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04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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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音韻 |
영어의미역 | Phonem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근열 |
[정의]
부산 지역의 방언에서 의미 변별 기능이 있는 자음과 모음, 성조.
[개설]
일반적으로 음운은 의미 변별에 관여하는 음성을 말하는데 자음, 모음을 비롯하여 음의 장단, 고저, 세기 등의 요소가 있다. 경상남도 방언의 음운은 자음과 모음 그리고 높낮이의 성조를 의미한다.
[자음]
한국어의 여러 방언들은 자음 체계의 차이로 분화되는 경우는 드물다. 왜냐하면 모음에 비해 조음의 위치와 방법이 확실하여 그 음가가 뚜렷하게 변별될 수 있으며, 자음이 가지는 변별적 효과 때문에 동일 언어권에서 다양하게 분화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경상남도 방언권에서도 우리말이 가지고 있는 자음 목록인 19개의 체계가 사용되고 있다.
부산 방언에서는 ‘ㅆ’과 ‘ㆆ’[된이응, 여린히읗]의 음소적 변별력 여부에 따라 18개에서 20개 사이의 자음의 목록이 설정될 수 있다. ‘ㅆ’의 변별력을 인정하지 않으면 18개의 자음이 되고, ‘ㅆ’의 변별력을 인정하게 되면 19개의 자음이 된다. 여기서 ‘ㆆ’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면 20개의 자음 목록을 설정할 수 있다.
우선, ‘ㅆ’은 자음의 특성상 경상남도 지역에서도 의미를 분화하지 못하는 지역도 있다. ‘ㅆ’이 분화되지 못하는 지역은 울산, 양산, 밀양, 창녕, 김해, 언양 등 주로 경상남도 동부 지역이다. 부산 지역도 일반적으로 ‘ㅆ’ 비변별 지역에 속해 있어서 ‘ㅅ’과 ‘ㅆ’이 변별력을 가지지 못한다. ‘ㅅ’과 ‘ㅆ’이 변별력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밝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ㅅ’과 ‘ㅆ’의 비변별에 대해서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먼저, 경상도 지역에서는 ‘ㅅ’이 경음화 되어 ‘ㅆ’으로 나타나지 않고 ‘ㅅ’으로만 남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는 통시적으로 17세기 국어 전반에 경음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경상도 지역에서만 ‘ㅅ’이 경음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다른 입장에서는 통시적으로 ‘ㅅ’과 ‘ㅆ’을 변별해서 사용하고 있었지만 ‘ㅆ’이 사라졌기 때문에 ‘ㅅ’만이 존재한다고 보는 점이다. 이러한 견해는 통시적인 결과만을 중시한 것으로 여전히 왜 ‘ㅅ’만이 경음화되지 못했는지, 왜 ‘ㅆ’이 사라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다른 견해로 경상남도 화자들의 높이에 대한 인식은 발달되어 있는데 반하여 길이로 분화되는 음에 대해 둔감하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즉, ‘ㅅ’과 ‘ㅆ’은 음향적으로 음향 스펙트럼의 중간에 존재하는 경음 자질의 길이의 유무에 따라 구별되는 특징이 있어서 마찰음의 경음인 ‘ㅆ’은 마찰이 진행되는 도중에 후두의 긴장을 수반해야 하기 때문에 평음 마찰음인 ‘ㅅ’의 길이보다 더 길어진다. 그러므로 길이에 대한 변별력이 약한 경상남도 지방에서는 ‘ㅆ’의 발음이 어려울 수 있다.
① 싸개→[싸개], 싸락눈→[싸락눈], 싸리→[사리], 싸움→[사암], 쌀장수→[살장시], 쌀통→[살통], 쌀풀→[살풀], 쌍가마→[상가매], 쌍꺼불→[쌍시불], 써래→[서리], 씨름→[시름], 쓸개→[실개]
② 쌓다→[사다], 싸매다→[사매다], 싸우다→[사우다], 싸잡다→[사잡다], 쌓다→[살다], 쌀쌀하다→[살살하다], 쌈싸다→[삼사다], 썰다→[성글다], 쓸쓸하다→[설설하다]
부산 방언에서는 위의 예와 같이 ‘ㅆ’이 ‘ㅅ’으로 발음되는 것이 빈번하다. 그렇기 때문에 부산 지역에서는 50대 이상의 세대에서는 ‘ㅅ’과 ‘ㅆ’으로 어휘적 대립을 이루지 못한다.
