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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귀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03558
한자 夜光鬼
영어의미역 Glowing-in-the-dark Ghost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부산광역시
집필자 류승훈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세시 풍속
의례시기/일시 음력 1월 16일

[정의]

부산 지역에서 음력 1월 16일 밤에 하늘에서 내려와 신발을 훔쳐 가는 야광귀를 쫓아내는 풍습.

[연원 및 변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서는 야광(夜光)이라는 귀신이 설날 밤에 내려온다고 하였다. 즉 “귀신이 이날 밤 민가에 내려와 아이들의 신발을 두루 신어 보다가 발 모양이 딱 들어맞는 것을 신고 가 버리면 그 신발의 주인은 불길하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것이 무서워 모두 신발을 감추고 불을 끄고 잔다. 그리고 체를 대청 벽이나 섬돌과 뜰 사이에 걸어 둔다. 야광귀가 체의 구멍을 세어 보다가 다 세지 못하여 신발 신는 것을 잊어버리고 닭이 울면 가 버리기 때문이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홍석모(洪錫謨)[1781~1857]는 이 책에서 야광이 어떤 귀신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약왕(藥王)의 음이 변한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또한 약왕의 모습이 추하므로 아이들은 그것을 보고 무서워 떤다고 하였다.

유득공(柳得恭)[1749~1807]은 『경도잡지(京都雜志)』에서 “야광이라는 귀신이 있는데 밤에 사람의 집에 찾아와 신발 훔치는 것을 좋아한다. 이때 신을 잃은 사람은 일 년 신수가 불길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신발을 숨겨 놓고, 야광귀가 오기 전에 일찍 잠을 잔다. 그리고 마루의 벽에다가 체를 걸어 둔다. 야광귀가 찾아와 그 체의 구멍을 세다가 닭이 울면 다 못 세고 도망을 간다.”라고 하였다. 유득공도 홍석모와 마찬가지로 야광은 약왕의 음이 와전된 것이라 전하였다. 또한 설날에 늦게까지 놀고 있는 아이들을 일찍 재우고자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냈다고 하였다. 약왕(藥王)은 중국 민간 신앙에서 모시는 신이다. 편작(扁鵲), 창공(倉公)과 같은 고금의 명의들을 중국 내 각지의 약왕묘(藥王廟)에서 신으로 모시고 있다.

『해동죽지(海東竹枝)』의 ‘속악유희(俗樂遊戱)’에서는 옛 풍속에 야광신이 하늘에서 내려와 사람의 신을 신으면 반드시 말다툼이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부인들이 미혹하여 크고 작은 신들을 다 깊숙한 곳에 숨겼다고 하였다. 이 신은 설날 밤이나 보름날 밤에 내려오며, 이를 ‘앙광이[夜光神]’라 불렀다. 또한 열엿샛날에 닭귀신[鬼鷄神]이 돌아다니니, 이날을 ‘귀신닭날[鬼鷄日]’이라 하였다. 만약 닭이 사람을 쪼면 병이 든다 하여 다들 두려워하여 나가지 않는다고 하였다.

민간에서는 닭을 3년 이상 키우면 변신하거나 요물이 되어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는 속신(俗信)이 있다. 금정구 금성동 산성 마을기장군 일광면 신평리·정관읍 용수리·기장읍 만화리 등에서는 닭을 3년 이상 키우면 구렁이나 여우로 변신하여 사람을 해친다거나 아기의 눈을 뽑아 먹는다고 하였다. 강서구 가덕도동[가덕도]과 기장군 철마면 이곡리에서는 닭이 둔갑하여 사람에게 해를 끼치며,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원수로 화하여 해를 입힌다고 한다. 이 지역에서는 닭을 오래 기르면 사람에게 해를 끼친다는 부정적 속신이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절차]

일반적으로 집안에 붙는 야광귀를 쫓기 위해 팥을 삶은 뒤에 소금과 술을 섞어 마당에 뿌리면서 “귀신아 많이 먹고 물러가라”고 외친다. 강서구 범방동 탑동 마을에서는 팥죽을 끓여 먹는다. 북구 화명동에서는 정월 열엿샛날을 ‘귀신 붙는 날’이라 한다. 밤에 귀신이 와서 아이들의 신 가운데 맞는 것을 가져가면 액이 온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신을 방안에 숨겨 놓고 자는데, 만일 신을 밖에 두어야 할 경우에는 신을 엎어 놓는다. 사하구 다대동에서는 아이들이 신을 감추고 대청에 체를 걸어 둔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부산 지역에서는 야광귀가 음력 1월 16일 밤에 민가로 내려온다고 한다. 사람의 정신은 양(陽)에 속하는 ‘혼(魂)’과 음(陰)에 속하는 ‘백(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신령(神靈)의 경우 양에 속하는 ‘신(神)’과 음에 속하는 ‘귀(鬼)’로 나누어진다. 『지봉유설(芝峰類說)』에 초하루를 ‘사백(死魄)’이라 하고 16일을 ‘생백(生魄)’이라 하였다. 이를 종합해 보면, 1월 16일부터 음에 속하는 귀류(鬼類)의 활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처럼 1월 16일 밤은 세시일의 주기성(週期性)으로 볼 때, 한 해의 처음 맞는 생백의 밤이므로 ‘귀신치일(鬼神馳日)’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민속학자 무라야마[村山智順]는 야광귀를 쫓기 위해 걸어 두는 체의 구멍을 ‘눈’으로 풀이한다. 체는 무수히 많은 눈을 갖고 있으므로 야광귀보다도 더 무서운 존재로 인식된다. 마치 방상시의 눈이 4개로 표현되어 악귀를 쫓아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야광귀는 체를 보고 눈이 많은 귀신이 얼마나 뛰어난 능력을 지녔을 것인가 하는 호기심에서 체의 구멍을 세게 된다고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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