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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06043
한자 歲時風俗
영어의미역 Seasonal Customs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집필자 김승찬

[정의]

부산광역시에서 해마다 일정한 시기에 되풀이하여 행하는 의례적인 생활 풍속.

[개설]

세시 풍속이란 일 년을 단위로 단순한 시간의 변화를 새롭게 반복적이고도 역동적인 의미 있는 시간의 흐름으로 뒤바꾸는 기능을 하는 순환적 풍습을 말한다. 부산 지방의 세시 풍속을 보면 정월, 삼월, 오월, 팔월, 시월 등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 사이에 세시 전승 행위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부산광역시의 세시 풍속은 제의(祭儀), 기축(祈祝)·벽사진경(辟邪進慶), 이방, 액막이, 금기(禁忌), 점복(占卜), 시식(時食)·놀이·윤달의 풍속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제의]

1. 봄[음력 1~3월]

1)정조 차례: 섣달그믐에 장만한 제수[歲饌]를 설날[음력 1월 1일] 아침에 제상에 진설하여 돌아가신 조상에게 차례를 올리는 제사이다. 성주나 조상 단지를 모시는 가정에서는 주부가 먼저 성주나 조상 단지에 고사한 뒤에 설 차례를 지내기도 한다.

2)성주제: 가택의 신인 성주신은 가정의 주부가 모시는데, 신체(神體)는 직사각형으로 접은 흰 한지(韓紙)로서 대청의 대들보나 가옥의 중심 기둥 또는 대청마루의 벽에 모신다. 제의는 주부가 음력 1월 1일 아침[정조 차례를 지내기 전]에 신체가 있는 장소 아래에다 제물을 소반에 진설한 뒤, 집안이 편하고 자식 잘 되게 해 달라고 일정한 격식 없이 비손하는 것으로 마친다.

3)조왕(竈王): 조왕은 가택신(家宅神) 가운데 하나로 부엌을 관장하는 화신(火神)이다. 이 신을 부산 지방에서는 조왕 각시 또는 조왕 할매라 부른다. 조왕신은 옥황상제의 명에 의해 각 가정에 파견되어 그 가족의 언행을 일 년 동안 감찰하였다가 섣달 스무 닷샛날 하늘에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보고하고, 섣달그믐 저녁에 다시 내려와 부엌에 좌정한다. 조왕신의 보고에 의거하여 옥황상제가 가정에 화복을 내려준다고 믿는다. 신체는 부엌의 큰솥 뒷벽에 모셔진 조그만 오지그릇의 정화수이거나 건궁[신체를 따로 두지 않음]이다. 제의는 섣달그믐과 설날 새벽이나 정월 대보름날을 전후하여 지신밟기나 안택굿을 할 때 가정의 주부가 그해 운수도 좋고 재액도 없도록 하기 위해 베푸는데, 보통 부뚜막에 제물을 간단히 진설하고 비손한다. 비손이 끝나면 밥을 한 주걱 떠서 부엌 아궁이에 던져 넣고, 술도 한 잔 아궁이에 뿌리고 철상한다.

4)업장군: 집안의 재보(財寶)를 관장하는 신격으로 고방이나 집 뒤 대숲 또는 마당에 쌓아 둔 땔감나무나 짚 속에 있으며, 흔히 두꺼비·구렁이·족제비 등의 동물로 상징되고 있다. 업장군제는 보름날 저녁에 고방이나 담 밑에서 주로 주부가 혼자 집안에 재물이 많게 해 달라고 비손한 뒤 철상한다. 배고사는 배를 가지고 있는 가정에서 정월 보름에 선주나 초치한 무당이 배 위에 간단하게 제물을 차리고 배 서낭에게 제의를 베푼다.

5)안택(安宅)굿: 집안의 각 곳에 좌정하고 있는 가택신에게 가정의 평온과 번영을 기원함과 아울러 가택신을 위무(慰撫)하는 제의이다. 부산 지방에서는 정월 보름 이전의 길일에 거행하는데, 점쟁이나 경문을 외는 소경 또는 무당이 주관한다.

