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72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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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皇帝 |
영어의미역 | Our Emperor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부산광역시 영도구|중구 남포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필남 |
[정의]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소설가 윤정규가 중구와 영도구를 배경으로 1986년에 창작한 정치 소설.
[개설]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소설가 윤정규(尹正圭)[1937. 5. 1~2002. 5. 28]는 해방 이후 부모와 함께 귀국하여 부산에 정착하였다. 1954년에 아버지가 사망하여 가세가 기울자 동국대학교 1학년을 중퇴하고 독학으로 문학 수업을 하였다. 부산 지역에서 방송국과 신문사 등에 재직하였고,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와 『국제 신문』 논설위원, 부산소설가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또한 요산 문학제의 대회장직을 맡아 문학 강연회를 개최하고 요산 생가를 순례하는 등의 행사를 주관하였다.
윤정규는 등단 이후 40여 년간 100여 편에 이르는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사망 직전인 2001년에도 두 편의 장편 소설을 상재하는 등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전개하였다. 『우리들의 황제』는 1986년 1월 1일에 해문출판사에서 출간하였다.
[구성]
「우리들의 황제」는 소설 기법의 측면으로 보면 사회적 현실에 대한 직설적 화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우리들의 황제」는 우회적이거나 비유적인 표현보다는 정공법의 소설 기법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1인칭보다는 3인칭을 선호하고, 묘사보다는 서술에 의존한다. 작가의 목소리에 가까운 논평의 잦은 삽입과 빈번한 사전 제시, 언어적 밀도의 약화 등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내용]
독재 정권의 혼탁한 물이 한반도를 휘젓고 있던 1958년 가을, 필제는 권투 선수로 군대에 있다가 4년 만에 제대한다. 싸움에 천부적인 소질을 가진 필제는 두 척의 배를 가진 아버지 성기수가 밀수업을 하는 것이 싫어 대학을 중퇴하고 군대로 갔다. 하지만 제대 후에도 아버지는 여전히 밀수꾼이고, 필제는 이에 반항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성기수가 출항을 나갔는데 예정보다 빨리 돌아온 성기수의 배에는 성기수를 제외한 선원들만이 타고 있다. 선원들은 필제에게 아버지의 실종 익사 소식을 전한다. 그것은 실종이라기보다는 죽음이 기정사실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필제는 아버지의 채권, 채무 등의 사업 전반을 알게 되고, 아버지의 죽음에 석연찮음을 느끼며 아버지의 동업자인 김동천을 의심한다.
이후 필제는 깡패들이 모여 있는 부산 남포동 일대로 뛰어든다. 1950년대 후반 대통령 이승만은 영구 집권을 위해 광분해 있었고, 자유당 고위층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권력만을 추구하였다. 정권이 깡패와 결탁하고 있는 것이었다. 집권자들이 깡패에게 등을 기대는 형편이니, 경찰은 무력해질 대로 무력해져 치안은 엉망이고 거리에는 실업자가 득실거렸다. 이 모습은 부산도 예외는 아니었다. 부산 남포동은 특히 조직 깡패가 판을 치고 있는 암흑가였다. 황제라 불리는 필제는 사회와 정권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밀면서 주먹으로 차례차례 부산 암흑가를 접수해 간다.
[특징]
「우리들의 황제」은 부산광역시 중구 남포동 일대를 주요 배경지로 삼고 있으며, 동광동과 하단, 서면 등 부산의 동네가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또한 1950년대 후반 부산의 시대 상황 등을 잘 포착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의의와 평가]
윤정규의 소설은 대체로 강한 현실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가는 초기 작품 「사각(死角)」, 「이 에덴에서」, 「사족 기행」 등의 전후 소설을 통해 전쟁과 분단의 상처를 그려 냈고, 이후에는 정치·사회·경제적인 불평등과 부조리, 가난하고 소외된 농민과 노동자층의 어려운 삶 등을 현실 비판적이고 행동주의적인 시각에서 그려 냈다.
단편 소설 「모반」과 「장렬한 화염」의 경우는 1970년대 노동 소설의 출발점에 놓이는 작품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정규는 「천사」, 「월야」, 「흐르지 않는 물」 등을 통해 부산이라고 하는 특정 지역의 문학화에 주력하기도 하였고, 노년의 작품 「두 나그네」, 「LUX 비누로 목욕을 하며」, 『얼굴 없는 전쟁』 등을 통해 노인 소외 문제에 천착하기도 하였다. 「오욕의 강물」과 「한수전(恨水傳)」은 일본어로 번역되어 소개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