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목차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06814
한자 現代-儀禮
영어의미역 Ritual in Contemporary Times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승찬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부산광역시 전역

[정의]

부산광역시의 주민들이 일생을 거치면서 인생의 중요한 단계마다 행해지는 현대의 사회적·개인적 의례.

[개설]

현대의 의례는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겪게 되는 현대의 의식과 예절을 말한다. 부산광역시에서는 현재에도 사람의 일생과 관련하여 특정한 의례가 행해지고 있다. 사람의 일생에는 분리(分離)·전이(轉移)·통합(統合) 등의 세 요소의 고비가 있다. 분리 의례는 개인이 이전에 가졌던 지위로부터 벗어나는 의례이며, 전이 의례는 새로운 지위 앞에 가로막힌 장애를 제거하는 의례이고, 통합 의례는 그가 새로 얻은 지위에 흡수되는 의례이다.

부산 지역에서 행해지는 현대의 의례는 출생 의례, 성인식(成人式), 혼례(婚禮), 장례(葬禮), 제례(祭禮), 자동차 고사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출생 의례]

출생 의례를 보면, 옛날에는 아기가 태어나기 전 산부의 진통이 시작되면 아기가 태어날 방의 손 없는 곳에 삼신상을 차리고, 산파는 아기가 잘 태어나게 온갖 정성을 쏟는다. 아기가 태어나면 그때부터 대문에 3·7일 동안 금줄을 쳐 외부로부터의 부정(不淨)을 차단한다. 이 출산 의례는 아기가 모태의 세계로부터 현세의 세계로 분리되는 단계이고, 그 뒤 3·7일을 거쳐 백일잔치를 갖는 것은 전이 단계이며, 돌잔치는 어린아이로 편입되는 통합 단계인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병원에 가서 아기를 낳기 때문에 그런 절차가 없고 돌잔치만 성대히 한다.

[성인식]

옛날에는 성인식으로 남아와 여아의 나이 15세가 되면 관례(冠禮)와 계례(笄禮)를 치른다. 지금은 19세가 되면 ‘성인의 날’인 양력 5월 16일에 성인식을 가져 그때부터 사회적으로 성인이 된다. 옛날에 행하던 관례와 계례는 전통 의례의 본보기로 학당이나 일부 대학에서 전통 의례의 행사를 치르지만 대부분의 남녀는 치르지 않는다. 다만 젊은 층에서는 이성 간에 향수와 장미를 선물하면서 성년이 된 것을 축하하는 의례가 남아 있어 전통적인 의례의 변형된 모습이라 추측된다. 또한 결혼 전날쯤에 ‘댕기풀이’라 하여 간단한 술자리를 마련하는데, 이 역시 관례와 계례의 풍습이 변형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성인식은 전이 의례와 분리 의례와 통합 의례가 겹쳐 행해지는 의례라 할 수 있다.

[혼례]

혼례는 옛날에는 의혼(議婚)·납채(納采)·납폐(納幣)·친영(親迎) 등의 네 절차로 되어 있다. 혼례를 보면 혼례식 앞의 행사는 전이 의례와 분리 의례가 겹쳐 있고, 혼례식 뒤의 ‘신랑 다루기’ 행사 등은 통합 의례에 속한다. 이는 양 집안이 새로운 소통 관계의 맺음이요, 새로운 가족 단위를 이루는 통합 의례인 것이다. 요사이의 혼례는 농촌 사람의 도시 이주의 가속화와 농업에서 공업화로 전환되는 속도가 급속하여 혼례식을 예식장에서 많이 가지며, 전통 혼례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만 행하는 형편이다.

일반적으로 현대의 혼례는 약혼식 때 구두로 약혼을 하고, 결혼식 전날 저녁에 신랑 친구들에 의해 신부 집에 함을 전하는 것을 ‘함을 판다’고 하여 사주·예물·채단 등을 구비한 트렁크를 신부 집에서 돈으로 사고 술을 대접하는 것으로 약혼을 의미하기도 한다. 때로는 신랑이 될 사람이 저녁에 함을 직접 가져가기도 한다. 결혼식은 예식장에서 사회자의 지시에 따라 개식, 신랑·신부의 입장, 혼례식[신랑 신부 맞절, 신랑 신부 혼인 서약, 예물 증정, 성혼 선언문 낭독, 주례사, 양가 대표 인사, 신랑 신부 인사와 퇴장], 폐식의 순서로 진행된다. 그 후, 폐백실에서 신부가 예물을 가지고 처음으로 시부모에게 뵙는 의례인 현구고례(見舅姑禮)를 하고, 이어서 신랑과 신부는 신혼여행을 떠난다.