6)용왕 먹이기: 정월 대보름 새벽이나 대보름 이전의 하루 길일[주로 초이렛날]을 택하여 주부가 강이나 바닷가 혹은 냇가의 물이 맑고 깨끗한 곳을 찾아가서, 간단한 제물을 진설하고 용왕에게 안가 태평과 집안 식구의 수복을 빌며 액을 막고 재수를 기원하면서 제를 올리고 소지를 올린다.

7)당산제: 해마다 일정 기일에 각 마을에서 산신·당산신[姑堂; 할매신·골매기 할매신]에게 마을 전체의 평안, 가축의 번성, 풍년, 풍어 등을 기원하는 공동 제의이다. 제의는 주로 자정[음력 1월 14일과 15일 사이의 자정]에 거행하는데, 일반 가정의 기제사와 같은 형식으로 제물을 진설하고 유가식(儒家式)으로 정숙하게 거행한 뒤 소지를 한다.

8)삼재풀이: 삼재풀이는 가족 가운데 삼재(三災)가 든 사람이 있으면 정월 보름 안에 삼재를 예방하기 위하여 드리는 치성이다.

9)제웅 버리기: 집안에 나후직성(羅睺直星)[제웅직성]의 액년(厄年)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으면 짚으로 인형을 만들어 무명 헝겊으로 색깔 옷을 만들어 입힌 뒤, 그 안에 제웅직성이 든 사람의 생년월일시를 종이에 적어 넣어 대보름 전날 밤에 길거리에 버리거나 태워 버린다. 그러면 그해에 재액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10) 영동할망제: 2월 초하룻날이나 2월 초순에 각 가정의 주부가 집안의 안가 태평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하여 혼자 풍신제(風神祭)인 영동할미제를 지낸다. 제의는 이른 새벽에 주부가 장독대에서 정화수 한 그릇과 장독 위에 색헝겊을 달아 놓고 제물을 큰 양푼에 담아 차리고 집안 잘 되고 올해 농사 잘 되게 해 달라며 비손을 하고, 소지를 식구 수대로 올리는데, 소지의 올라감을 보고 식구의 그해 운수를 점친다. 영동할미가 내려올 때 바람이 불면 딸을, 비가 오면 며느리를 데리고 내려오는데, 며느리를 데리고 내려오면 그해 풍년이 든다고 한다. 2월 스무날이 되어 영동할미가 하늘에 올라가면 장독 위의 정화수를 철거한다.

11) 성묘제: 음력 3월에는 한식날 조상의 산소에 가서 시제(時祭)를 지내고, 또 이 날 산소에 손질을 하여도 탈이 없다고 하여 봉분도 손질하고 축대도 보수하는 등 산소를 정성 들여 가꾸어 놓는다.

12)용왕제: 주로 음력 삼월에 마을의 어촌계가 주관하고 절의 스님이 주제자가 되어 절이나 바닷가에서 풍어와 조업 시의 무사고 및 익사자 위령(慰靈)을 목적으로 용왕 수륙 천도재(龍王水陸遷度齋)를 지내는데, 이때는 방생(放生) 법회가 따른다.

2. 여름[음력 4~7월]

1)용왕 먹이기: 음력 4월 8일 초파일 저녁에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어촌에 사는 주부들이 그해 가정의 운세가 좋도록 하기 위해 바닷가에서 간단한 제물을 진설하고 ‘용왕 먹이기’의 비손을 하고 난 뒤, 바가지에 쌀을 담아 거기에 초를 세 개 꽂고 불을 켜 바다에 띄운다.

2)유두천신제: 유두천신은 음력 6월 15일 유두날 아침에 햇과실·밀국수·떡 등을 만들어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는 것이다.

3)용신제: 유두날이나 초복을 지난 첫 용날[上辰日]에 농가에서는 그해 논농사가 잘 되고 병충해가 없게 용신[農神]에게 기원제를 지내는데, 논 주인이 밀개떡을 막대기에 꽂아 물꼬에 세워 놓고 “용신님네 아무 잡것 없이 나락 농사 잘 되고 시절 좋게 해 주소.” 하고 비손한다.

