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32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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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不淨- |
영어의미역 | Exorcising Bad Luck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 |
집필자 | 박기현 |
[정의]
부산 지역에서 상여가 나간 뒤 집의 부정(不淨)을 없애는 절차.
[개설]
‘부정 씻기’란 상례 중에서 상여가 발인하여 집안에서 떠나자마자 사자(死者)의 옷이나 물건을 태우고, 시신이 안치되어 있던 방에 연기 피우기, 구들장 엎어 놓기 등의 방법으로 부정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부산 지역에서는 금정구 두구동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연원 및 변천]
전통적으로 우리 조상들은 영육분리(靈肉分離)의 이원적 사고를 믿었다. 죽음이란 영혼이 육신으로부터 분리된 상태이다. 이러한 영혼은 타고난 수명대로 순조롭게 살다가 내세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생전의 한이 남아서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인간을 괴롭힐 수도 있다. 또 남은 육신을 차지하려는 잡귀(雜鬼)나 망령 등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것을 막기 위한 것이 부정 씻기이다. 오늘날 대도시인 부산 지역에서는 상례가 병원이나 장례식장 등에서 행해지므로 부정 씻기를 본격적으로 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만 죽은 사람이 입었던 옷이나 물건 등은 따로 보관해 두거나 불에 태우기도 한다.
[절차]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상여가 발인하면 곧바로 죽은 사람의 의복이나 생활용품 등을 논이나 산 또는 골목 등에서 태운다. 이는 사자가 그 물건을 가지고 가라는 의미에서이다. 또한 시체가 안치되어 있던 방은 촛불이나 짚에 불을 피워 방안에 연기를 가득 채우거나 구들장 하나를 뜯어서 뒤집어 놓거나 또는 다른 것으로 바꾸어서 방의 부정을 제거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예로부터 시신이나 죽은 사람이 사용하던 물건에는 잡귀가 붙거나 죽은 이가 망령이 되어 붙어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한 번 이어져 있던 것은 떨어져도 계속해서 영향 관계를 유지한다는 주술적 사고, 즉 ‘접촉주술(接觸呪術)’에 바탕을 둔 의식이기도 하다.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부고(訃告)를 받으면 그것을 대청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데, 이것은 부정을 막기 위해서이다. 또 동네 사람들이 팥죽을 끓여 상가에 보내는데, 팥죽은 벽사색인 붉은 색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부정을 물리친다는 뜻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