벽화」는 두 개의 이야기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오동나무 집 여자’인 화자가 바람난 남편을 사람을 시켜 염탐하며, 그것이 얼마나 부도덕하고 위험한 일인가를 말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오동나무 집 여자가 만나는 폐지 줍는 노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자는 중산층 여인이고 후자는 최하층에 속하는 노파이다.
노인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8세가 되던 해 이장네 양딸로 들어갔다가 학대에 가까운 소외감으로 가출을 한다. 그리고 흑인 미군 병사 로버트를 만나 텍사스촌의 주민이 되어 아이를 낳고 사는 행복한 삶을 꿈꿨으나 곧 버림을 받는다. 이후 다른 한국인 남자를 만나 아이를 낳고 살았으나 과거 양공주였다는 사실 때문에 매를 맞고 집을 나온다.
노파는 이 집 저 집을 다니면서 거리의 폐품을 주워 생활하며 빼앗긴 두 아이에 대해 생각한다. 노파는 박제된 개와 비둘기와 함께하는 지독한 고독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런데 노파는 폐품을 수집하기 위해 주변 지역의 모든 집을 드나들어 동네의 이야기를 보거나 들어 알고 있다. 노파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있던 오동나무 집 여자의 남편이 다른 젊은 여자와 외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특징]
「우리가 그리는 벽화」는 표리부동한 삶의 현실을 묘사하면서도 그것의 숨은 현실을 사회적·문화적 측면에서 꿰뚫어 보는 작가의 넉넉한 통찰력을 담고 있다. 박영애의 소설집에 실린 총 7편의 소설에는 재개발 마을의 범죄자, 팔라우에서 숨진 학도병 등 다양한 시선으로 본 우리 시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이 이야기들이 모두 부산과 부산 사람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작가의 말마따나 형식이나 대상이 다르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부산을 통해 우리 시대의 역사를 다 보여 주고자 하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그리는 벽화」 또한 부산 초량 텍사스촌에서 양공주로 살 수밖에 없었던 한 여성의 삶을 통해 우리 역사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의의와 평가]
「우리가 그리는 벽화」는 부산역과 초량 근처에 살고 있는 인물들의 모습을 조명하고 있다. 노파는 젊은 시절에 초량 텍사스촌의 양공주였으며, 현재는 초량 근처에서 폐지 줍기를 해서 살아가고 있는 누추한 신세이다. 몇 십 년 전의 부산 초량과 현재의 초량을 소설적인 측면에서나마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현재의 부산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사건]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 주고 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