3. 가을[음력 7~9월]

1)백중재(百種齋): 백중재는 망친(亡親)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풍농을 기원하는 풍습이다. 백중날[음력 칠월 보름] 불교를 신봉하는 부녀자들은 살아 계시는 부모는 물론이고 돌아가신 부모나 과거 7대의 조상들이 극락에 왕생하도록 절에 가서 백중맞이를 한다.

2)추석 차례: 추석[음력 8월 15일]에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 풍습이다. 추석날 아침에 햇곡식과 햇과실로 제물을 장만하여 조상에게 제사를 지낸다.

3)배고사: 어촌 지역에서 조업할 때에 무사고와 풍어를 비는 풍습이다. 배를 가지고 있는 가정에서 추석날 저녁에 배서낭 앞에 촛불을 켜고 제물을 진설한 뒤 서낭님에게 해상 무사고와 풍어를 비손한다.

4)중양제: 중양절[음력 9월 9일]에 출타하여 죽은 날짜를 모르는 사람, 배를 타고 나가 영영 돌아오지 못한 사람의 제사를 지낸다.

4. 겨울[음력 10~12월]

1)묘사(墓祀): 시월 중순 무렵 좋은 날을 택하여 기제(忌祭)를 지내지 않는 5대조 이상의 조상 제사를 종중(宗中)의 종가(宗家)에서 주·과·편 등의 제물을 장만하고, 종중의 자손들이 모여 그 제물을 가지고 조상 묘소에 가서 상석에 진설하고 제를 올린다.

2)조상 단지제: 조상 단지를 모시는 가정에서 주부가 길일을 택하여 조상 단지에 묵은쌀을 내고 햅쌀을 넣어 창호지로 봉하고 뚜껑을 덮어 선반 같은 높은 곳이나 공청에 단을 만들어 그 위에 모셔둘 때, 제물을 간단히 진설하고 비손한 뒤에 소지를 하는 것이다.

3)우마제(牛馬祭): 시월 첫 말날[初午日] 저녁에 ‘마소고사’라고 하여 말이나 소의 건강을 빌기 위해 메·편·나물·과실 등의 제물을 외양간 앞에 진설하고 비손하는 것이다.

4)팥죽 뿌리기: 동지에 팥죽을 집안에 뿌려 잡귀를 막는 풍습이다. 동짓날 각 가정에서는 팥죽을 쑤어 가묘(家廟)에 제사 지내고, 팥죽을 뿌려 역귀(疫鬼)를 물리치며, 불교 신도들은 절에 가서 동지 불공을 드린다.

5)기타: 음력 12월에는 배고사·조왕제 등이 있다.

[기축·벽사진경]

기축과 벽사진경의 풍속은 세시와 관련된 복과 소망에 대한 기축(祈祝)에는 개인 또는 가족의 수복강녕(壽福康寧)과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축하는 행사와, 그해의 풍작을 기축하는 행사로 나눌 수 있다. 이들 기축 행사는 주로 음력 정월에 집중되어 있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새해 초에 일가친척과 친구를 만나면 상대방의 처지를 고려한 덕담을 한다.

- 주부가 집안에 복 들어오라고 설날 아침이나 대보름 아침에 조리 두 개를 묶어 부엌의 조왕님 모신 곳 위나 마루 위에 걸어 둔다.

- 정월 첫 용날[上辰日] 새벽 첫닭이 울 때 부녀자들이 남보다 먼저 물동이를 이고 샘에 가서 용알을 떠와 밥을 지어먹으면 그해 농사가 잘 되고 복이 들어온다.

- 한 해 동안 귀 밝고 좋은 소식 듣도록 하기 위해 대보름 아침에 술을 마신다.

- 보름날 아침에 건과류를 깨물어 먹어 이를 튼튼히 한다.

- 보름날 아침밥을 먹을 때 첫 숟가락 밥을 반드시 아주까리 잎이나 김 또는 미역으로 싸서 먹는다.

- 복토(福土) 훔쳐 오기라 하여 보름날 부잣집의 마당 흙을 몰래 파와 광[고방]이나 부엌에 갖다 놓는다.