① 싹[芽]: 삯[費用], 쌈[包]: 삼[三], 쌍[雙]: 상[床], 싸리[나무]: 사리[주름살], 쌀[米]: 살[皮膚]
② 싸다[包]: 사다[買], 썩다[腐]: 섞다[混]
위의 예에서 보듯 ‘ㅅ’과 ‘ㅆ’이 어휘적 변별력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 ‘ㅆ’이 음소 목록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 부산 방언에서는 어휘적 변별력과는 상관없이 어두에서는 물론이고 어중에서도 ‘ㅆ’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① 새우→[쌔비], 쇠통→[쌔통], 쇳대→[쌧대], 서까래→[써까래], 서리→[써리], 속치마→[쏙치매], 솜→[쏨], 소나기→[쏘나기], 수세미→[쑤시], 수캐→[쑥캐], 수코양이→[쑥개이], 수쿠렁이→[쑥구리이], 수꿩→[쑥꽁], 시누이→[씨누], 시동상→[씨동상], 시락국→[씨락국], 시래기→[씨래기], 시숙→[씨숙], 시할머니→[씨할매], 시아버지→[씨아부지], 시어머니→[씨어무이], 시어머니→[씨이미], 시할아버지→[씨할배], 식은밥→[씩은밥], 살쾡이→[씰깨이], 시시덕이→[씨식바리], 심지→[씸지], 속히→[쌔기], 시원하다→[써언타], 세다→[쎄다], 속다→[쏙다], 숙이다→[쑤구리다], 시끄럽다→[씨끄럽다], 시키다→[씨기다], 시다→[씨다], 속→[쏙]
② 병수발→[병쑤발], 머시마→[머씨마], 괴씸하다→[개씸하다], 쑤시다→[쑤씨다], 속삭거린다→[쏘싹거린다]
①은 어두 경음화 현상으로 ‘ㅅ’이 ‘ㅆ’으로 발음되는 경우이고, ②는 어중에서 ‘ㅆ’이 실현되는 경우이다. 부산 방언에서는 ‘ㅅ’과 ‘ㅆ’의 비변별은 50대 이상의 화자에게서 나타나며, 50대 이하의 젊은 세대에서는 ‘ㅅ’과 ‘ㅆ’에 대한 변별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높낮이에 대한 점진적인 소멸과 관계가 깊고, 젊은 세대의 잦은 ‘ㅅ’ 경음화 현상과도 관계가 있다. 결국 부산 방언에서 ‘ㅆ’을 설정해야 어두 경음화 현상을 설명할 수 있고, 어휘적 대립을 유지하는 세대가 많으므로 ‘ㅆ’을 음소 목록에서 인정해야 한다.
부산 방언에서 ‘ㅆ’ 이외에 논란이 되는 음소는 ‘ㆆ’이다. 먼저, ‘ㆆ’을 음소로 인정하는 입장에서는 ‘ㆆ’이 성대 긴장음 [ʔ]으로 종성에 위치하여 ‘ㅎ’과 대립되는 음이라는 점이 중요한 근거이다. 종성에서 ‘ㅎ’이 유기음을 만드는 요소라면, ‘ㆆ’은 경음을 만드는 요소로 보아 독립된 자격을 부여해야 설명의 합리성을 할 수 있다고 한다.
① 불-[吹]: 불고, 부니, 부러
② 싣-[載]: 실꼬, 시르니, 시러
①의 ‘불-’은 ‘불고’와 같이 활용되지만 ②의 ‘싣-’은 ‘실꼬’와 같이 활용되는데, 이러한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싣-’의 어간 형태소의 기저가 ‘시ᇙ’로 두어야 ‘실꼬, 시르니, 시러’의 활용형을 설명할 수 있다. 또한 ‘꾸ᇙ다[膝]’ 류의 단어가 일반적으로 [꿀코], [꿀치], [꿀터라]로 발음되지 않고 [꿀꼬], [꿀찌], [꿀떠라] 등으로 나타나는데, 이와 같이 받침 ‘ㅀ’ 중 ‘ㅎ’이 뒤에 이어지는 파열음과 결합하여 격음화가 되지 않고 경음화가 된다는 것은 부산 지역에 ‘ㅀ’ 받침의 기저형으로 ‘ㅎ’ 대신 ‘ㆆ’을 설정해야만 설명이 가능하다.
