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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개음화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10465
한자 口蓋音化
영어의미역 Palatalization
이칭/별칭 입천장소리되기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근열

[정의]

부산 지역에서 비구개음이 경구개음인 ‘ㅈ, ㅊ’이나 또는 구개자음 ‘ㅅ’으로 바뀌는 음운 현상.

[개설]

구개음화는 형태소 내부에서나 형태소 연결에서 비구개음이 모음 ‘이’나 반모음 ‘y’ 앞에서 경구개음인 ‘ㅈ, ㅊ’으로 바뀌거나 구개자음 ‘ㅅ’으로 바뀌는 음운 현상이다. 이를 ‘입천장소리되기’라고도 한다.

부산 방언의 구개음화는 변화하는 자음의 종류에 따라 ㄷ구개음화, ㄱ구개음화, ㅎ구개음화 등으로 나뉘며 다른 지방에 비해 ㄱ구개음화, ㅎ구개음화가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것이 특징이다. ㄷ구개음화는 형태소의 연결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ㄱ구개음화나 ㅎ구개음화는 형태소 내부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형태소 내부에서 일어나는 ㄱ구개음화나 ㅎ구개음화는 음운 현상으로 다루지 않고 어휘적으로 고정된 것으로 보아서 ㄷ구개음화만이 음운 현상으로 다루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ㄷ구개음화도 역사적으로 어휘적인 성격이 있으므로 경상남도 방언에서는 ㄷ구개음화, ㄱ구개음화, ㅅ구개음화를 동일한 구개음화 현상으로 다루는 것이 합리적이다.

[ㄷ구개음화]

ㄷ구개음화는 국어에서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형태소 내부나 형태소 경계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① 맏이→ [마지], 같이→ [거치]

② 겉〛이→ [거치], 붙〛이다→ [부치다]

③ 닫〛히다→ [다치다], 걷〛히다→ [거치다]

①은 형태소 내부에서 일어나는 ㄷ구개음화이며, ②와 ③은 형태소 경계에서 일어나는 ㄷ구개음화 현상이다. ③에서처럼 ‘ㄷ+ㅎ’의 축약이 일어나고 난 ‘ㅌ’의 경우에도 구개음화가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부산 방언에서는 받침의 ‘ㅌ’이 반드시 ‘ㅊ’으로만 소리 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① 밭〛이→ [바치]/ [바시]

② 솥〛이→ [소치]/ [소시]

③ 팥〛이→ [포치]/ [포시]

위의 자료에서 보듯 부산 방언에서는 ‘밭, 솥, 팥’의 체언말 ‘ㅌ’이 ‘ㅣ’의 영향을 받아 ‘ㅊ’으로 나기도 하지만 ‘ㅅ’으로도 실현되는 것을 살필 수 있는데, 이는 ‘꽃〛이’을 [꼬시]로 발음하는 습관과 유사한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또한 부산 방언에서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단모음화 된 ‘ㅣ’모음 앞에서는 ㄷ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① 잔디→ [짠디], 마디→ [모디]

② 디디다→ [디디다], 무디다→ [무디다]

③ 무더기→ [무디기], 구더기→ [구디기]

①과 ②의 경우 ‘잔디’, ‘마디’, ‘디디다’, ‘무디다’ 등은 원래 ‘잔ᄃᆡ’, ‘마ᄃᆡ’, ‘듸듸다’, ‘무듸다’ 등과 같이 ‘ㄷ’에 후행하는 모음이 이중 모음이었고, ③의 ‘무디기, 구디기’ 등도 원래 ‘무대기’, ‘구대기’ 등 원래 이중 모음이었던 ‘ㅐ’가 뒤 음절 모음 ‘ㅣ’에 이끌려 ‘ㅣ’로 동화된 것이므로 ㄷ음이 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원래 ㄷ구개음화는 역사적으로 17세기 이후에 실현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ㅈ’이 치경음인 [ts]에서 구개음[tʃ]로 변화된 이후에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며, 통시적으로 볼 때 ㄷ구개음화가 음절 위치에 제약을 받지 않고 실현되었다.

① 뎝시 ˃ 접시, 텬동 ˃ 천둥

② 둏다 ˃ 좋다, 티다 ˃ 치다

위와 같이 ‘접시’, ‘천둥’, ‘좋다’, ‘치다’의 경우는 어두 음절에서 나타나는 통시적인 현상인데, 이것으로 보아 ㄱ구개음화가 어두에서 시작하여 어절 내부로 광범위하게 확대되었으며, 어두 ㄷ구개음화가 ㄱ구개음화나 ㅎ구개음화와 동일한 원인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ㄱ구개음화]

ㄱ구개음화는 부산 방언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며, 그 범위 또한 넓은 현상이다.

