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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부 연락선」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17181
한자 關釜連絡船
영어의미역 Cross-channel Liner between Busan and Shimonoseki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황국명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현대 소설
작가 이병주(李炳注)[1921. 3. 16~1992. 4. 3]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21년 3월 16일연표보기 - 이병주 출생
저자 몰년 시기/일시 1992년 4월 3일연표보기 - 이병주 사망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1968년 4월~1970년 3월연표보기 - 『월간 중앙』에 연재
편찬|간행 시기/일시 1972년연표보기 - 『관부 연락선』으로 간행
편찬|간행 시기/일시 1995년연표보기 - 『한국 소설 문학 대계』 52권에 수록
배경 지역 부산항 - 부산광역시 중구 중앙동지도보기
배경 지역 용두산 공원 - 부산광역시 중구 광복동 2가 1지도보기

[정의]

1968년 4월부터 1970년 3월까지 『월간 중앙』에 연재된, 일제 강점기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운항하던 관부 연락선을 주제로 한 이병주의 장편 소설.

[개설]

경상남도 하동 출신인 이병주(李炳注)[1921. 3. 16~1992. 4. 3]는 일본 메이지대학 문예과를 졸업하고, 와세다대학 불문과 재학 중에 학병에 동원되어 중국 소주에서 지냈다. 해방 후에 교사로 근무하고 진주농대와 해인대학[현 경남대학교]에서 강의를 한 바 있으며, 국제신문사에 입사하여 편집국장과 주필을 지냈다. 1961년 5·16 군사 정변 이후 필화 사건으로 고초를 겪었으며, 1965년에 44세의 늦깎이로 중편 「소설·알렉산드리아」를 『세대』에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작가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병주 소설의 서술 방식은 낯선 것으로 여겨지며, 허구와 실록의 경계에 있다고 평가된다. 대체로 이병주의 작품은 근현대사의 역사적·정치적 쟁점을 개인의 체험이나 주변 인물의 증언 형식으로 담아내고, 그런 역사와 정치의 이면에 놓인 개인들의 내면 풍경을 그려 내었다. 그래서 서울과 알렉산드리아의 역사적 비극을 교차시키며 풀어낸 「소설·알렉산드리아」처럼 이병주의 소설은 서사시적 배경을 거느린 경우가 많다. 이병주는 대하 실록 소설이라 할 「지리산」을 『세대』에 연재[1972. 9~1977. 8]하였다.

이병주의 작품집으로는 『마술사』, 『예낭 풍물지』, 『철학적 살인』, 『망명의 늪』, 『그 테러리스트를 위한 만사』, 『비창』 등이 있다. 1977년에 「낙엽」과 「망명의 늪」으로 한국 문학 작가상과 한국 창작 문학상을 받았고, 1984년에 한국 펜 문학상을 받았다. 「관부 연락선」은 1968년 4월부터 1970년 3월까지 『월간 중앙』에 연재한 작품이다. 1972년에 신구문화사에서 『관부 연락선』으로 출간하였으며, 1995년에 동아출판사에서 출간한 『한국 소설 문학 대계』 52권에 수록되어 있다.

[구성]

「관부 연락선」은 1인칭 서술자인 나[이선생]를 내세웠지만, 6·25 전쟁 중 빨치산에게 납치된 후 행방불명된 유태림의 일대기라고 할 수 있다. 크게 보면 유태림이 남긴 수기, 일본인 동기 동창 E의 편지에 답하는 나의 기록이 교차 배치된다.

5개로 나누어 제시되는 유태림의 수기는 ‘관부 연락선’을 통한 한일 관계의 탐구와 일본에서의 유학 생활을 담고 있고, 나의 기록은 유태림의 학병 체험과 혼란스런 해방 정국에서 유태림의 활동과 행방불명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담는다. 유태림의 수기와 나의 기록은 개인의 직접적인 체험과 추측, 주변 사람들의 증언, 광범위한 독서 경험, 실록과 실명을 기록한 주석, 역사와 정치에 대한 타인의 해석과 이 해석에 대한 새로운 해석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와 같은 서술 방식은 1960년대 후반의 한국 문단에서는 매우 생소한 것이었다.