[장례]

장례의 차례는 『사례편람(四禮便覽)』에 의하면 복잡하게 진행된다. 이 전체 과정을 다섯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초종(初終)[천거정침(遷居正寢), 속광(屬纊), 皐復(고복), 사자상(使者床)], 둘째 습렴(襲斂)[시사전(始死奠), 습(襲), 소렴(小殮), 대렴(大斂)], 셋째 치장(治葬)[발인제(發靷祭), 노전제(路奠祭), 고별제(告別祭), 산신제(山神祭) 즉 개토제(開土祭), 평토제(平土祭)], 넷째 흉제(凶祭)[반혼제(返魂祭) 겸 초우제(初虞祭), 재우제(再虞祭), 삼우제(三虞祭), 졸곡제(卒哭祭), 부제(祔祭), 소상(小祥), 대상(大祥), 담제(禫祭)], 다섯째 길제(吉祭)의 순서로 진행된다.

초종은 분리 과정, 습렴은 보완 과정, 치장은 전이 과정으로 가족과의 결별[혈연적 결별]과 마을과의 결별[지연적 결별]이다. 흉제는 반혼제로부터 졸곡제까지는 가족과의 재결합 과정, 흉제의 부제로부터 길제까지는 저승 사회에의 조상신과 망자와의 통합 과정이다.

또 사자(死者)·혼백(魂帛)·신주(神主) 등의 이행 과정을 보면, 천거정침에서 대렴까지는 시신 형태로, 습렴 뒤로부터 평토제까지는 혼백 형태로, 반혼제부터 신주를 써서 사당으로 모셔지게 된다. 한편, 혼백 모시기부터 장례까지는 제수 차리는 것을 전(奠)이라 하고, 장례를 치른 후부터는 제(祭)라 이른다. 또 죽음에 대해 속광을 예비적 확인, 고복[초혼]을 결정적 확인, 습렴을 보완적 확인이라 한다. 그리고 사자가 되면 삼우제까지는 영좌(靈座)에 조석(朝夕) 상식(上食)을 올리고, 그 뒤부터 대상까지는 삭망(朔望)에만 상식을 올린다.

요사이의 장례 의식은 직업적인 장의사의 등장, 염습 과정과 상복제의 대폭적인 간소화, 영구차의 등장, 선영을 대신한 공동묘지 및 가족묘지 등의 이용, 혼백을 대신한 사진의 사용, 성복제·노전제·고별제 등과 흉제의 소멸, 상식과 사당의 소멸, 상청(喪廳)·소상·대상 등의 소멸, 화장제(火葬制)의 등장 등으로 간소화되어 있다. 현재 장례는 습렴·발인제·삼우제 정도로 거행하고, 그 후에 직장에 나가거나 일상으로 복귀한다. 이를 날로 치면 6일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제례]

제사는 통상적으로 가가례(家家禮)에 따른다. 일반적으로 제사 절차는 제수 진설, 분향, 강신(降神), 참신(參神), 초헌, 독축, 아헌, 종헌, 첨작, 계반삽시(啓飯挿匙), 개문(闓門), 계문(啓門), 헌다(獻茶), 철시부반(撤匙復飯), 사신(辭神), 철상(撤床), 음복으로 되어 있다. 제사의 전체 계열 체계는 4개 단위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진설에서 참신, 둘째 초헌에서 첨작, 셋째 계반삽시에서 철시부반, 넷째 사신에서 음복으로 되어 있다. 첫째는 예비 단계, 둘째 셋째는 본격 단계, 넷째는 보완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예비 단계는 생자와 사자가 재결합 단계로, 본격 단계는 사자를 대접하는 단계로, 보완 단계는 사자를 보내고 혈연 단합 단계로 볼 수 있다. 제사는 위와 같은 형식을 매개로 조상을 연년이 연속적으로 접촉하여 혈연관계를 재확인하는 의례라 할 수 있다. 4대 이상의 조상은 묘제로 행한다.