- 과실나무에 그해 과실이 많이 열려 풍작이 되기를 바라 보름날 찰밥을 지어 나무에 갖다 붙이거나, 부녀자나 청년이 과실나무 가지 사이에 돌멩이를 끼워 놓는다.

- 보름날 남자들은 자기 소임에 따라 밥 아홉 그릇을 먹고 나무 아홉 짐을 하고 방귀 아홉 번을 뀌면 좋고, 여자는 밥 아홉 그릇을 먹고 삼 아홉 광주리를 삼으면 좋다.

- 대보름 저녁에 달집을 태울 때 거기에 가서 그해에 운수 좋으라고 절하며 비손한다.

- 보름날 저녁에 다리 밟기를 자기 나이 수대로 밟으면 다리가 튼튼해지고 탈도 없다고 한다.

[이방]

이방[豫防]이란 질병·액운·재난 등을 미리 막기 위해 행하는 속신적 행위를 말한다. 부산 지역에서 행해지는 사람과 농사에 피해를 입히는 동식물과 사람이 혐오하는 동식물의 발생에 대한 예방 및 화재 등의 재난에 대한 이방과 액막이를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 정초에 그해 집안에 잡귀들이 범접하지 못하게 호랑이 그림이나 닭 그림을 큰방 문 위나 방의 벽에 붙인다.

- 정초에 그해 집안에 잡귀들이 범접하지 못하게 엄나무[엉개나무] 가지를 대문 위나 큰방 문 위에 가로로 걸어 놓는다.

- 제웅직성에 든 사람은 대보름 새벽에 짚으로 허수아비를 만들어 길에 버린다.

- 신수가 좋지 않은 사람은 대보름에 손톱을 깎아 주머니에 넣고 속옷 한 가지와 함께 손 없는 데 가서 태운다.

- 신수점을 쳐 그해 신수가 좋지 않으면 대보름에 종이에 달·버선을 그려 오린 후 막대기에 달고 거기에다가 신수 나쁜 사람의 이름을 써서 용마루에 꽂는다.

- 신수가 좋지 않는 사람은 대보름 달집 태울 때 자기 옷의 동정을 떼어 달집에 태우거나 태운 동정의 재를 맑은 물에 띄운다.

- 대보름 달집을 태울 때 연에다가 자기의 이름과 소원을 써서 멀리 날리면 그해의 액도 사라진다.

- 대보름 저녁에 마을 앞의 다리를 밟으면 그해 다리 아픈 병이 나지 않는다.

- 대보름 아침에 아이들이 그해 버짐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성(姓)이 다른 세 집의 밥을 얻어 와 개와 함께 방아다리에 걸터앉아 개 한 숟가락 자기 한 숟가락 식으로 번갈아 먹는다.

- 아이들이 더위를 예방하기 위해 대보름 해뜨기 전에 친구를 불러 대답하면 “내 더우 사가라.”고 한다.

- 뱀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정월 첫 뱀날[上巳日] 아침이나 대보름 아침에 짚으로 새끼를 꼬아 불에 검게 그을려 집안 곳곳을 끌고 다니면서 “뱀 치자, 뱀 치자.”라 하고는 새끼를 대문 밖으로 버린다.

- 빈대·벼룩을 퇴치하기 위해 대보름 이른 아침에 주부가 빈 되[斗]로 “빈대 닷 되, 벼룩 닷 되”라 외면서 담장 너머로 퍼 넘기는 시늉을 한다.

- 두더지가 밭을 파서 농사에 피해 주는 것을 막기 위해 보름날 아침에 아이들이 절굿공이로 마당귀를 찧고 다니며 “두더지 죽이자.”라 외친다.

- 벼농사에 새의 피해를 막기 위해 대보름 아침에 아이들이 삽짝 쪽으로 막대를 휘두르며 “후여! 후여!” 하고 새 쫓는 시늉을 한다.

- 대보름날 달이 뜨기 전에 개에게 밥을 주면 여름에 개의 몸에 파리가 들끓고 비루가 오르며 여윈다.