[내용]

유태림이 실종된 지 십수년이 지난 어느 날, 나는 동경 유학 시절 동기 동창이었던 일본 학생 E로부터 유태림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편지를 받는다. 행방불명되었다는 나의 답변에 대해 E는 유태림이 ‘관부 연락선’이라는 제목의 원고를 맡겼다 하고, 종전 직후부터 실종 때까지 유태림의 동향을 알려 달라고 부탁한다.

수기 형태로 제시된 원고에서 유태림은 모종의 사건으로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구라파를 여행한다. 도버~칼레 해협에 비해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오가는 관부 연락선이 수인선(囚人船)임을 깨달은 유태림은 유럽 여행에서 돌아온 후 한반도와 일본 관계의 ‘상징적 통로’인 ‘관부 연락선’을 탐구한다.

유태림은 한일 관계 자료를 수집하던 중 송병준 제거에 실패하고 관부 연락선 선상에서 자살한 ‘원주신’이라는 존재의 정체를 탐색하게 된다. 탐색 결과, 원주신은 의병 가운데 젊은 유생들이 간신들을 제거할 목적으로 결성된 비밀 결사체임이 밝혀지며, 더불어 유태림의 수기는 한일 병합 조약의 불가피성과 한국인의 책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굴욕적인 유학 생활 등을 드러낸다.

다른 한편, 학병에 지원한 이후와 해방 후에서 전쟁기에 이르는 유태림의 행적은 직접 들은 이야기, 전언, 추측에 근거한 해설자 나의 기록으로 드러난다. 일본 유학 당시 자신이 빌려 준 책 때문에 고초를 겪은 서경애에 대한 죄책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유태림은 학병에 지원한다. 중국 소주에서 현지 제대를 한 유태림은 정치와 이념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면서 어떤 군대나 정당에도 가입하지 않으려고 한다.

1946년에 귀국한 후 C고등학교[현재의 진주고등학교] 교사로 초빙된 유태림은 좌우익이 충돌하는 갈등의 한복판에서, 어느 쪽의 편향도 경계하며 교사의 입장을 고수한다. 좌우익의 생리와 병리를 날카롭게 꿰고 있지만 좌익으로부터는 반동으로, 우익으로부터는 부역자로 몰린 유태림은 설 자리를 잃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행방불명되고 만다.

[특징]

「관부 연락선」의 특징은 무엇보다 독특한 서술 방식과 두 가지 시공간을 관통하는 서사시적 배경에 있다. 허구와 실록, 증언과 주석, 체험과 추측을 뒤섞은 서술 방식뿐 아니라, 일제 강점기의 일본과 중국, 해방 이후의 한국이라는 다국적 다민족적 서사 배경은 이병주 소설의 독보적인 위치를 입증한다.

둘째, 역사적·정치적 쟁점을 새롭게 재해석한다는 데에 그 특징이 있다. 그 재해석은 국체(國體)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색깔론 시비가 붙기 마련인 사건의 재구성이며, 따라서 이데올로기 비판적 성격을 갖는다.

[의의와 평가]

「관부 연락선」은 서술 방식의 새로움뿐 아니라, 지리와 역사를 상호 관계 속에서 파악하고 우리 근현대사와 정치의 주요 쟁점에 관한 새로운 관점과 해석을 보인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한일 관계, 독립 운동, 남북한 정부 수립, 좌우익 대결 등은 어떤 나라를 만들어 갈 것인가의 문제와 연관되며, 이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인습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에게 정치적으로 불온하게도 보일 수 있다.

다른 한편, 정치와 역사에 대한 재해석은 갈대처럼 유연하게 사유한 결과로 보인다. 관부 연락선의 선상에서 유태림은 광활한 바다와 비교하면 장구한 역사조차 한 가닥의 가냘픈 실오라기가 될 뿐이라고 생각한다. 유태림의 정신적 고투는 깊이와 넓이를 측량할 수 없는 거대한 ‘바다의 사상’에 도달하려는 노력이다. 그런 만큼 유태림의 내면은 특정한 이념으로 편향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태림은 사후에 따라붙는 이데올로기의 화관보다 개별자의 생명을 중시한다.

그러나 유연한 사유란 선악이라는 동화적 이분법을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태림은 설 자리를 잃고 역사의 탁류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이런 유태림의 운명은 바로 한국 지식인의 운명이기도 하다. 분단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우리에게 「관부 연락선」이 자기성찰의 근거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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