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5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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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公設市場 |
영어의미역 | Public Market |
분야 | 역사/근현대,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근대/일제 강점기 |
집필자 | 허영란 |
[정의]
일제 강점기 부산 지역에 개설되었던 공공 단체 운영의 상설 일용품 시장.
[개설]
일제 강점기에 공설 시장은 다음 세 가지 의미로 사용되었다. ① 사설 시장과 달리 공공 단체 또는 그에 준하는 기관이 운영하는 시장 ② 일정 수 이상의 상인이 하나의 시장 건물에서 매일 식량을 비롯한 일용품을 판매하는 상설 일용품 시장 ③ 1차 대전 후의 물가 폭등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가 설치한 상설 시장으로 정부 관리 아래 현금 거래와 가격 표시제를 원칙으로 하는 일종의 사회 정책적 시설 등이 그러하다. 그런데 시간이 경과하면서 ‘공설 시장’은 공공 단체가 운영하는 ②와 같은 형태의 시장을 가리키는 말로 수렴되어 갔다.
조선총독부가 공포한 「시장 규칙(市場規則)」[총독부령 제136호. 1914년 9월]은 원칙적으로 모든 시장을 공공 단체 또는 그에 준하는 것이 운영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에 따라 장시[5일장]를 비롯한 모든 생활 시장이 원칙적으로 공설화되었다. 또 「시장 규칙」에 따라 ‘20인 이상의 영업자가 하나의 시장 건물에서 주로 곡물 식료품을 판매하는 장소’를 장시와 같은 정기 시장과 구분하여 ‘2호 시장’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런데 1920년을 전후하여 부산을 비롯한 서울, 평양 등 대도시의 지방 당국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상설 일용품 시장의 일종인 공설 소매 시장을 설치하였다. 이때부터 사회 정책적 시설로 만들어진 이러한 소매 시장 등을 비롯한 2호 시장을 일반적으로 ‘공설 시장’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러한 공설 시장에 대해서는 부산부에서 파견한 시장 관리인이 시장 설비를 감독하는 동시에 상품 가격을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물가 안정을 도모하였으며, 부산의 생활 물가에 대한 일종의 공시 기준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였다.
한편 1930년대에는 전국적으로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지방의 시가지에 도시형 일용품 상설 시장이 증가하였다. 비록 2호 시장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더라도 이것들 역시 공설 시장이라고 불렀다. 부산에서도 1930년대에 영주정 시장과 같은 사설 일용품 시장들이 공설 시장으로 개편되었으며, 부산진 시장처럼 기존 장시가 열리던 곳에 공설 시장이 설치되어 공설 시장[2호 시장]으로 재분류되기도 하였다.
[일제 강점기 부산의 공설 시장 현황]
일제 강점기 부산의 대표적인 공설 시장으로는 대략 아래의 몇 가지를 열거할 수 있다. 그 중 부평정 시장은 조선에서 최초로 개설된 공설 시장으로, 그 기원은 한말 부평동과 보수동 사거리 근처에 조선인들이 모여 열었던 시장에 있으며, 이에는 일본인들도 출장하였다. 상인 수가 증가하자 근처의 밭을 구입하여 장옥과 점포를 설치, 경찰의 허가를 얻어 1909년에 사설 부평정 시장이 출범하였으며, 시장 허가가 만료된 뒤에는 시장의 부지와 건물을 부산부가 임차하여 1915년 9월부터 공설 시장으로 변경시켰다. 이후 순차적으로 시장 근처의 부지를 매입하고 장옥을 개축하여 조선 최대의 공설 시장으로 발전하였다. 부평정 공설 시장은 장옥의 안팎에서 수백 명의 상인이 곡물, 식료품, 해산물, 직물 등을 판매하였으며, 1930년대에 1년 거래액이 300만 엔에 달하였다.
남빈 시장은 ‘남빈정 시장’으로도 불리며, 1924년 8월 25일 부산광역시 중구 동광동[본정]에 설치되었으나, 1935년 ‘본정 시장’으로 이전·개칭되었다. 부산진 시장은 1930년 12월 현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범일동[범일정]에 부영(府營)으로 개설된 것으로, 1935년 현재 점포 수 1,570개소, 1일 매상고 1,487엔에 이르렀다. 한편, 목도 시장은 1932년 6월에 부산광역시 영도구 영선동[영선정]에서 개설되었고, 초량정 시장 역시 같은 시기에 총 경비 2만 5000엔을 투자하여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동[초량정]에 개설되었다. 대신정 시장은 1933년 1월 부산광역시 서구 대신동[대신정]에서 총 경비 2만 4000엔으로 부지 2,692.8㎡[816평]를 구입하고 중도정 시장을 이전하여 개설한 것이다. 기타 수정정 시장과 영주정 시장도 각각 지금의 부산광역시 동구 수정동과 부산광역시 중구 영주동에서 1930년대에 개설되어 성황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