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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요법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05600
한자 民間療法
영어의미역 Folk Remedies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집필자 김승찬

[정의]

부산 지역의 민간에서 사람이 병이 나거나 손상을 입었을 때 흔히 사용하는 질병 치료법.

[개설]

민간요법은 생활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약물이나 주술적 방법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의료 행위로서, 현대에 이르러 과학적 의학에 의해 속신이니 미신이니 하여 물리침을 받고 있는 기층문화의 일종이다. 민간요법은 오랫동안의 병의 치료와 그에 따른 지식의 축적으로 이루어진 치료법인데, 여기에 귀신 때문에 발병한 병은 악령을 쫓아냄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는 주술 요법이 크게 작용하였다. 주술 요법은 간단한 주문을 계속 외거나 주부(呪符)를 사용하여 악귀를 쫓아내기도 하며, 길고 복잡한 과정을 가지는 무당의 굿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가 다양하다.

이러한 민간요법은 오랜 세월 동안, 질병이 발생하였을 때마다 민간 사이에서 거듭해온 의료 행위에서 얻은 의료 지식인만큼, 부산 지역의 민간의 의료 지식과 사고를 규명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부산 지역에서 행해지는 민간요법 중에서 한의학과 관련된 침술·뜸질 등을 제외한 나머지를 약물 요법, 물리 요법, 주술 요법 등으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약물 요법]

약물 요법이란 질병이 발생하였을 때 약물 또는 음식물 등을 먹거나 환부에 발라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 돼지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는 새우젓을 먹는다.

- 쇠고기를 먹고 체하면 문어를 삶아 그 물을 먹는다.

- 문어를 먹고 소화가 잘 안 될 때는 마른 피문어를 달여 그 물을 먹는다.

- 딸꾹질을 계속하면 감꼭지를 삶아 그 물을 먹는다.

- 황달병(黃疸病)에 걸리면 재첩 국을 먹는다.

- 유아가 경풍을 하면 샘물을 퍼서 초가지붕에 던져 부어서 흘려 내려오는 물을 받아 먹인다.

- 홍진(紅疹)을 할 때는 산 가재를 삶아 먹이거나 토끼를 삶아 먹인다.

- 산후(産後)에 젖이 잘 나지 않을 때는 돼지 족발을 고아 먹는다.

- 혓바늘이 돋았을 때는 말린 뒤지기[두더지]의 배에 있는 소금을 혓바닥에 바른다.

- 쇠버짐이 생겼을 때는 잿물을 바른다.

- 볼거리가 나면 돼지 피를 볼거리 부위에 바른다.

- 사마귀를 뗄 때는 삼[麻] 잎을 찧어 붙이거나, 비오는 날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맞힌다.

- 미친개에게 물리면 사람을 문 미친개의 털을 깎아 태워 거기에서 나는 재 기름을 물린 부위에 바르거나, 사람의 물린 부위와 같은 개의 부위의 개털을 깎아서 태워 들기름에 개어 바른다.

- 불임증일 때 말이 교배한 후 흐르는 점액을 그릇에 받아먹으면 효험이 있다.

- 가래톳이 생기면 독사의 꼬리를 잘라 말려 둔 것을 가져와 가래톳 위에 십(十)자를 그으면 낫는다.

- 안질이 걸리면 새벽에 소의 코에서 나오는 콧물을 눈에 넣거나, 개 쓸개에 남자아이가 먹는 젖을 섞어 눈에 넣고 자고 나면 낫는다.

[물리 요법]

물리 요법이란 신체의 한 부위에 외부로부터 손상을 입거나 질병이 생겼을 때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물리적 방법으로 치료하는 방법이다.

- 쇠고기 먹고 체하면 칡넝쿨의 끝을 부드럽게 만들어 손끝에서 팔꿈치의 길이로 재어 잘라 그 칡의 부드럽게 만든 끝으로부터 목에 세 번 넣었다 뺀다[이것을 ‘칡침 놓는다’라 함].

