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39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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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小通事 |
영어의미역 | Lower-level Interpreter |
분야 | 역사/전통 시대 |
유형 | 제도/관직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김동철 |
[정의]
조선 후기 왜학 역관인 훈도와 별차를 보좌하던 동래부 소속의 하급 역관.
[제정 경위 및 목적]
17세기 이후 동래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대일(對日) 교섭의 창구이었다. 조선 전기에는 웅천, 동래, 울산에 있던 왜관(倭館)이 17세기 이후에는 동래부에만 있었기 때문이다. 동래부의 대일 교섭 업무를 위해 서울에서 일본어 통역관, 즉 왜학 역관(倭學譯官)인 훈도와 별차가 파견되었다. 이들은 왜관의 일본인과 일상적으로 접촉하면서 대일 교섭 업무를 담당하였다. 2명의 왜학 역관이 통역은 물론 외교·무역 등 일상적인 실무를 담당하는 것은 업무 과다로 무리이었다. 그러므로 이들을 보좌하는 동래 현지 출신의 보조 통역관이 필요하였다. 이를 위해 하급 통역관인 소통사(小通事)를 둔 것이다.
『증정교린지(增正交隣志)』[권3, 솔속]에 의하면, 소통사는 처음에는 16명을 두고 ‘왜학 생도’라고 칭하였다고 한다. 실록에 왜어 학습 생도인 ‘왜학 생도’라는 호칭이 처음 등장하는 때는 『태종실록(太宗實錄)』 태종 18년[1418] 5월 3일[임자]이고, ‘소통사’라는 호칭이 처음 등장하는 때는 『세종실록(世宗實錄)』 세종 7년[1425] 2월 19일[기미] 기사이다. 조선 전기 실록에 등장하는 소통사는 대개 대명(對明) 관련 업무를 맡는 소통사이었다. 조선 전기에 동래에 왜학 생도가 언제부터 존재하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담당 직무]
『증정교린지』에 의하면, 전체 소통사를 통솔하는 수통사(首通事) 1명, 사무를 총괄하는 장무 통사 1명, 훈도와 별차를 보좌하는 훈도 별차배 통사 4명 등 17종류에 인원은 40명이었다. 이 가운데는 통신사행을 수행하는 각각 4명의 신행 통사나 유사시 일본에 가는 도해 통사처럼 임시로 파견되는 직책도 있었다. 소통사의 근무처는 통사청[유원당, 유원각]이었다.
소통사는 왜관의 수문과 설문 지킴, 일본인 왕래 감시, 왜관 개시 때 잡상인 출입의 단속, 공작미(公作米) 지급, 일본 사절에 대한 지급 물자의 관리, 연향 접대용 그릇의 관리 등 왜관의 다양한 실무를 담당하였다. 이런 대일 업무 활동에서 제대로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였을 때는 자주 처벌을 받았다. 소통사는 자신이 맡은 직책을 활용하여 잠상(潛商)과 결탁하거나 독자적으로 밀무역을 주도하기도 하였다.
[관련 기록]
『증정교린지』, 『초량 화집(草梁話集)』, 『변례 집요(邊例集要)』, 유원각 선생 매안감고비(柔遠閣先生埋案感古碑), 이택수 만세불망비(李澤遂萬世不忘碑)에 기록이 실려 있다.
[변천]
소통사의 정원은 시기에 따라 달랐다. 처음에는 16명을 두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16명으로 정한 시기는 분명하지 않다. 1703년(숙종 29) 35명으로 늘었다가, 1739년(영조 15) 30명으로 정하였다. 1739년에는 급료를 정하였는데, 매달 초하루에 요미(料米) 6두[말]를 지급하였다. 요미는 그 후 크게 늘어나 1868년(고종 5) 편찬된 『동래부 사례(東萊府事例)』에는 큰달에는 12석, 작은달에는 11석 9두를 지급한다고 하였다.
[의의와 평가]
1713년(숙종 39) 대마도는 소통사에 대한 원조와 회유물로 ‘통사 배령은(通事拜領銀)’을 지급하였고, 소통사를 이 은으로 토지[의전(義田)]를 구입하였다. 소통사는 스스로 “자신들은 조선인이지만, 오직 대마도를 위해 일한다”라고 하거나, 조선 조정도 “동래 초량에 있는 소통사 무리는 태반이 왜노(倭奴)의 심복이다”라고 할 정도로 소통사와 일본인의 유착 관계는 밀접하였다.
소통사는 왜관의 안과 밖, 조선과 일본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생활한 대표적인 부산 지역민이다. 소통사는 일본어 실력을 바탕으로 자신들이 대일 업무에 종사해 온 전통을 중요하게 여기고, 또 그 전통을 계승해 나갔다. 유원각 선생 매안감고비는 이러한 전통과 그 계승을 보여 주는 기념비적 산물이다. 소통사는 동래 상인과 함께 조선 후기 부산 지역사 및 한일 관계사 연구의 가장 중요한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