특히, ‘옳아’가 [오라]에서 보듯 ‘ㅀ’의 ‘ㅎ’이 뒤에 모음이 오면 탈락하듯이 ‘꾸ᇙ어’도 모음이 뒤에 오면 [꾸러]로 ‘ㆆ’이 탈락하는 것처럼 ‘ㅀ’과 ‘ㄹㆆ’을 대립적 체계로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앓다[病], 끊다[斷]’도 ‘아ᇙ다, 끈ㆆ다’를 기저형으로 설정해야 한다. ‘ㅀ’ 받침 이외에도 ‘짓다[作]’도 ‘짓고’[지꼬], ‘짓지’[지찌], ‘짓더라’[지떠라], ‘짓으면’[지으면] 등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그 기저를 ‘지ᇹ다’로 설정해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결국 종성의 ‘ㅎ’과 ‘ㆆ’은 규칙 적용 양상이 거의 비슷하고 차이가 나는 것은 축약되어 격음으로 되느냐, 아니면 경음으로 되느냐의 차이만이 존재하며, ‘ㅎ’을 기저의 음소로 설정할 수 있다면 하나의 자질의 차이를 보이는 음소인 ‘ㆆ’도 역시 종성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ㆆ’도 하나의 음소 체계로 인정할 수 있다.
또한 다음의 예와 같이 초성에서도 ‘ㆆ’이 변별력을 가지고 어휘적 대립을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ㆆ’ 설정을 강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일[事]: [一], 에물[哀]: ᅙᅦ물[初], 우리[我]: ᅙᅮ리[舍], 어미[語]: ᅙᅥ미[母], 오리[五]: ᅙᅩ리[鴨]
그러나 이러한 설명력에도 불구하고 ‘ㆆ’가 나타나는 어휘가 제한적이고, 다른 지역과 같이 동일한 변동을 하는 경우도 많이 나타나며, 용언의 어간말 ㄹ뒤에서만 실현된다는 분포의 제한성 때문에 추상적인 음소를 설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한 초성에도 ‘ㆆ’이 실현되는 경우는 성조의 차이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ㆆ’ 음소가 설정될 수 없다. 즉, 위의 예 경우 각각 [L]: [M], [LH]: [HM], [MH]: [HM], [LM]: [MM/HH], [LM]: [MM/HH] 등의 성조의 대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ㆆ’ 음소를 설정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부산 방언의 자음으로는 /p/[ㅂ], /p'/[ㅃ], /ph/[ㅍ]; /t/[ㄷ], /t'/[ㄸ], /th/[ㅌ]; /k/[ㄱ], /k'/[ㄲ], /kh/[ㅋ]; /c/[ㅈ], /c'/[ㅉ], /ch/[ㅊ]; /s/[ㅅ], /s'/[ㅆ]; /m/[ㅁ], /n/[ㄴ], /ŋ/[ㅇ]; /l/[ㄹ]; /h/[ㅎ] 등 19개를 설정할 수 있다.
[단모음]
단모음은 지방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음은 조음 특성상 특정한 조음점이 없고 상대적 높낮이나 개구도의 차이, 원순성의 차이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지역별로 조음점이 다르거나 분화되는 모음의 개수가 차이가 난다.
국어의 경우 [i], [u], [o], [a]의 극단점을 제외하고 각 모음의 변별 기능과 음가가 차이가 난다. 중부 방언의 경우 많게는 10모음, 적게는 7모음이 나타난다고 보고되어 있다. ‘ㅚ, ㅟ’를 모두 단모음으로 인식하고 있을 때는 10모음, ‘ㅟ’만 단모음으로 인식하고 ‘ㅚ’를 이중 모음으로 인식하면 9개, ‘ㅚ, ㅟ’ 모두 이중 모음으로 인식하고 있을 때는 8개의 모음으로 인정한다. 시대적으로 젊은 세대가 ‘ㅔ’와 ‘ㅐ’의 변별 능력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7개의 단모음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상남도 방언의 단모음은 기본적으로 6모음에서 많게는 8모음까지 지역별, 세대별로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상남도의 각 방언별로 단모음 /ㅔ/와 /ㅐ/의 변별 여부, /ㅡ/와 /ㅓ/의 변별 여부, /ㅚ/의 단모음 인식 여부 등에 따라 모음의 변별력이 다양하게 보고된 바가 있다.
