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71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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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Jagalchi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부산광역시 중구 자갈치해안로 52[남포동 4가 37-1]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손남훈 |
[정의]
2006년에 간행된 시집 『젊은 악사를 위하여』에 수록되어 있는,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시인 박철석의 현대 시.
[개설]
박철석[1930. 1. 28~]은 경남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아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세종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아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 교수로 있다. 1955년 『현대 문학』에 시 「까마귀」를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등단 전부터 ‘청포도’, ‘기’ 등의 동인 활동을 하며 왕성하게 작품을 썼다. 동양 사상에 바탕을 둔 서정적이면서도 전통적인 자연관의 탐구, 한과 허무 의식의 표출이 박철석 시의 주류를 이룬다. 한편으로는 견고한 이미지와 절제된 정서를 특징으로 하는 시적 경향을 보이기도 하였다.
시집으로 『목련』[1954], 『까마귀』[1956], 『실내악』[1969』, 『하단의 바람』[1989], 『외로운 귀 하나』[1995], 『계란밥』[2001], 『젊은 악사를 위하여』[2006]가 있다. 1995년까지 동아대학교에 재직하며 『한국 현대 시인론』, 『한국 현대 문학사론』, 『새 발굴 유치환의 시와 산문』과 같은 저서도 남겼다. 1989년에 제6회 동아 학술상을 받았고, 1997년에는 효당 문학상을, 2007년에는 제9회 설송 문학상을 받았다. 「자갈치」가 수록되어 있는 시집 『젊은 악사를 위하여』는 민지사에서 출간하였다.
[구성]
「자갈치」는 1연 14행으로 구성되어 있는 현대 시이다.
[내용]
그날 고갈산에 검은 구름을 몰고 온/ 바람은/ 자갈치 앞바다에서 몸을 풀었다/ 빗물에 갇힌 자갈치 어시장/ 아낙들은 미친년의 무엇 같다고/ 찌푸린 하늘에다 쌍욕을 해 대며/ 찢어진 천막을 손질한다/ 남루한 어둠이 주막집 낮은 지붕 아래/ 일찍 찾아와 몸을 누이고/ 육지가 그리운 사내들은/ 더러는 여자를 찾아가고/ 더러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선창가/ 정작 자갈치를 노래한 시인은 없고/ 옹이 같은 자갈치만 남아 함부로/ 비를 맞고 있다
[특징]
「자갈치」는 부산의 대표적 서민 공간인 자갈치를 통해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다루고 있다. 또한 부산 지역 시인인 고(故) 정영태에 대한 그리움도 함께 담아 노래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검은 구름을 몰고 온/ 바람”과 같은 삶이 자갈치였다. “찌푸린 하늘에다 쌍욕을 해 대며/ 찢어진 천막을 손질”하며 그 시련을 극복해 낸 자갈치였다. 검은 구름에 가려지고 바람에 날아갈 수도 있었으나 그에 굴하지 않고 하늘에 삿대질을 하며 다시 벌떡 일어나게 한 것이 자갈치였다.
자갈치가 부산의 삶에 끼친 영향에 비한다면, 그 예술적 소출이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시인은 그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자갈치를 읊을 수 없었던 것은 그것이 온전한 삶 그 자체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부모의 은혜를 시시콜콜 외고 다니지 않는 것처럼, 물과 공기의 고마움을 외고 다니지 않는 것처럼 “옹이 같은 자갈치”는 부산 사람의 피와 살로 내면화되어 있다. 그런 부산의 언어는 말랑말랑하지 않고 꼭꼭 씹어야 속맛을 드러내는 질긴 성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