[자동차 고사]

현대에 들어와 자동차 운행이 늘면서 자동차 운전자들 사이에 새롭게 의례가 형성되었다. 자동차 운전자들이 행하는 의례는 주로 고사(告祀)이다.

1. 특용차 차량 운전자들의 고사

소방차와 구급차 같은 특용차 차량 운전자들의 고사는 비정기적으로 행하는 공동 의례, 정기적으로 행하는 공동 의례, 비정기적으로 행하는 개별 의례로 나뉜다. 비정기적으로 행하는 공동 의례는 관할 구역에서 새로 차량이 영입되었거나, 대형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행해진다. 정기적인 공동 의례는 명절이나 처음 차가 영입된 날을 기준으로 의례를 행한다. 일반적으로 소방서의 공용 부지나 차고, 혹은 사고가 많이 나는 교차로나 삼거리·사거리 등에서 행해진다.

고사의 절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기관장이 차량 고사 참석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차 앞에 제물을 진설한다. 이때 차 문은 모두 열어 둔다. 기관장이나 차량 담당자가 축문을 읊는다. 그리고 소장, 부소장, 차량 반장, 대원 순으로 재배 혹은 삼배를 한다. 이때 고사 참석자들은 돼지머리에 돈을 꽂거나 제상 위에 돈을 얹는다. 제주(祭酒)를 차바퀴 및 차체에 뿌리거나 차고 주위에 골고루 뿌린다. 제상에 진설했던 북어로 바퀴나 차체를 두드려 잡귀를 쫓는다. 기관에 따라 생계란이나 삶은 계란을 바퀴에 놓고 차를 움직여 깨거나, 차체에 던져 잡귀를 쫓는다. 고사에 쓴 북어는 무명 실타래로 감아 차에 비치한다.

개별적으로 베푸는 의례의 경우 북어와 소금, 술 등을 사용해서 비교적 간단하게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주물을 통해 재해의 근원이라 여겨지는 부정한 기운과 귀류(鬼類)를 제압하여 퇴치하는 주술적인 액풀이가 주를 이룬다.

2, 영업용 차량 운전자들의 고사

영업용 차량 운전자들의 경우 주로 개인적으로 의례를 행한다. 차를 새로 구입하거나 소유하였을 때 주로 행하는데, 그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차에 시동을 걸고 헤드라이트나 비상등을 켠다. 보닛과 트렁크 및 차 문을 모두 연다. 차 앞에 돼지머리 등 제물을 진설한 후 차주 및 운전자가 먼저 재배 혹은 삼배를 한다. 고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재배를 하며 돼지머리에 돈을 꽂거나 제상에 얹는다. 제주를 차바퀴 및 차체와 도로 주변에 뿌린다. 북어, 소금, 팥 등으로 차체를 두드리거나 차바퀴에 뿌려 잡귀를 물리친다. 운전자에 따라 부가하여 바가지, 계란, 북어 등을 바퀴 앞에 놓고 차를 움직여 깨트리기도 한다. 고사에 쓴 북어는 명주실이나 무명 실타래로 감아 차 안에 매달거나 넣어 둔다.

또 운행 도중에 손님이 적어 경제적 곤란을 겪게 되었을 경우나 사고로 인해 경제적 피해는 물론 운전자의 불안 심리가 고조되었을 경우 개인 의례로 고사를 지내기도 하는데, ‘손님이 적거나 접촉 사고가 잦을 경우 소금이나 고춧가루, 팥 등을 차체에 뿌린다.’, ‘차바퀴 네 곳에 각기 날계란을 놓고 그 위를 밟고 지나간다.’, ‘바퀴에 부정이 생긴 탓이라 여겨 바퀴를 새로 간다.’ 등의 행위를 한다.

또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바퀴에 술과 소금을 뿌리거나, 트렁크에 소금을 넣고 다니거나, 보닛에 북어를 매달아 두기도 한다. 이러한 자동차 고사는 전통 사회의 액막이 고사의 제의 방식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동시에 대상 신에 대한 관념은 약화되고 전통적 제의 공간에 대한 인식 역시 변모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는 중요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