- 중풍으로 입이 돌아가면 대추나무로 갈퀴를 만들어 끈을 달아 입이 돌아가는 반대편의 귀에 걸어 당겨 묶어 둔다.

- 아기를 낳고 태(胎)가 나오지 않으면 아랫배를 주무른다.

- 마른버짐이 생겼을 때는 엿을 붙였다 뗀다.

- 다래끼가 나면 얼레빗을 대자리에 문지르다가 눈에 댄다.

- 물사마귀[무사마귀]를 없앨 때는 사마귀를 잡아 사마귀 난 곳에 대고 뜯어 먹이거나 거미줄 또는 머리카락을 감아 두면 저절로 없어진다.

[주술 요법]

주술 요법은 질병이 병귀에 의하여 발생한다는 속신 때문에 생긴 치료법이다. 이 요법은 ‘발병 - 주술 - 완치’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1. 위하법(威嚇法)

위하법은 질병을 일으킨 귀신을 물리치기 위해 폭력을 써서 환자를 구타하거나, 불 등으로 놀라게 하고 위협하거나, 또는 칼이나 몽둥이로 피나게 상처를 주거나, 끈으로 묶음으로써 병귀가 환자의 몸에서 물러나게 하는 주술법이다.

- 객귀(客鬼)에 걸렸을 때는 환자의 입에 칼을 물린 뒤, 바가지에 밥·김치·간장 등의 음식물을 물과 함께 섞어 담은 것을 “으쎄” 하며 마당가에 뿌려 버리고, 환자의 입에 물린 칼을 빼와 대문으로 던져 칼끝이 대문 밖을 향해 있으면 그 칼을 주워 칼이 떨어진 곳에 칼로 열십(十)자를 긋고 그 자리에 칼을 꽂은 뒤에 앞에 사용한 바가지를 그 칼 위에 덮어씌운다. 던진 칼끝이 집 안쪽을 향해 떨어지면 칼끝이 대문 밖을 향할 때까지 반복한다. 그때, “이놈의 귀신아! 썩 물러가라. 물밥은 묵고 가고 된밥은 싸서 가라. 만일 그렇잖으면 너를 탱자 가시로 묶어서 무쇠 가마에 물로 펄펄 끓여 가지고 데치기 전에 썩 물러가라.”는 주문을 왼다[객귀 치료].

- 간질[지랄병]에는 벼락 맞은 대추나무를 삶아 그 물을 먹이거나, 목매어 죽은 사람의 옷고름을 떼어 죽에 넣어 끓여 먹이거나, 혹은 사람이 목매달아 죽은 나무의 가지와 목매었던 줄을 가져와서 삶아 그 물을 먹인다.

- 화병(火病)[가슴앓이병]에는 참숯을 벌겋게 피었다 물에 담가 우러난 물을 밤이슬 맞힌 뒤 마신다.

- 학질(malaria) 걸린 사람을 놀라게 하면 그 병이 떨어진다.

- 눈에 삼[눈동자에 생기는 흰 점]이 생겼을 때는 머리 하나에 몸통은 셋인 붕어 그림을 그려 해가 뜰 때 손 없는 쪽의 벽에다가 그 그림을 붙이고, 그림의 눈에다가 못을 박아 놓는다. 또는 물 사발 위에 삼대를 십(十)자로 대고 바늘을 꽂아 아침에 해 뜰 때에 장독대에 동쪽을 향해 서서 해를 쳐다보며 올려놓으면 낫는다.

- 다래끼 난 곳의 속눈썹을 한 개 뽑아 엄지손가락의 손톱에 붓으로 열십(十)자를 긋는다. 또는 다래끼가 오른쪽 눈 위에 생기면 좌측 발바닥에 붓으로 지평(地平)이라 쓰고, 오른쪽 눈 아래에 생기면 좌측 발바닥에 붓으로 천평(天平)이라 쓴다, 다래끼가 왼쪽 눈에 나면 그 반대로 쓴다.

