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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06140
한자 神話
영어의미역 Myth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집필자 한태문

[정의]

부산광역시 일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신에 관한 이야기.

[개설]

신화는 설화 가운데 주로 신에 관한 이야기, 자연 현상이나 사회 현상의 기원과 질서를 설명하는 이야기, 신성시되는 이야기 등을 다룬다. 이 때문에 신화는 우주의 탄생, 땅과 인간의 창조, 천지의 구분, 생사의 기원 등 모든 자연 현상과 사회 현상의 기원에 대한 모티프를 지니고 있다.

신화의 전승자들은 신화를 진실이고 신성하다고 믿으며, 신성하고 거룩한 시간과 장소를 배경으로 삼는다. 신화의 주인공은 비범한 출생과 탁월하고 신이한 능력을 갖추고 조력자의 도움까지 얻어 자기가 원하는 업적을 성취하여 현세에서 영광을 누린다. 신화에 나타나는 증거물은 천지 창조·건국 등 매우 포괄적이다. 또 신화는 개인적 산물이기보다는 원시적인 집단 공동체의 산물로, 대부분 전승되는 민족이나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을 하나로 결속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다. 신화는 그 분류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나눌 수 있지만, 신성성이 인지되는 범위에 따라 크게 건국 신화, 성씨 시조 신화, 마을 신화, 무속 신화 등으로 분류된다.

더 이상 신성성이나 신이함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화는 엄밀히 말하면 오늘날의 문학 양식이 아니다. 하지만 그 효용성의 유무와 관계없이 부산 지역에는 예로부터 전승되어 온 신화가 존재한다. 곧 기장군에 전승되는 「장산국 건국 신화」와 강서구 송정동의 「최치원 이야기」로 대표되는 성씨 시조 신화 및 「명륜동의 삼성대 당산신」처럼 마을의 당산신이 중심이 되는 마을 신화가 그것이다.

[건국 신화]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전해 내려오는 「장산국의 건국 신화」는 삼한 시대에 부산 지역 일대를 터전으로 작은 나라를 이루어 삶을 영위한 장산국(萇山國) 또는 거칠산국(居柒山國)의 건국 설화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동래현조에는 동래를 “옛날의 장산국인데, 신라가 점유하여 거칠산군(居漆山郡)을 두었는데, 경덕왕이 지금 이름으로 고쳤다.”고 적고 있다. 「장산국의 건국 신화」를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옛날 고씨(高氏)들이 장산 기슭에 있는 장자벌에서 마을을 이루고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하늘에서 선인이 내려와 처녀 고선옥(高仙玉)의 아름다움에 반해 결혼하고 아들딸 각각 10명을 낳았다. 그 아이들은 장성하여 저마다 안(安)씨, 정(鄭)씨, 박(朴)씨, 이(李)씨, 김(金)씨, 최(崔)씨 등 성씨를 만들어 마을을 다스렸고, 선인은 마을에 토성을 쌓아 그 씨족들을 다스리는 대족장이 되었다. 회혼(回婚)을 맞은 선인이 옥황상제의 부름을 받고 하늘로 올라가자 고선옥은 고씨족을 다스리는 고씨 할매가 되어 날마다 옥황상제께 선인의 하강을 빌었지만 만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20곳의 마을에 있던 아들딸들은 고씨 할매가 선인을 기다리다 죽은 바위를 다듬어 상여를 만들고 상여 바위 정상에 큰 묘를 만들어 안장하였는데, 지금도 묘를 비롯해 그 흔적이 남아 있다. 마을 사람들은 고씨 할매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받들고 제사를 모셔 오고 있다.

「장산국의 건국 신화」는 천신인 선인의 하강과 지상의 처녀 고선옥의 결합, 자손의 창성(創姓)과 건국, 선인의 천상 회귀로 인한 고선옥과의 이별 및 고선옥의 죽음을 줄거리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는 상여 바위, 영감 할매 바위, 묘 등을 비롯한 증거물이 중시되고, 창성 모티프도 등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마을 수호신으로서 고씨 할매도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 이야기는 장산국의 건국 신화이면서 안·정·박·이·김·최 씨에 대한 성씨 시조 신화이고, 해운대구 재송동의 마을 신화이자 전설이기도 한 모호한 성격을 띠고 있다. 아마도 처음엔 장산국의 건국 신화이던 것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가인 데다 신라에 복속되면서 신성성이 약화된 결과 점차 전설로 변모해 가는 과정을 밟고 있는 이야기라 볼 수 있겠다.