- 여름철 모기를 이방하기 위해 보름날 아침에 마당에 짚 한 단이나 검불을 모아 놓고 불을 붙여 연기가 나면 연기를 이리저리 흩으며 모기 쫓는 시늉을 한다.

- 밭에 새삼이 나는 것을 이방하기 위해 보름날 낮에 밭에다가 솥을 걸고 콩을 볶으면서 “새삼 볶자, 새삼 볶자.”라 외고는 볶은 콩을 밭에 뿌린다.

- 정초로부터 보름까지 아이들이 연날리기 놀이를 하다가 보름이 되면 액을 없애기 위해 ‘액연 띄운다’라 하고 연에다가 ‘송액(送厄)·송액영복(送厄迎福)의 글을 써서 날리다가 연줄을 끊어 연을 멀리 날려 보내거나 달집 태울 때 달집에 넣어 태운다.

- 정월 열엿샛날을 ‘귀신 붙는 날’이라 하여, 밤에 귀신이 와서 아이들의 신을 신어보아 자기 발에 맞아 가져가면 액이 온다고 하여 아이들이 신을 방안에 숨겨 놓고 대청에 체를 걸어 둔다.

- 2월 초하룻날 새벽에 산에 가서 솔가지를 꺾어 와서 솔잎으로 처마 끝을 꼭꼭 찌르며 “노래기 밥 주자.”라 한다.

- 2월 초하룻날 밭에 새삼 나는 것을 이방하기 위해 주부가 솥에 콩을 볶으면서 “새삼 잡자. 새삼 잡자.”라 하면서 막대기로 휘젓는다.

- 4월에 부녀자들이 봉선화 꽃잎을 따서 백반과 섞어 찧어 식초에 재워서 손톱에 꽃물을 들이면 어지럼병과 관절통이 생기지 않는다.

- 사월 초파일에 그해 잡귀를 쫓고 액운을 막기 위해 주부가 절에 가서 부적을 가져와 방문 위나 부엌 벽에 붙인다.

- 단오에 쟁피[창포]의 뿌리를 깎아 글자를 새기고 연지를 칠하여 땋은 머리끝에 꽂으면 잡귀가 침범하지 못한다고 한다.

- 유두날 여름에 더위 먹는 것을 이방하기 위해 수박이나 벼에 맺힌 아침 이슬을 받아먹든지 찬물이나 열무김치 국에 국수를 말아먹는다.

- 백중날 저녁 집안에 잡귀가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복숭아를 먹는다.

- 팔월에 문을 바르면 고무도둑[좀도둑]이 집에 든다고 하여 칠월 하순에 문을 바른다.

- 8월 열 나흗날 저녁에 아이들이 안질을 이방하기 위해 수숫대로 안경을 만들어 낀다.

- 시월에 지붕을 갈 때 화재 예방을 위해 지붕 갈던 사람이 용마루에 걸터앉아 오줌을 눈다.

- 동짓날 주부가 팥죽을 끓여 집안에 악귀가 침범하지 못하게 대청·부엌·변소·대문 등에 팥죽을 뿌린다. 애기 동짓날에는 팥물을 끓이지 않는다.

- 섣달 그믐날 밤에 귀신을 쫓기 위하여 주부가 고춧가루·소금·팥·콩·쌀 등을 섞어 볶아 집안과 삽짝에 뿌리거나, 메밀과 고추를 섞어 볶아 집안과 삽짝에 뿌린다.

[금기]

부산 지역의 금기는 보통 정월에 모여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설날이나 정초에 곡식·재물·불씨 등을 집밖으로 내보내거나 물건 매매를 하면 집안의 재물이 줄며 복이 나간다.

- 설날에 부엌의 재를 치면 집안의 재물이 나간다. ‘정월의 첫 쥐날[上子日]에 집 손질을 하면 쥐가 집에 구멍을 뚫는다.

- 정월의 첫 소날[上丑日]에 쇠붙이 연장을 다루면 농사철에 쟁깃날이 부러진다.

- 곡식 날[穀日]인 정월의 초여드레에 이를 잡아 죽이면 그해 벼에 쭉정이가 많이 생긴다.