2. 공대법(恭待法)

공대법은 질병을 일으킨 귀신이 떨어지기를 바라며 병귀에게 공손하게 복종하고 음식물을 대접하여 기쁘게 해 주거나 비손을 함으로써 병귀가 환자로부터 물러나서 질병이 낫도록 하는 주술법이다.

- 눈에 삼[눈동자에 생기는 흰 점]이 생겼을 때는 삼이 생긴 원인이 못을 박아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여 삼이 생길 즈음에 박은 못을 빼고 “해돋이 일월님네 삼 삭혀 주이소.” 하고 비손한다.

3. 의타법(依他法)

의타법은 질병을 일으킨 귀신을 퇴치하기 위하여 다른 어떤 힘을 빌려 병귀를 환자의 몸에서 쫓아냄으로써 질병을 고치는 주술법이다. 여기에는 부적(符籍)의 힘, 병귀를 이길 수 있는 어떤 존재의 힘, 병귀가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약물·빛깔·소리·냄새·맛·촉감 등의 사용이 해당된다.

- 목젖이 내렸을 때는 해 돋을 때 환자를 동쪽으로 앉히고 귀를 위로 세 번 잡아당기며 “목젖 거두자”를 세 번 왼다.

- 어린애가 이갈이를 하고 헌 이[舊齒]를 처치하는 방법과 새 이[新齒]를 잘 나게 하는 방법에는 뺀 윗니는 위채의 지붕에, 뺀 아랫니는 아래채의 지붕에 던지면서 “깐치야 깐치야 헌 이빨 가져가고 새 이빨 다고”라 왼다.

4. 전이법(轉移法)

전이법이란 질병을 일으킨 귀신을 환자로부터 다른 물체로 전이시켜 질병이 낫게 하는 주술법이다.

- 다래끼가 났을 때는 다래끼 난 눈의 눈썹을 하나 뽑아서 삼거리[쪽다리길]의 돌 위에 얹어 놓으면 지나가던 사람이 그 돌을 차면 그 사람에게로 다래끼가 옮겨져 낫는다.

- 어린애가 밤에 대변을 자주 보면, 원래 닭이 밤똥을 누기 때문에 밤에 닭이 있는 닭둥우리[닭장] 앞에 가서 “닭이 밤똥 누지 애기가 밤똥 누나. 애기 똥 니 사가라”라고 하며 아기 똥을 닭에게 판다.

5. 유사법(類似法)

유사법은 “유사한 것은 유사한 것을 낳는다.”라는 유사 법칙에 기초를 한 유사 연상의 사고에서 나온 질병 치료의 주술법이다.

- 물을 먹고 체했을 때는 미꾸라지를 산 채로 먹는다.

- 산후에 젖이 잘 나지 않을 때는 젖을 짜서 굴뚝에 붓는다.

- 어린애가 짝불알[토산불알]일 때는 검은 주머니에 소금을 넣어 부엌문 위에 달아두고 샘에서 물을 길어 올 때마다 한 번씩 담그면 짝불알이 삭아진다.

- 해산 시 난산(難産)일 때는 생달걀을 깨어 먹인다.

- 아기가 태어나 울지 않을 때는 산모가 누워 있는 방 부엌에 있는 큰솥의 뚜껑을 가지고 굴뚝에 가서 굴뚝 안을 향해 부채질을 하면 아기가 운다.

- 다래끼가 났을 때는 물독 또는 우물에 팥을 떨어뜨리며 “내 다래끼 사가도[사가 달라]. 내 다래끼 떨어졌다.”라 한다.

- 혓바늘이 돋았을 때는 바가지 테두리의 돌을 긁어내거나 밥주걱의 돌을 긁어낸다.

- 어린애가 배에 자라[복학(腹瘧): 배 안에 자라 모양의 멍울이 생기고, 추웠다 더웠다 하며 몸이 점차 쇠약해지는 병]가 생겨 거품 똥을 쌀 때는 자라를 삶아 먹인다.

- 밤눈 어두우면 쥐를 잡아 구워 먹는다.

- 어린애가 자면서 이를 가는 버릇이 있을 때는 산의 나뭇가지가 서로 부대껴 소리 나는 곳에 소리가 나지 않게 물체를 끼운다.

