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7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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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故鄕 |
영어의미역 | Beautiful Hometow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필남 |
[정의]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소설가이자 아동 문학가인 이주홍이 1981년에 창작한 장편 동화.
[개설]
경상남도 합천에서 태어난 향파 이주홍(李周洪)[1960. 5. 23~1987]은 부산이 배출한 대표적인 소설가이자 아동 문학가이다. 1925년 『신소년(新少年)』에 「뱀 새끼의 무도」를 발표하고, 1929년 『조선 일보』에 첫 단편 소설 「가난과 결혼」이 입선하여 문단에 나왔다. 이주홍은 대한민국예술원상과 대한민국 문화 훈장, 대한민국 문학상 및 부산시 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대표작으로 「메아리」와 「못나도 울 엄마」, 「못난 돼지」, 「피리 부는 소년」 등이 있다.
이주홍은 풍자와 해학, 재치와 상상력이 가득한 옛이야기를 비롯하여 우리들 삶의 진실이 담긴 글을 많이 남겨 아동 문학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러한 이주홍의 문학적 성과와 부산 발전 기여도를 기리기 위해 1981년에 이주홍 문학상이 제정되었고, 2002년에는 이주홍 문학관이 부산광역시 동래구 온천동에서 개관하기도 하였다. 『아름다운 고향』은 1981년 6월 15일에 출간되었으며, 2006년에 창작과 비평사에서 다시 출간하였다.
[구성]
「아름다운 고향」은 할아버지 기동, 아버지 현우, 그리고 소년 영재에 걸친 삼대(三代)의 삶, 즉 역사를 담아내고 있는 장편 동화이다. 작품의 중심은 영재 아버지인 현우의 삶이 주를 이루지만, 그 출생의 바탕인 기동[영재의 할아버지]에서 시작해 소년 영재의 앞날에까지 화폭을 연장시킨다. 현재와 과거가 교차적으로 오가는데, 일종의 액자식 구성으로 짜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내용]
아버지처럼 예술가가 되고 싶은 영재는 아버지가 죽은 뒤에 태어난 유복자로서 아버지가 없는 것이 언제나 한이었던 아이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방을 도배하다가 묵은 신문 뭉치 사이에서 아버지의 낡은 일기장을 발견하고 읽게 된다.
아버지의 일기장 속 첫 무대는 밤 마을이라는 산골 마을이다. 마을의 큰 지주 허 별감 집의 종인 삼월이는 허 별감의 꾐에 빠져 아이를 낳은 뒤 주인 마나님의 가혹한 학대를 받고 쫓겨난다. 허 별감 집의 머슴인 기동은 물에 빠져 죽으려는 삼월이와 함께 도망쳐 온갖 궂은일을 하며 살다가 아들 현우[영재의 아버지]를 낳는다. 현우는 종놈의 자식이라는 놀림을 받으며 자라지만, 음악에 대한 남다른 소질을 살려 주려는 황 선생 덕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마을의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한다. 현우는 서당에서 올곧은 선비 정신을 지닌 죽당 선생을 만나 가르침을 받게 된다.
그런데 현우가 살던 시절은 우리 민족이 일본의 총칼 아래 식민지 지배를 받던 시절로 민족이 수난을 당하던 때이다. 마을에 신작로를 내면서 논밭을 땅임자에게 강제로 헐값에 사들이는 식민지 수탈 정책이 드러나고, 민족 고유의 풍속인 아이들의 줄당기기 놀이조차 일본 순검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탄압을 받는 장면이 수시로 등장한다. 현우는 죽당 선생의 의로운 분개를 보고, 또 어머니가 몰래 읽는 소설 『임진록』이라든지 중학생 용훈에게서 전해 들은 조선의 역사 이야기를 통해 민족의 현실에 대해 깨달아 간다.
그러던 어느 날, 현우는 방학 때 고향에 내려온 용훈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음악에 대한 꿈을 품는다. 바이올린을 배울 형편이 안 되는 현우는 대통과 명주실로 해금을 만들어 연습하며 식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이런 행복감도 잠시, 3·1 만세 시위가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져 가던 중에 현우네 마을에서 죽당 선생과 현우 아버지가 앞장을 서다 잡혀가는 일이 발생한다. 현우 아버지는 일본의 모진 고문 끝에 세상을 뜨고, 죽당 선생은 옥살이를 한다. 일본의 총칼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는 역사의 큰 고비를 현우도 아프게 겪게 된 것이다.
조선 팔도를 뒤흔든 만세 운동이 독립을 달성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하게 되자, 세상의 변화를 올바르게 알고 실력을 기르려는 갖가지 민족 사업이 펼쳐진다. 서울에 무수한 학교가 생기고, 신문과 잡지가 생기고, 청년회와 소년회 모임들이 생긴다. 상투 짠 젊은이는 상투를 끊고 일어섰으며, 가난한 집의 소년들은 행장을 꾸려 공부를 하러 집을 나선다.
현우는 음악에 뜻을 품고 서울로 와서 고학생의 힘겨운 나날을 보내다가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고학으로 바이올린을 배운다. 그러다가 배다른 형인 기득도 만나고, 동포를 위안하는 음악회에 참가하여 어릴 적 동창생 선희도 만난다. 이들은 고국 동포를 위한 순회 음악단을 꾸려 돌아온다. 오랜 시간이 지나 겨우 현우는 고향 마을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그날은 어머니의 장례식 날이었다. 현우는 슬픔에 복받쳤으나 부모님 뜻을 헤아리며 순회공연을 마치고 고향 마을로 돌아와 친구들과 교육 사업을 펼친다. 죽당 선생의 호를 따서 ‘죽림학원’이라는 이름을 지었는데 감옥에서 풀려나온 죽당 선생을 교장으로 모신다.
일기장은 여기에서 끝이 난다. 그리고 현재로 돌아와 현우의 아들 소년 영재의 이야기로 돌아온다. 영재의 아버지 현우는 선희와 결혼하였다. 영재는 어머니에게서 아버지가 교육 사업을 벌이며 독립 사상을 퍼뜨렸다고 해서 일본에 붙들려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제 영재는 아버지 없이 자란 자기 신세를 투정하거나 한탄만 하고 있는 어린이가 아니다. 영재가 아버지의 묘소에 들러 선조들의 삶과 고향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특징]
「아름다운 고향」에 부산 지역의 모습이 전면적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현우가 일본에서 고국으로 돌아와 고향으로 갈 때 부산으로 들어온 것과 더불어 부산 만덕과 무학산이 잠깐 언급된 것으로 보아 부산이 동화의 배경 지역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아름다운 고향」은 삼대의 가족사를 그리고 있지만 개인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작품이 아니다. 일제 강점기를 겪은 가족사를 통해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와 더불어 그 아픔을 이겨 낸 민족의 자부심을 느끼게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