- 정월의 첫 닭날[上酉日]에 부녀자들이 바느질을 하면 옷 복이 없고 손이 닭발처럼 되거나 손끝이 아리다.

- 대보름에 개에게 밥을 주면 개가 마르고 비루 오른다.

[점복]

부산 지역에서 세시에 관련된 점을 치는 점복 풍속은 일반적으로 세시에 맞춰 날씨와 동식물의 상태를 보고 그해의 풍흉을 가늠하는 것이다.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설날에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그해는 농사가 잘 된다.

- 설날 아침에 다른 집 여자가 집에 오면 그해 집안에 재수 없고 액운이 낀다.

- 섣달그믐에 콩 열두 알에다 열두 달의 표시를 하여 수수깡 속에다 나란히 넣고 묶어 물에 담가 두었다가 설날 아침에 꺼내어 그 콩알들의 불음을 보고 각 달의 강우량을 점친다.

- 입춘에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으면 그해 풍년이 든다.

- 입춘날 보리를 뽑아 그 뿌리가 많이 나 있으면 풍년이 들고 적게 나 있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또 보리 뿌리가 한 가닥이면 흉년, 두 가닥이면 평년, 세 가닥이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 대보름날 아침에 소에게 밥과 나물을 주어 밥을 먼저 먹으면 그해 풍년이 들고 나물을 먼저 먹으면 흉년이 든다.

- 대보름날 마을 대항으로 줄다리기를 하여 승리한 쪽의 마을에 그해 풍년이 든다.

- 대보름날 윷으로 그해 풍흉을 점치거나 개인의 길흉을 점치는데, 윷가락을 던져 처음에 ‘모’가 나오면 풍년이 들고, ‘윷’이 나오면 벼가 잘 익지 않고 마른다고 한다.

- 어촌에서는 정월에 바닷가 돌에 미역 또는 해초가 많이 붙으면 그해 풍년이 든다고 한다.

- 2월 초엿샛날 저녁에 좀생이별과 달과의 거리가 가까우면 그해 풍년이 들고, 거리가 멀면 흉년이 든다.

- 3월 삼짇날에 날씨가 맑고 따뜻하면 그해 시절이 좋고, 날씨가 나쁘고 뇌성이 울리면 그해 시절이 나쁘다.

- 청명날에 날씨가 맑으면 그해 풍년이 든다.

- 한식날에 날이 맑으면 그해 풍년이 들고, 뇌성이 나면 그해 수해를 입어 흉년이 든다.

- 3월에 마을의 당산나무 잎이 돋는 상태를 보아 풍흉을 점친다.

- 4월 초파일에 바람이 불지 않고 날씨가 맑고 좋으면 그해 풍년이 들고 비가 오면 흉년이 든다.

- 단오에 날씨가 맑으면 그해는 풍년이 들고, 날씨가 궂으면 흉년이 든다.

- 망종날 날씨가 좋고 맑으면 그해 풍년이 들고, 비가 오고 뇌성이 있으면 그해 흉년이 든다.

- 음력 오월 십일에 내리는 비를 태종우라 하는데, 이날 비가 내리면 그해 농사는 잘된다.

- 유두날에 날씨가 맑으면 그해 풍년이 들고, 궂으면 흉년이 든다.

- 처서에 날씨가 맑으면 풍년이 들고, 비가 오면 “십리에 천석을 감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흉년이 든다.

- 추석에 날씨가 맑으면 이듬해 풍년이 들고, 비가 오면 이듬해 흉년이 든다.

- 백로 전후에 바람이 불지 않고 날이 맑으면 이듬해 풍년이 들고, 바람이 불면 벼에 쭉정이가 많이 생긴다.

- 중양절에 날씨가 좋으면 이듬해 농작물은 풍작이 된다.

- 동짓날에 팥죽을 끓여 큰 그릇에 담아 놓고 그 다음날 팥죽의 표면을 봐 잘게 많이 갈라져 있으면 이듬해에 가뭄이 든다.

- 섣달 그믐날 밤이 깜깜하면 이듬해 풍농·풍어가 들어 시절이 좋다.