- 고기 뼈[가시]가 목에 걸렸을 때는 고기 뼈를 머리 위에 얹는다.

6. 차단법(遮斷法)

차단법이란 질병을 일으킨 귀신이 들어오는 길을 차단하여 병귀의 침범을 미리 막는 주술법을 말한다.

- 호열자나 천연두 및 열병[장티푸스]이 유행할 때는 집 앞 대문에 솔잎 댓잎을 꽂은 왼새끼를 치고 그 밑에 황토를 서너 군데 일렬로 놓는다.

- 홍진이 돌 때는 아기의 옷에다가 자물쇠를 채워 둔다.

7. 상극법(相剋法)

상극법은 동물에 물렸거나 갑작스레 신체에 이상이 생겼을 때 상극(相剋)[오행에서 서로 극이 되는 관계]의 원리를 적용하여 상처 부위나 몸의 이상 현상을 치유하는 주술법이다.

- 지네에게 물렸을 때는 닭기름을 물린 부위에 바르거나 삶은 닭의 물을 바른다.

- 팔, 다리, 발에 쥐가 일어날 때는 “아웅, 아웅” 하는 고양이 소리를 낸다.

- 독사에게 물렸을 때는 뱀독이 몸에 못 번지게 물린 부위의 위쪽을 달비[다리: 딴머리]로 졸라매고 돼지고기를 먹는다.

8. 위장법(僞裝法)

위장법은 사람이 갑작스러운 병고를 당했을 때, 그 병고가 귀신의 장난이라 생각하여 병에 걸린 이를 죽은 사람으로 위장함으로써 병을 일으킨 귀신을 속여서 물러가게 행하는 주술법이다.

- 정낭주당[변소에 갔다 나오면서 갑자기 혼절하여 넘어진 것을 말함]에 걸렸을 때 쓰러진 장소에 환자를 눕혀 두고, 소의 등을 덮어 주는 덕석을 환자 위에 덮어씌우고, 그 위에 묵은 묘(墓)의 띠를 세 장 떠와 머리 위, 배 위, 발 위의 부위에 놓고 환자의 아들이 상주 차림을 하고 곡(哭)을 하면 낫는다. 또는 정낭주당에 걸린 사람을 멍석에 말아 놓고 환자의 아들이 멍석 가를 돌면서 곡을 하면 낫는다.

- 학질에 걸렸을 때, 큰 가마솥에 물을 조금 부어 솥뚜껑을 뒤집어 얹어 놓고 그 위에 추워 벌벌 떠는 환자를 쪼그려 앉게 한 후 불을 때면 솥뚜껑이 뜨거워진다. 환자가 뜨겁다고 하면 내려 흙바닥에 눕힌다. 그리고는 환자의 누운 신체를 본뜨는 그림을 흙바닥에 그린다. 환자 형상을 모사한 그림에는 환자에게 실린 악귀가 옮겨 박힌다고 한다. 그래서 그림 그린 후 환자를 일으켜 그림 옆에 앉혀 놓고 도끼로 모사한 그림의 목을 수차례에 걸쳐 내리친 후 흰콩 세 낱을 날 것으로 찬물과 함께 먹인다.

9. 음양법(陰陽法)

음양법은 질병의 원인을 음양의 조화가 파괴된 것으로 생각하여 음양의 조화를 이루게 하면 병이 낫는다 하여 행하는 주술법이다.

- 논매다가 손목이 아픈 병에 걸릴 때는 동갑나기의 이성(異性)이 실을 나이 수대로 매듭을 지어 손목에 묶어 준다.

- 부인이 기미가 끼었을 때는 남편의 버선 또는 양말로 낯을 닦는다.

- 부인이 젖몸살을 할 때는 남편이 부인의 젖을 주물러 준다.

이상에서 민간요법을 살펴본 바와 같이 약물 요법, 물리 요법, 주술 요법 가운데 부산 지역에서는 주술 요법이 현대 의학술이 들어오기 전까지 가장 널리 행해졌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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