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3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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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下棺 |
영어음역 | Hakwan |
영어의미역 | Lowering a Coffin into the Grave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금정구|해운대구|기장군 |
집필자 | 안미정 |
[정의]
부산 지역에서 장지까지 옮겨 온 관을 무덤구덩이에 내려놓는 절차.
[개설]
하관은 상례(喪禮) 중에서 장지로 옮겨진 관을 하관 시간에 맞추어 광중(壙中)[시체가 놓이는 무덤구덩이 부분]에 넣는 과정을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무속적 방식의 상례와 불교식, 유교식, 기독교식 그리고 이들 방식이 서로 섞여 있는 상례 절차가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방식이 유교식 상례이다.
[연원 및 변천]
유교식 상례가 우리나라에 유입된 시기는 고려 충렬왕 때 안향(安珦)[1243~1306]에 의해 『주자전서(朱子全書)』와 『가례(家禮)』가 들어오면서부터이다. 조선 시대에 접어들면서 상례를 포함한 유교식 관혼상제가 지배층에 의하여 시행되다가 조선 후기에 이르러 많이 보급되었다. 그러나 현행의 상례에는 비유교적인 요소가 들어 있기도 하다.
기독교가 수용되자 일부에서는 기독교식 상례가 행해지고, 또 1912년 발표된 「화장취체규칙(火葬取締規則)」에 의하여 화장장과 공동묘지가 대도시에서 활발히 이용되었으며, 사회단체의 합동장이나 사회장이 거행되기도 하였다. 그 밖에도 1934년의 「의례준칙」, 1961년의 「의례준칙」, 1969년의 「가정의례 준칙」 등의 제정 등은 상례의 절차와 상복제(喪服制)를 대폭 간소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오늘날 도시에서는 생활 환경과 경제관념의 변화, 의례 전문가의 부족으로 장의사가 상례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과거와 같은 하관 풍속은 거의 사라졌다.
[절차]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산역꾼들이 상여가 묘지에 당도하기 전 미리 나무나 풀을 베어 묏자리를 조성하고, 관이 묻힐 구덩이[壙中]를 판다. 광중을 팔 때는 묘 터의 상·중·하에 술을 붓고, 그 자리에 괭이로 찍어 흙을 파기 시작한다. 이를 ‘천광(穿壙) 낸다’ 또는 ‘굿 낸다’고 한다. 천광이 끝나면 지관이 잡아 준 하관 시간에 맞추어 상제들이 상여에서 관을 운반해 와서 베 끈을 잡고 천천히 하관하는데, 이때 상주는 곡을 해서는 안 된다. 시신은 머리를 북쪽으로, 발을 남쪽으로 향하게 한다.
해운대구에서는 구덩이를 파기 전에 산신제와 개토제(開土祭)를 지낸다. 또 하관하기 전에 관에 들어 있던 짚과 옷을 빼내고 부드러운 흙으로 시신 높이만큼 채운 뒤 천개를 닫고 오른쪽 위에 운(雲)자, 왼쪽 아래에 아(亞)자를 놓고, 그 위에 명정을 덮은 뒤, 산역꾼이 관의 머리 쪽에 일곱 번 흙을 뿌리고 난 다음 상주가 산역꾼으로부터 상복에 흙을 세 번 받아 관의 상중하에 조금씩 흩뿌린다. 동천개[시신을 관에서 끄집어내어 다시 묻는 방식]는 하지 않고 관 채로 묻는다.
기장군의 경우 하관 중 불상사가 발생했을 때 동천개를 하는데, 이때 시신을 석곽(石槨)에 넣고 나무관은 부수어 버린다. 지관이 하관을 보면 해롭다고 판단한 나이의 사람은 하관을 보지 않는데, 어길 경우 다친다고 한다. 발인 날이 말날[午日]인 경우 쥐띠인 사람, 또는 죽은 이와 상극인 띠를 가진 이가 하관을 보면 죽은 사람이나 산 사람 모두에게 해롭다고 한다. 임산부나 살이 있는 사람도 하관하는 장면을 보아서는 안 된다. 하관을 마친 후 평토제를 지내고 돌아오되, 상주들은 혼백 함을 앞세워 갔던 길을 그대로 돌아오는데, 이것은 혼백이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집에 돌아와서는 반혼제(返魂祭)를 올린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부산 지역에서 장례와 관련된 금기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초상에 국수 흰죽을 먹으면 나쁜 일이 일어난다.
2. 동네에 초상이 났을 때 빨래를 하거나 바느질을 하면 집안사람이 해를 보거나 귀신이 “어서 가자”고 해서 안 좋다.
3. 동네에 초상이 났을 때 머리를 감으면 이웃과 거리가 멀어지거나 죽는다.
4. 초상이 나서 부엌과 아궁이와 굴뚝을 막지 않으면 고양이가 그 속에 들어가면 시체가 일어선다.
5. 초상날 장독 뚜껑을 열어 놓으면 장맛이 변하거나 장이 상한다.
6. 출상 시에 샘을 들여다보면 부정 탄다.
7. 상여가 집의 굴뚝 뒤로 나가면 집안에 우환이 생긴다.
8. 죽은 아이를 산에 묻을 때 묵정밭을 건너가면 아이를 못 낳는다.
9. 간장을 담글 때 상주가 장독을 들여다보면 장에 꽃가지가 피고 좋지 않다.
10. 손 있는 쪽으로 묘를 하면 자손들이 좋지 않다.
11. 모친을 묻을 때 모시 끈이 들어가면 자식들의 머리가 하얗게 된다[새치가 많이 난다].
12. 초상에 다녀와서 일주일 안에 제사 집이나 혼인집에 가면 부정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