[성씨 시조 신화]

동국 문종(東國文宗) 최치원경주 최씨의 시조이다. 따라서 최치원의 출생과 관련된 신이한 이야기는 곧 경주 최씨의 성씨 신화라 할 수 있다. 부산광역시 강서구 송정동에 전하는 「고운 최치원 이야기」최치원이 금돼지의 자식일지도 모른다는 이물 교구(異物交媾) 모티프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옛날 창원부에는 새 부사가 부임하기만 하면 부사의 부인이 사라지는 일이 생겼다. 최치원의 아버지가 자원하여 부사로 부임해 왔는데, 부인은 자신이 사라질 것을 대비하여 명주실 꾸러미를 몸에 지니고 있었다. 최치원의 아버지가 부임한 3일 째 부인이 사라졌고, 부사는 남겨져 있는 명주실을 따라 마산 앞바다의 한 섬으로 가 보니 부인은 금돼지에게 납치를 당해 잡혀 있었다. 부인은 금돼지가 사슴 가죽을 무서워하는 것을 알고, 자신이 지니고 있던 사슴 가죽으로 만든 열쇠 꾸러미 끈으로 잠든 금돼지를 죽였다. 부인은 부사가 피운 향을 따라서 바위틈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최치원이 태어났다. 그 이후로 사람들이 최치원의 부친이 금돼지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고운 최치원 이야기」는 작자와 연대 미상의 고전 소설인 「최고운전」의 탄생담 부분과 내용이 흡사하다. 부산 지역의 ‘해운대(海雲臺)’는 최치원의 자(字)에서 따온 명칭으로, 부산에는 최치원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전한다. 최치원은 경주에서 출생하였는데 「고운 최치원 이야기」에서는 최치원의 아버지가 창원 부사이고, 최치원의 출생지는 마산 앞바다의 한 섬이라고 한 점이 특이하다. 마산 앞바다의 한 섬은 창원시 합포구 월영동에 딸린 작은 섬인 돝섬, 곧 저도(猪島)를 일컫는 것 같다.

돝섬은 이심이곶과 용호곶 사이에 있어 마산항의 천연 방파제 노릇을 하고 있는데, 예로부터 금돼지와 관련된 지명 유래가 전해 오는 곳이다. 하나는 사라진 김해 금관 가야의 후궁과 관련지은 이야기고, 하나는 최치원과 관련된 이야기다. 전자는 사라진 금관 가야의 후궁이 마산의 한 섬에 있다는 소문을 듣고 왕이 찾았지만 후궁이 금돼지로 변해 사람을 잡아가는 바람에 금돼지를 포위해 바위 밑으로 떨어뜨렸는데 밤마다 돼지 울음소리와 이상한 광채가 비쳐 이 섬을 ‘돝섬’이라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후자는 월영대에서 경치를 즐기던 최치원이 돝섬에서 요사스런 기운이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활을 쏘아 화살이 꽂힌 곳에 제사를 올리니 요기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이밖에 경상남도 의령군의 「금돼지가 낳고 학이 키운 최고운」, 전라남도 승주군의 「금돼지의 자손 최고운」 등 최치원과 금돼지 이야기가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최치원을 금돼지와 관련짓는 것은 최치원의 탄생에 특별한 신성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다.

[마을 신화]

부산 지역에 전승되는 마을 신화는 대체로 당산신에 관한 이야기로 인물 신화와 나무·돌 등 자연물 신화로 구분된다.

먼저 인물 신화에 대하여 살펴보면,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 2동 청사포 마을에 전하는 죽은 남편을 기다리다 죽은 김씨 할매가 당산신[중 2동 청사포 당산제]으로 좌정하였다는 이야기와, 청사포 앞바다에 떠내려 온 시체를 거릿대장군으로 모신 손장군 이야기가 있다. 해운대구 재송 2동에는 이미 「장산국의 건국 신화」에서 보았듯이 천상에서 내려온 선인 남편이 회혼 날 천상으로 올라간 뒤 남편을 기다리다 죽어 당산신[재송 2동 당산제]으로 좌정한 「고씨 할매신」이야기가 전승되고 있다. 또한 동래구 명륜 1동에는 관향 묘지에 살던 노부부의 아기장수가 삼성대 주산당의 김장군이 되었다는 「명륜동의 삼성대 당산신」이야기가, 영도구 신선동에는 최제우의 여동생을 보살피던 하씨의 이야기에 최영 장군을 사모한 아씨의 이야기를 곁들인 「봉래산 산제당과 아씨당」 이야기가 각각 전해 내려오고 있다.

자연물 신화를 살펴보면, 팽나무 지팡이가 살아나면 돌아와 결혼하겠다던 남자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처녀가 죽어 팽나무가 되었는데, 이를 당산목으로 지정하고 제사를 지내자 마을이 편안해졌다는 북구 구포동「구포동 대리 당산의 팽나무」 이야기가 전한다.

[참고문헌]
이용자 의견
1** 선조들의 몰랐던 이야기를 알게되어서 기쁘네요. 201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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