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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해적」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17184
한자 -親舊海賊
영어의미역 My Pirate Friend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황국명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현대 소설
작가 조해일(趙海一)[1941. 4. 18~]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41년 4월 18일연표보기 - 조해일 출생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1973년연표보기 - 『월간 중앙』 5월 호에 발표
편찬|간행 시기/일시 1974년연표보기 - 『아메리카』에 수록
편찬|간행 시기/일시 1983년연표보기 - 『제3 세대 한국 문학』 16권에 수록
배경 지역 영도 다리 - 부산광역시 영도구 봉래동 2가지도보기
배경 지역 침례병원 - 부산광역시 금정구 남산동 374-75지도보기

[정의]

피란지인 부산 지역을 배경으로 소설가 조해일이 1973년에 창작한 현대 소설.

[개설]

조해일(趙海一)은 1941년 4월 18일에 중국 만주 하얼빈 인근에서 태어나 1945년에 가족과 함께 귀국하였다. 1·4 후퇴 때 가족과 함께 부산 지역으로 피란하였으며, 1954년에 귀환한 이후 경희대학교 국문과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교수를 지냈다.

1970년 『중앙 일보』 신춘문예에 「매일 죽는 사람」이 당선되어 등단한 이후 「멘드롱 따또」, 「뿔」, 「심리학자들」 등의 단편과 「무쇠탈」 연작, 「임꺽정」 연작을 발표하였다. 미군 부대 인근의 기지촌 여성들의 삶을 다룬 중편 「아메리카」는 반제국 탈식민 의식을 제3 세계의 시각으로 담아낸 것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1974년에 첫 소설집 『아메리카』를 출판한 이듬해 『중앙 일보』에 『겨울 여자』를 연재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고, 『갈 수 없는 나라』, 『임꺽정에 관한 일곱 개의 이야기』 등을 출간한 바 있다.

조해일의 단편 소설들은 정교한 구성과 절제된 문장으로 완미한 수준에 도달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동시에 조해일의 작품들이 보여 주는 특이한 상황 설정, 다채롭고 기발한 서술 기법도 독자의 주목을 받았다. 조해일이 일관되게 관심을 보인 주제 영역은 폭력과 공포이다. 조해일은 산업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여기서 비롯되는 잔혹한 폭력, 이런 횡포와 억압 아래 고통을 겪는 소시민이나 주변부 인간의 일상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보듬었다.

「내 친구 해적」은 1973년 『월간 중앙』 5월 호에 발표되었다. 1974년에 민음사에서 출간한 『아메리카』에 수록되었으며, 1983년에 삼성출판사에서 출간한 『제3세대 한국 문학』 16권에도 수록되어 있다.

[구성]

1인칭 시점을 채택한 「내 친구 해적」은 피란민 학생 시절의 단짝 친구 ‘해적’과 내가 십수년 만에 재회하는 것을 도입부로 삼고, 서술의 역전 기법으로 피란지 부산에서 함께 보낸 시절의 사연을 회고한 다음, 친구 ‘해적’이 현재 처한 고통스러운 현실을 확인하는 것으로 끝난다.

「내 친구 해적」의 1인칭 시점은 친구에 대한 나의 심리적 거리와 그 해소라는 문제에 효과적으로 기여한다. 오랜만에 만난 해적이 돈을 빌려 달라고 하였을 때, 그 용처를 묻는 나는 속물적인 소시민 의식을 드러낸다. 그러나 성장기의 아름다운 추억과 의로움을 잃지 않은 현재의 친구를 대하면서 그 거리는 해소되고 만다.

[내용]

30대 중반의 평범한 월급쟁이인 나에게 어느 날 고등학교 시절의 단짝 친구 ‘해적’이 찾아온다. 부산으로 피란을 내려온 학생이었던 나는 갈색 피부와 성숙한 얼굴을 한 친구에게 이끌린다. 급성 맹장 수술을 해 준 서양인 의사가 ‘훌륭한 태도와 몸뚱이’를 칭찬한 것처럼, 친구는 해녀보다 더 오래 잠수할 뿐 아니라 영도 다리로 추정되는 다리에서 3회전을 하며 바다로 뛰어드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준다. 바다에서 전복과 우뭇가사리, 멍게, 낙지 등을 잡아 올리는 행위를 해적질에 빗댄 친구는 스스로를 ‘바다의 의적’이라고도 말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4·19 혁명을 겪은 나는 ‘공동체의 진보’라는 아름다운 관념에 매혹되었지만, 해적은 곧 이전의 생활로 돌아간다. 해적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던졌을 때, 나는 당위적 관념에 근거하여 친구를 설득하고자 하였지만, 해적은 바다가 좋아 바다의 생태를 따를 뿐이라고 말한다. 이후 해적은 공장의 공원들과 친목회를 구성하여 기업주에게 항의하고 구두닦이와 같은 주변부 청년들과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대학 2년이 되면서 서울로 온 이후 가끔 편지만 주고받았을 뿐,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해적이 나의 회사로 찾아온다. 청년의 훌륭한 육체를 잃은 해적은 나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한다. 해적에 의하면 이전의 판잣집이 강제 철거되자 외딴 변두리로 쫓겨나 2년에 걸쳐 블로크집을 지었는데, 시유지를 불하받은 유력자가 그곳에 공장을 짓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에 나는 해적의 행위가 무모하다고 느끼지만, ‘이글이글 타는 눈’을 보고 만류하지 못한다.

[특징]

「내 친구 해적」의 특징은 첫째, 가진 자의 횡포에 노출된 주변부 인간의 분노와 정의로움을 급진적이거나 당위적인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 일상을 통해 형상화한 데 있다. 반신불수의 아버지와 늙은 계모를 위한 벌이꾼일 뿐 아니라, 남루한 공원들과 구두닦이를 따듯하게 품었으니 친구는 해적이되 ‘의적’이라는 것이다. 「내 친구 해적」의 두 번째 특징은 도시 근대화의 비극적 결과를 예리하게 포착한 데 있다. 특히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판잣집을 강제로 철거하고 주민을 외곽으로 몰아내는 일이 결국 유력자를 위한 공간 재구성임을 드러내고 있다.

[의의와 평가]

「내 친구 해적」에서 조해일은 도시 근대화 과정이 유발하는 폭압을 보여 주며, 다른 한편으로는 공동체적 진보라는 아름답고 달콤한 관념에 취하였던 지식인을 비판하기도 한다. 4·19 혁명이 가져온 자유가 섬광처럼 사라지고 부정한 권력과 탐욕스런 자본의 결탁이 심화되면서, 4·19 세대는 일상의 안일에 만족하는 소시민으로 전락한 바 있다. 핏발이 선 친구의 두 눈은 소시민의 순응적 삶에 자족하는 나에게 양심의 채찍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조해일은 친구의 ‘의적’ 행위가 이룰 성과를 낙관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몸뚱이를 지녔던 친구가 늙고 남루해지듯이, 2층을 지어 싸워 보겠다는 친구의 ‘무모’한 발상은 자본주의 체제의 구조적 모순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내 친구 해적」이 감상을 노출하지도, 독자를 계몽하려 들지도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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