- 섣달 그믐날 수탉이 꼬리를 길게 내리면 이듬해 풍년이 들고, 꼬리를 치켜들면 흉년이 든다.

- 섣달 그믐날 저녁에 여러 벼 종자의 무게를 똑같이 달아 마당에 늘어놓았다가 설날 아침에 각각의 무게를 달아보아 무거운 벼 종자가 그해 잘 된다.

[시식·놀이·윤달의 풍속]

1, 시절 음식

부산 지역에서는 세시에 맞춰 특별한 음식을 먹기도 한다. 정월에는 떡국, 오곡밥, 약밥, 찰밥, 솔떡, 수정과, 식혜, 강정 등을 먹는다. 2월의 시식(時食)으로는 초하룻날 송편[나이떡], 쑥떡, 호박범벅 등이 있다. 3월에는 화전(花煎), 파전, 게죽[蟹粥], 숭어회, 도다리회 등을 먹는다. 4월의 시식으로는 증편, 미나리강회, 시루떡, 죽순 삶아먹기 등이 있다. 단오 때에는 찔레꽃떡, 쑥떡, 수리취떡, 망개떡, 찰전병 등을 먹는다. 6월의 시식으로는 칼국수, 콩국수, 수제비국, 호박전, 삼계탕, 개장국 등이 있다. 7월에는 밀전병, 밀국수, 육개장을 먹는다. 추석의 시식으로는 송편, 증편, 절편, 인절미 등이 있다. 9월에는 국화전, 찰떡, 추어탕, 전어회 등을 먹는다. 10월의 시식으로는 시루떡, 인절미가 있다. 동짓달의 시식으로는 팥죽, 청어구이, 대구구이, 수정과 등이 있다. 섣달의 시식으로는 수정과, 동치미, 담근 연시(軟柿), 강정, 시루떡, 호박떡 등이 있다.

2. 놀이

부산 지역의 세시 풍속 가운데 놀이는 다음과 같다. 정월에는 아이들이 연날리기, 쥐불놀이, 횃불싸움, 썰매타기, 구슬치기, 제기차기, 자치기 등을 하고 여자들은 널뛰기를 한다. 어른들은 윷놀이, 줄다리기, 달맞이, 달집태우기, 농악놀이[지신밟기], 다리밟기, 화투치기, 탈놀이, 소싸움 등을 즐긴다. 3월 삼짇날에는 여자들은 화전놀이를, 일반인들은 산놀이를 한다. 4월에는 여아들의 풀각씨놀이, 봉선화꽃 물들이기와 남아들의 버들피리 불기, 보리피리 불기, 풀싸움, 보리서리, 밀서리 등이 있다. 단오에는 여자들은 그네뛰기를 하고, 남자들은 씨름하기와 소싸움 시키기를 한다. 6월에는 아이들의 못치기와 장정들의 써리씻기가 있다. 7월에는 장정들은 세 벌 논매기가 끝나면 호미씻기, 농청놀이, 천렵, 회초놀이, 소싸움 등을 하고 여자들은 길쌈놀이를 한다. 추석에는 어른들은 윷놀이, 씨름하기, 농악놀이[버꾸치기], 닭싸움 등을 하고 여자들은 재밟기놀이, 강강술래를 하며 어린이들은 고사리따기, 닭잡기, 콩심기 등을 한다. 섣달에는 아이들의 썰매타기, 팽이치기, 연날리기와 어른들의 윷놀이, 화투치기 등이 있다.

3. 윤달의 풍속

한편, 윤달(閏月)은 ‘탈 없는 달’, ‘손 없는 달’ 또는 ‘공달’, ‘덤달’이라 한다. 이 달에는 평상시 기피했던 일들인 집짓기와 수리, 담 고치기, 변소 고치기, 이사하기, 조상 묘 손질과 이장하기, 부모 수의(壽衣) 만들기 등을 꺼리지 않고 할 수 있다. 또 불교를 믿는 부녀자들은 세 절 사찰을 순례하거나 절에 가서 돌을 이고 탑을 세 번 돌면 죽어 극락에 왕생하거나 자손에게 좋다고 믿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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