경상남도 방언의 단모음 중에서 /ㅔ/와 /ㅐ/는 경상남도 지역 대부분에서 변별되지 않고 있지만 고성, 진주, 하동, 함양, 거제 등의 서부 경상남도 지역에서는 변별되고 있음이 보고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별이 외래 요소의 영향이거나 학교 교육에서 연유한 것이라 하는 해석도 제시되어 있다. 보통의 경상남도 지역의 일반 화자들 언어 의식에는 /ㅔ/와 /ㅐ/와 같이 섬세한 높이의 차이에 의한 분화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라 본다. /ㅔ/와 /ㅐ/가 중화된 표기는 보통 /E/로 표기하는데, 이것의 음가가 /ㅔ/와 /ㅐ/의 중간소리 정도로 분석되나 경상남도 방언에서는 [e]에 가깝다. 부산 방언에서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e]와 [ɛ]은 비변별적이다.
① 베[布, pe], 배[腹, pe]
② 새[鳥, se], 세[舌, se]
위의 자료에서 보듯 /ㅔ/와 /ㅐ/는 비변별적이다. 부산 방언에서는 대립을 이루지 못하는 단어는 성조에 의해 구별을 하거나 /게/와 /개/를 [끼]/[개]로 바꾸는 것과 같이 모음의 교체를 통해 구별한다.
/ㅡ/와 /ㅓ/도 경상남도 대부분 지역에서는 변별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거창, 고성, 통영, 창녕, 합천 등지에서는 변별되고 있음이 보고되어 있다. 그러나 부산 방언에서도 /ㅡ/와 /ㅓ/는 확실하게 변별되지 않고 수의적으로 발음된다.
① 그릇[器]- [그륵], [거럭]
② 글[書, 걸], 걸[柶·羊, 걸]/ 들다[擧, 덜다], 덜다[減, 덜다]
위의 예에서 보듯 /ɨ/와 /ə/가 수의적으로 교체되며 대립하여 의미의 변별 기능은 없는 것이 확인된다. 특히 부산 방언에서는 /ɨ/보다는 /ə/로 발음하는 경향이 높으며, 서울 지역의 [ə]보다는 위쪽으로 발음되어 [ɨ]쪽에 가깝게 위치하기 때문에 /Ǝ/로 설정한다. 특히, 대부분 경상남도 방언의 /Ǝ/는 경상북도 방언에 비해 [ɨ]에 가까운 경향이 있으며, 혀 앞쪽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경상남도 방언의 /Ǝ/가 경상북도 방언의 /Ǝ/보다 밝고 가벼운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ɨ/와 /ə/의 비변별로 인한 낱말의 구분은 높낮이의 성조로 실현한다.
/ㅟ/, /ㅚ/는 경상남도 방언에서는 실현되지 않고 /ㅟ/는 /ㅣ/로, /ㅚ/는 /ㅔ/로 실현된다. 부산 방언도 이와 유사하다.
① 사위[사우, 사이], 귀창[기창], 쉬파리[세파리, 시파리]
② 열쇠[열쌔], 내외간[네에간], 괴롭다[게롭따]
위의 예에서 보듯 부산 방언에서는 /ㅟ/가 /ㅣ/, /ㅔ/, /ㅜ/ 등으로 실현되고, /ㅚ/도 /ㅔ/로 실현되고 있으므로 /ㅟ/, /ㅚ/는 단모음 체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러한 논의에 따라 부산 방언의 단모음의 대립을 확인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비[pi], 배[pE]
② 달[tal], 들[tƎl]
③ 무시[muʃi], 모시[moʃi]
부산 방언에서 /i/와 /E/가 최소 대립을 이루고, /a/와 /Ǝ/도 최소 대립을 이루며, /u/, /o/ 등도 최소 대립을 하는 것으로 보아, 부산 방언은 /i/, /E/, /a/, /Ǝ/, /u/, /o/ 6개의 단모음이 변별 기능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된다.
[성조]
경상남도 방언은 성조에 의해 의미가 변별되는 언어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남 방언에서 성조의 대립은 이견이 없지만 기저에 나타나는 성조소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허웅[1954]과 김차균[1980] 등에서는 3단 성조 체계로 보고 있으며, 정연찬, 최명옥[1998]에서는 저조와 고조의 2단 성조 체계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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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견해 차이는 성조가 말소리, 즉 음절의 높고 낮음에 대한 말할이의 상대적인 인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산 방언의 화자가 높낮이에 대한 인식을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인식이 경상남도 방언의 성조 관련 여러 현상을 효율적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먼저 경상남도 방언을 2단으로 보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3단 체계로 대응을 보이는 동음어의 분포가 1음절에서 매우 제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 중, 저로 대립하는 어휘는 적은 단어 밖에 보이지 않고, 그 밖의 낱말은 조금 높고 낮음에 따라 변별된다. 또한 이러한 고립 단어도 말마디 속에서는 어절 고유의 성조의 높이에 의해 변별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높낮이로 변별되는 것도 문제이다.
