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39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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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Putting in Sweet Flag Roots |
이칭/별칭 | 단오빔,단오장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
집필자 | 조수미 |
[정의]
부산 지역에서 음력 5월 5일에 쟁피[창포] 뿌리로 만든 비녀를 머리에 꽂는 풍습.
[개설]
쟁피 뿌리 꽂기는 단옷날 잡귀를 물리치기 위하여 쟁피 뿌리를 깎아 비녀를 만들어 머리에 꽂는 풍속이다. 이를 단오빔, 단오장 등이라고도 한다. 쟁피는 창포의 경상도 사투리이다. 예전부터 쟁피의 특이한 향기가 사귀(邪鬼)나 역귀(疫鬼)를 쫓는다는 속신을 가지고 있어서 비녀를 만들어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쟁피 잎을 삶은 물에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하기도 하였다. 특히 단옷날 쟁피물에 머리를 감는 것은 머리카락이 윤기가 나고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함이다.
[연원 및 변천]
중국 전한 시대 문헌인 『대대례(大戴禮)』에는 5월 5일에 창포물에 목욕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단오 때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풍속은 여기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문헌 기록에도 단오에 창포로 몸단장을 한다는 언급이 자주 보여 쟁피 뿌리 꽂기의 연원이 오래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먼저 『용재총화(慵齋叢話)』에서는 창포를 술에 띄우고, 아이들은 쑥으로 머리를 땋고 창포로 띠를 하며, 창포 뿌리를 캐어 수염처럼 붙인다고 하였다. 또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남녀 아이들이 창포탕에 세수를 하고 붉고 푸른 새 옷을 입으며, 창포의 뿌리를 깎아 비녀를 만들어 ‘수복(壽福)’자를 새기기도 하고, 끝에 연지를 발라 두루 머리에 꽂기도 하는데, 이것을 ‘단오빔’이라 부른다는 기록이 보인다.
『경도잡지(京都雜志)』에는 여아들이 붉고 푸른 새 옷을 입고, 창포탕에 세수하고, 창포 뿌리를 깎아 비녀를 만들어 주사를 발라 머리에 꽂는데, 이를 ‘단오장’이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도 단오에 남녀 아이들이 창포를 뜯어다 물에 끓여 목욕하고, 뿌리의 흰 부분 네댓 치를 깨끗이 닦아 그 끝에 붉은 칠을 하여 머리에 꽂기도 하고 허리에 차기도 한다고 되어 있다.
한편, 「농가월령가」 오월령에도 “향촌의 아녀들아 추천은 말려니와/ 청홍상(靑紅裳) 창포비녀 가절(佳節)을 허송마라/ 노는틈에 하올일이 약쑥이나 베어두소.”라는 가사가 보인다.
[절차]
강서구 가덕도동[가덕도]에서는 단옷날 옛 문헌 기록과 마찬가지로 쟁피 뿌리를 깎아 글자를 새기거나 연지를 칠하여 땋은 머리끝에 꽂았다. 또 기장군 철마면 연구리, 기장읍 시랑리 동암 마을 등에서는 단옷날 아침에 창포와 쑥, 궁궁이를 넣고 삶은 물에 머리를 감고 나서 쟁피 잎을 머리에 꽂았는데, 이는 쟁피 뿌리 꽂기와 유사한 풍속으로 모두 잡귀와 전염병을 물리치기 위함이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단오는 수릿날[水瀨日]·천중절(天中節)·중오절(重五節)·단양(端陽) 등의 다양한 이름이 있는 명절이다. 예로부터 3월 3일, 5월 5일, 6월 6일, 7월 7일, 9월 9일 등 월과 일이 겹치는 날은 양기(陽氣)가 가득 찬 길일(吉日)로 쳐 왔는데, 그 가운데 5월 5일을 가장 양기가 센 날이라고 해서 으뜸 명절로 지내 왔다. 옛 농경 사회에서 파종을 하고 모를 낸 후 약간의 휴식이 준비되는 시점이 단오였다. 단오 때는 그네뛰기 등의 여러 가지 풍속이 행해졌는데, 그중 대표적인 풍속이 쟁피물에 머리를 감는 것이었다. 부산 지역에서는 강서구 가덕도동[가덕도], 금정구 금성동 산성 마을과 두구동, 기장군 일대 등에서 널리 행해졌고, 경우에 따라서는 쟁피 뿌리 꽂기와 머리 감기를 동시에 행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단옷날에는 약쑥탕 먹기, 익모초탕 먹기, 단오 부적 붙이기, 단오 물맞이, 수리취떡 먹기 등도 함께 행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