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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03082
한자 三國時代-信仰
영어의미역 Religions of the Three Kingdoms Period
분야 역사/전통 시대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고대/삼국 시대
집필자 선석열

[정의]

삼국 시대 부산 지역에서 행해졌던 다양한 신앙.

[고유 신앙 시기]

삼국 시대의 신앙 양상은 고유 신앙이 행해진 시기와 불교가 수용된 시기로 나누어진다. 먼저 고유 신앙의 대상은 크게 천신(天神)·지신(地神)·산신(山神)·수신(水神)·해신(海神)·조상신(祖上神) 등이 있었다.

1. 천신

천신 신앙과 관련된 것으로 부산 복천동 고분군 21호의 부곽인 22호분에서 출토된 칠두령(七頭鈴)을 들 수 있는데, 둥근 형태의 몸체와 테두리에 달린 7개의 방울, 소켓 모양의 자루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5세기 전반에 조성된 이 무덤에서는 칠두령과 함께 고리 자루 큰 칼[환두대도(環頭大刀)], 굽은 옥[곡옥(曲玉)] 장식 목걸이, 갑옷과 투구를 비롯한 많은 철기류가 출토되었는데, 이 무덤의 주인공은 높은 지위의 인물임과 동시에 청동으로 만들어진 칠두령을 통해 당시 복천동 집단의 제천 의식을 이끄는 인물이었다.

이러한 제의는 삼한 시대의 천군(天君)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삼한의 나라들이 정치 군사 지배자인 군장(君長)과 종교권을 가진 천군(天君)의 이원적인 지배 구조였던 것과 달리 5세기 전반 독로국(瀆盧國)의 지배 구조는 일원화되어 정치 지배자인 왕이 정치·군사·종교의 지배자로서 존재하였음을 말해 주고 있다.

2. 지신

지신과 관련된 것으로 농경의례를 들 수 있다. 삼한 시대 이래로 5월의 파종제와 10월의 수확제 등 농사와 관련된 의례가 지속되었는데, 농경의례를 통해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풍년을 기원하고 감사를 올렸다.

3. 수신

수신과 관련된 것은 해양 제사와 수변 제사를 들 수 있다. 삼한 시대 이래, 해안가나 강가에서 발견되는 복골, 동물 뼈 등은 수변 제사, 해양 제사와 관련된 것으로 홍수나 가뭄의 방지, 원거리 항해의 안전 등을 수신과 해신에게 기원하는 의례가 지속되었다. 독로국의 중심 지역에 위치한 수영만은 지금보다는 훨씬 넓어 온천천 일대까지 포함되었는데, 항해의 안전을 위해 해신에게 제사를 올렸다. 즉 부산 지역을 병합한 이후 신라는 해신을 제사하는 사독(四瀆) 가운데 하나인 형변(兄邊)을 수영만에 설치하였다는 사실에서 보아 그 이전 독로국 시대에 있었던 전통을 신라가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4. 조상신

조상신에 대한 제사로는 무덤을 만드는 것을 들 수 있는데, 무덤들은 죽은 이를 위로하고 선조 신으로 받들어 현재의 자신들의 삶을 돌봐 주기를 바라는 믿음에서 만들어졌다. 삼국 시대 부산 지역의 무덤의 변천은 5세기 전반까지 덧널무덤[목곽묘], 5세기 후반에는 구덩식 돌덧널무덤[수혈식 석곽묘]이 중심 묘제가 되었고, 중심 지역은 동래구 복천동이었다. 복천동 이외의 집단은 대형 묘를 만들지 못하게 통제하였다.

부산 지역의 조상 숭배에 대한 기록은 없으나, 신라 왕실의 조상 숭배 의례인 시조묘에 대한 기록을 통해 보면 5세기 전후 독로국 왕실의 조상 숭배 의례가 전 지배층에게 강요되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5세기 후반 이후부터 연산동 고분군에 큰 고총 고분이 조영되면서 부산 지역의 중심 고분군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450년 전후에 신라가 독로국을 병합하면서 나타난 변화로 중심 세력이 복천동에서 연산동으로 바뀐 것으로 조상 숭배 의례의 중심도 바뀌었을 것이다.

[불교 신앙 시기]

부산 지역 불교에 대한 기록은 통일 신라 시대 이후부터 보이므로, 삼국 시대에 불교와 관련된 신앙으로서 어떠한 것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이에 대해서는 부산 지역의 묘제가 변천하고 있는 사실에서 엿볼 수 있을 뿐이다. 6세기 전반 이후 부산 지역에는 고총 고분(高塚古墳)이 사라져 중·소형 묘로 이루어진 고분군이 대부분이었고, 묘제도 구덩식 돌덧널로 바뀌고 박장(薄葬)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신라의 묘제에 대한 통제가 미치게 된 것일 뿐만 아니라, 527년 불교 공인을 전후하여 그 영향을 받아 조상 숭배 의례 등 여러 신앙에도 변화가 일어난 것을 말해 주고 있다.

불교가 수용된 6세기에 부산 지역은 불교 신앙이 그다지 유행하지 않았으나, 신라가 국가적으로 불교 신앙을 장려하게 되면서 지방에도 확산되어 부산 지역에도 서서히 퍼져 나갔을 것이다. 특히 부산 지역의 해양 신앙에는 뚜렷한 변화가 일어났는데, 용신 신앙의 등장이다. 원래 용신 신앙은 정천 신앙(井泉信仰)을 비롯하여 강과 관련된 것이다. 문무왕(文武王)이 불교식으로 화장을 하고 동해 용왕이 되고자 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용은 우물이나 강과 관련된 고유 신앙의 대상에서 바다와 관련된 신앙의 대상으로 변화하여 항해 등의 신앙 체계로 확대·발전되었다. 부산 지역의 형변에서 행해진 해양 제사에서도 이와 같은 변화가 일어났을 것이다.

[특징과 의의]

신라의 불교 수용에서 볼 수 있듯이 고유 신앙은 불교에 융합되어 가는 현상[무불습합(巫佛褶合)]이 있었다. 중앙과 달리 변경인 부산 지역의 다양한 고유 신앙은 상당 기간 동안 유지되었다가 삼국 시대 말기에 이르러 불교식으로 변용되어 갔을 것으로 추측된다. 형변의 예에서 보듯이 해양 지역인 부산은 바다와 관련된 신앙에서 먼저 불교적 요소가 나타났을 것으로 추측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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