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34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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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水營八景 |
영어의미역 | Eight Beautiful Sceneries of Suyeong |
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부산광역시 수영구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김수한 |
[정의]
조선 후기 동래부 경상 좌수영 일대에 있던 8가지 빼어난 자연 경관.
[연원]
팔경(八景)이란 아름다운 자연 경관의 대명사로서, 중국 송나라 때 명승지인 호남성 소상에 있는 동정호 남쪽 언덕 소수와 상강이 합수되는 근처의 아름다운 경관 8곳을 취재한 그림인 『소상 팔경도(瀟湘八景圖)』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통설이다. 우리나라는 12세기경 고려 명종[1170~1197]의 명으로 이광필이 『소상 팔경도』를 그리며 도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수영 팔경(水營八景)은 부산의 3대 팔경[해운 팔경, 사상 팔경, 수영 팔경] 중 하나이다. 수영 팔경은 향토 사학자 최한복(崔漢福)[1985~1968]에 의해 구전된 내용을 박지홍이 발굴한 것으로, 아름다운 풍경 여덟 곳과 이를 노래한 팔경시(八景詩)로 전해진다.
[배경]
동래부 경상 좌수영이 있던 지역은 남서쪽에 부산만이 있고, 동남쪽에 수영만과 수영강이 접해 있어, 지역 전체가 뭍과 바다와 강이 어우러진 명승지이다. 팔경은 흔히 그 지역의 경관이 좋은 여덟 곳의 개별 특성을 의미하거나 특정 장소에서 바라본 경관을 뜻하기도 하는데, 수영 팔경은 400여 년 전 경상 좌도 수군절도사영(水軍節度使營)이 옮겨오며 수영이라는 명칭이 생겼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수영성 내에서 바라본 경관을 의미하는 것 같다.
[내용]
수영 팔경은 단순히 빼어난 경치만을 노래한 팔경시와 달리 수영의 역사와 인물들이 풍경과 결합되어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수영 팔경 내용 중 해당 지명 관련 내용만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운대 귀범(雲臺歸帆)
해운대 쪽에서 수영만으로 돌아오는 고깃배의 돛대를 맞이하는 감회를 말한다. 운대는 4자 운율을 맞추기 위해 해운대의 해(海) 자를 뺀 말로서 조선 중기 동백섬 서쪽 마을을 운대리(雲臺里)라 불렀다.
2. 봉대 월출(烽臺月出)
봉수대로 떠오르는 달과 어우러진 경관을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봉수는 해운대 장산의 한 줄기인 간비오산(干飛烏山)의 봉수대를 말한다.
3. 진두 어화(津頭漁火)
나루터 저 멀리 보이는 고기잡이배의 불빛을 말한다. 진두(津頭)는 배로 건너다니는 나루를 말하며, 오늘날 수영구 민락동 수영 2호교 부근에 있었던 포구로 추측된다. 어화(漁火)는 고기잡이배에 켜는 등불이나 횃불이다.
4. 남장 낙안(南場落雁)
광안리 해수욕장 자리에 기러기 떼가 날아다니는 장관을 말한다. 남장은 남촌(南村)[수영의 옛 지명] 앞 백사장으로 현재의 광안리 해수욕장이다.
5. 장산 낙조(萇山落照)
지는 해가 장산을 되비추는 경관이다. 장산은 해가 지는 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인데, 원뿔 모양으로 우뚝 솟아 그 경관이 빼어났다.
6. 백산 만취(白山晩翠)
해질녘 백산(白山)의 푸름과 산의 굴곡, 바위 그림자가 바다로 드리워진 경관이 매우 빼어났다 하여 붙은 말이다. 백산은 민락동에 있는 산이며 꼭대기 언덕을 백자대(白紫臺)라 불렀다.
7. 재송 직화(栽松織火)
재송 마을 여인네들의 베 짜는 풍경을 말한다. 아낙네가 밤으로 베를 짤 때면 베틀 윗머리에 등잔불이 이집 저집으로 밝히게 되어 수영강 건너편 수영에서 바라볼 때면 소나무 사이로 일렁이는 여름날의 반딧불처럼 보였던 것이다.
8. 연산 모종(蓮山暮鍾)
해질녘 연산 저 멀리서 사바세계를 누비며 들려오는 범종 소리를 의미한다. 연산은 수영의 주산인 금련산(金蓮山)이며, 모종은 저 멀리 사바세계에서 들려오는 범종 소리를 말한다. 이 산에는 옛 절로 알려진 마하사·반야암·바라밀다사가 있었다. 지금은 마하사만 남아 있고, 반야암과 바라밀다사는 마하사 입구의 맞은편 언덕에 축대만 남아 있다.
[수영 팔경의 현재]
수영의 빼어난 경관 또는 수영성 내에서 바라본 경관을 노래한 수영 팔경은 현재 도시화의 결과 대규모 주거지와 상업지의 건설로 옛 모습이 사라지고 없다. 수영성지 일부가 남아 있는 수영 사적 공원에 최한복의 수영 팔경 시비만이 전하고 있다. 그러나 좌수영성이 있던 수영구 일대에는 현재 문화재로 좌수영성지[부산광역시 기념물 제8호]와 수영성 남문[부산광역시 유형 문화재 제17호]이 남아 있으며, 관광 명소로 광안리 해수욕장, 수영 공원, 민락 수변 공원, 금련산, 광안 대교 등이 있어 관광지로서 명성이 높다. 옛 풍경은 사라졌지만 수영 팔경의 명성이 지역의 정체성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