둘째, 2음절 이상의 낱말이나 어절에서 중조가 비변별적이며, 방언의 변별적인 성조의 실현은 첫 음절에서만 가능하고 다른 음절에서는 잉여적이라는 점이다.
셋째, 2단 체계로 분석하는 경우 3단 체계로 분석할 경우보다 기술이 간결하다는 점이다. 성조 기술의 가장 기본적인 기술은 고조와 비고조이다. 중조를 설정하지 않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성조형이 그 개수가 적고 단순한 체계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경상남도 방언은 3단의 체계로 보아야 한다. 첫째, 경상남도 방언의 화자에게 한 음절에서 세 가지 높이를 변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상남도 방언에서는 다음과 같이 1음절 이름씨가 높이에 의해 변별되고 있는데, 이러한 단어의 변별력은 3단 성조로만이 설명이 가능하다.
① 손: 客[고], 手[중], 孫[저]
② 배: 梨[고], 服·布·舟[중], 倍[저]
③ 말: 馬[고], 斗[중], 語[저]
④ 기: 旗[고], 耳[중], 蟹[저]
⑤ 해: 膜[고], 日[중], 害[저]
⑥ 골: 型[고], 怒[중], 谷[저]
⑦ 낫: 諺[고], 晝[중], 鎌[저]
⑧ 모: 苗[고], 隅角[중], 墓[저]
둘째, 상당히 많은 수의 어휘나 발화에서 중조가 실현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기술의 간결을 내세워 3단의 조직을 2단으로 하는 것은 언어 현실을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올 지도 모른다.
셋째, 2단으로 처리할 경우 말머리에서 나타나는 장단을 복합 성조로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말머리 장단이란 낮은 데서 높아 가는 앞 낮고 뒤 높은 저고조로 보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한 음절에 하나의 성조가 연결된다는 성조 언어의 특징에 위배되며, 언어생활에서 저조에서 시작되어 고조에서 끝나는 지에도 의심을 사고 있다. 결국 경상남도 방언에서 성조의 3단이 그대로 실현되고 있고 변별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넷째, 경상남도 방언의 상성에는 남단북장 현상과 남광북협의 현상이 존재하는 것도 하나의 증거가 된다. 즉, 남단북장의 현상은 상성의 발음이 남쪽으로 갈수록 짧아지며,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길어진다는 것이다. 경상남도의 상성은 1모라(mora)[음의 상대적인 길이 단위]이고, 경상북도의 상성은 2모라에 가까우며, 중간 지역은 북으로 갈수록 1모라에서 2모라로 길어진다는 현상이다.
또한 남광북협은 가장 낮은 음조에서 가장 높은 음조까지의 폭이 남에서 북으로 올라갈수록 커진다는 것으로, 경상북도 방언은 상성의 음조가 거성의 음조와 거의 일치하는 현상이 생겨 2단으로까지 보게 한다. 이런 점으로 경상남도 방언은 대체로 상성이 1모라이고 거성보다 낮아서 그 위치가 분명하므로 평성(平聲)[낮은 소리], 상성(上聲)[처음이 낮고 나중이 높은 소리], 거성(去聲)[높은 소리]의 3단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경상남도의 동남부[양산, 김해, 창원, 진해, 마산]의 방언과 서남부[진주, 진양, 고성, 충무] 방언의 성조는 다 같이 평성, 거성, 상성의 셋이 있다. 이들을 고저의 표상으로 바꾸면 H[고], M[중], L[저]의 셋이며, 방언의 대응 관계도 뚜렷하여 둘을 하나의 큰 성조 방언권 안의 두 개의 대표적인 방언이라 할 만하다. 이렇게 지적하는 것처럼 경상남도 방언과 경상북도 방언의 성조가 2개라는 것이 불합리하고, 경상북도 방언의 말머리 음절이 경상남도 방언의 말머리 음절에 비해 낮지 않다.
결국 경상남도 방언의 성조소는 높은 가락 /H/[고], 가운데 가락 /M/[중], 낮은 가락 /L/[저]의 셋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