① 길→ [질], 기둥→ [지둥], 기름→ [지름], 기지개→ [지지개], 기치→ [지침], 김장→ [짐장]

② 깊다→ [지프다], 기울다→ [찌불다], 기다리다→ [지달리다], 기대다→ [지대다]

③ 돌〛김→ [돌짐], 참〛기름→ [참지름], 헛〛기침→ [헷지침]

④ 겨울→ [저실], 견주다→ [전자다], 겪다→ [적다], 곁→ [젙]

①과 ②는 형태소 내부에서 일어나는 ㄱ구개음화 현상이며, ③은 형태소 경계에서 일어나는 ㄱ구개음화 현상이다. ④는 이중 모음 앞에서 일어나는 ㄱ구개음화 현상이다. ④의 경우 이중 모음 ‘ㅕ’가 ‘반모음 j’가 탈락하여 단모음이 된 이후에 ‘ㅣ’모음의 영향으로 ‘ㄱ’이 ‘ㅈ’으로 변화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고, ‘ㄱ’과 ‘반모음 j’가 축약하여 ‘ㅈ’으로 변한 것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이 부산 방언에서는 통시적인 단모음화 이후에도 ㄱ구개음화가 일어나는 현상도 있다.

긔별 ˃기별→ 지별

또한, 부산 방언에서는 ‘ㄲ’이 구개음 ‘ㅊ’이나 ‘ㅉ’으로 변화하는 현상도 나타나며, 어두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중에서도 일어나는 경우도 나타난다. 예를 보이면 다음과 같다.

① 키→ [치]

② 끼우다→ [찌우다], 끼다→ [찌다]

③ 끼리끼리→ [찌리찌리], 기웃기웃→ [찌붓찌붓]

①의 경우는 ‘ㅋ’이 ‘ㅊ’으로 구개음화한 것이고, ②와 ③은 ‘ㄲ’이 ‘ㅉ’으로 구개음화한 것이다.

① 도끼[도치], 메기[메지], 새끼[새치]

② 학교[핵조]

위의 자료에서 보듯 어두 음절이 아닌 경우에도 ‘ㄱ, ㄲ’이 ‘ㅈ, ㅊ’으로 구개음화한다. 이러한 비어두 음절의 구개음화는 한자어의 경우에만 국한되어 실현되는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부산 방언을 비롯한 경상남도 방언에서는 한자어와 고유어의 구분을 두지 않고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① 기미년→ 지미년, 기미→ 지미

② 기장(機長)[지명]→ 기장, 기장[稷]→ 지정

①에서는 한자어와 고유어의 구분 없이 동일하게 ㄱ구개음화가 나타난 경우이고, ②의 경우는 한자어는 ㄱ구개음화가 일어나는데 비해 고유어는 일어나지 않는 경우를 볼 수 있다. ‘ㄱ’ 구개음화 현상은 17세기에 활발하게 일어난 것으로 보이며, 부산 지방에서는 젊은 세대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ㅎ구개음화]

마지막으로 ㅎ구개음화의 경우이다.

① 힘→ [심], 흉년→ [숭년], 효자→ [소자], 휴지→ [수지]

② 헤다→ [세다], 흐지부지→ [시지부지]

③ 힘줄→ [심줄], 흰머리→ [신머리]

④ 손힘→ [손심], 고래힘줄→ [고래심줄]

위의 자료에서 보듯이 ㅎ구개음화는 ①과 ②처럼 형태소 내부, ③과 ④처럼 형태소 경계에서도 일어난다. 그러나 ③과 ④도 살펴보면 ‘힘’이 [심]으로 구개음화된 어휘의 결합으로 본다면 형태소 경계에서는 ㅎ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 방언에서는 다음과 같이 형태소 연결에서 ㅎ구개음화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형태소의 경계에서는 제약적이다.

① 안간힘→ [안간임]

② 응깨힘→ [응깨힘: 똥이나 오줌 눌 때 주는 힘]

①은 ‘ㅎ’이 탈락된 경우이고, ②는 ‘ㅎ’이 구개음으로 바뀌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경우이다. 또, 부산 방언에서는 통시적으로 이중 모음이 단모음화한 낱말에서도 ㅎ구개음화가 일어난다.

① 희안 〉히안→ [시안]

② 흰머리 〉힌머리→ [신머리]

위의 자료는 이중 모음 ‘ㅢ’가 단모음화 한 ‘ㅣ’ 앞에서 ‘ㅎ’ 구개음화가 일어난 경우이다. 이처럼 ㅎ구개음화는 역사적으로 17세기 전기에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그 분포나 단어가 ㄱ구개음화에 비해 제약적이다. 또한 젊은 세대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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