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50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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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加德島城北洞-富者- |
영어의미역 | Story of a Rich man in Seongbuk-dong in the Gadeok Island |
이칭/별칭 | 「성북동 부잣집이 망한 이야기」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부산광역시 강서구 가덕도동 |
집필자 | 신주영 |
[정의]
부산광역시 강서구 가덕도동 천성 마을에서 부자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가덕도 성북동의 부자 이야기」는 묘를 옮기려다 명당자리를 파괴하고, 집안을 보살펴 주는 업[구렁이]을 내쫓고, 부정한 물건을 집에 들여서 집안이 망했다는 신이담이자 금기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1993년 부산대학교 부설 한국문화연구소에서 간행한 『가덕도의 기층문화』에 「성북동 부잣집이 망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는 1991년 10월 13일 부산광역시 강서구 가덕도동 천성 마을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박연이[여, 67]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가덕도 성북동에 인물도 좋고 부자인 면장이 있었다. 해군이 들어오고 등대[부산광역시 강서구 가덕도동 산13-2]가 생기면서 본래 그 자리에 있던 아버지의 묘를 옮기게 되었다. 묘를 파는데 김이 새어나오더니 학 두 마리가 날아갔다. 그 뒤 봄에 집안의 노비가 거름을 만들려고 쌓아둔 보릿대를 치우는데, 그 안에 있던 귀가 달린 암수 두 마리의 업 중 하나를 실수로 죽인다. 죽은 업을 웅덩이에 버리자 나머지 한 업도 뒤이어 담을 넘어 집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러고서 집안이 망해 버렸다.
뒤에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예전의 면장이 새바지[새받이, 부산광역시 강서구 대항동]로 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곱상한 궤를 하나 건졌는데 돈궤인 줄 알고 집으로 가져와 열었다고 한다. 궤 속에는 무복(巫服)과 무구(巫具) 일체가 들어 있었는데 그것을 갖다버리지 못하고 집 뒤에다 모셨다고 했다. 부정한 물건을 집에 들여 혼을 모시게 된 것 역시 성북동 부자가 망하게 된 이유라 한다. 그래서 지금 가덕도 천성 마을에서는 바다에 떠내려 오는 궤짝은 누구도 잘 안 줍는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가덕도 성북동의 부자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금기’이다. 「가덕도 성북동의 부자 이야기」는 성북동에 살던 부자가 망하게 된 이유를 세 가지 일화로 나열하고 있는데, 금기를 어겨서 문제가 생긴다는 구조이다.
첫째 금기는 선친의 묘를 잘못 이장한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풍수 사상에 근거하여 자손에게 번성할 수 있는 명당자리에 묘를 썼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민중의 의식에 뿌리 깊게 남아서 명당과 관련된 수많은 설화를 남겼다. 「가덕도 성북동의 부자 이야기」는 그 중 후손이 명당에 있는 조상의 묘를 잘못 옮겨 화를 당하게 된다는 명당 파손담이다. 여기에서는 상서로운 기운이 빠져 나가는 것을 김이 빠지고, 학이 날아갔다는 식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둘째 금기는 업을 살해한 것이다. 업은 집안에 머무르면서 그 집안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업을 죽이거나 집에서 나가게 하면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어왔다. 「가덕도 성북동의 부자 이야기」에서는 집안의 노비가 의도치 않게 업을 죽이거나 추방함으로써 금기를 어기게 된다.
두 사건은 시간 순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제보자는 여기에서 셋째 금기 위반 사항을 덧붙인다. 바다에 떠내려 온 무복과 무구가 든 궤를 함부로 건져 집으로 가져온 사건인데, 이것은 다른 사건과 시간적인 선후 관계가 분명하지 않다. 세 번의 반복된 금기 위반은 성북동 부자가 망할 수밖에 없었던 필연성을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유형의 설화는 사회 구성원 내에서 금기를 지속하고 강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천성 마을에서도 더 이상 바다에 떠내려 온 궤를 줍지 않는 현상이 생겨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