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5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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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壁畵 |
영어의미역 | Mural Painting |
분야 | 문화·교육/문화·예술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종세 |
[정의]
2006년부터 부산 지역에서 시행된 공공 미술 프로젝트의 한 형식.
[개설]
벽화는 담벼락이나 건물의 내외 벽을 이용하는 그림으로, 최근 들어 마을 벽화 그리기 형식으로 광범하게 제작되고 있다. 왜냐하면 2006년 이후 문화관광부의 공공 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마을 벽화 그리기는 주거 취약 지역의 서민층과 소외 계층의 미적 생활 환경을 개선함과 동시에 지역의 미술 작가들에게 창작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는 ‘공동체[커뮤니티]’를 핵심적 가치로, 공공성을 추구하는 공공 미술 프로젝트의 취지에 매우 부합하는 일이다. 이에 2006년 문화관광부는 공공 미술을 지원하기 위한 공식 기구로 공공미술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전국적으로 ‘소외 지역 생활 환경 개선’을 목표로 하는 ‘아트 인 시티(Arts in City)’ 사업을 시행하였다.
[벽화의 등장 과정]
부산 지역에서도 2006년 처음으로 부산광역시 동구 수정 4동에서 ‘희망 프로젝트’, 연제구 연산 2동의 물만골에서 ‘물만골 프로젝트’라는 벽화 프로젝트가 실시되었다. 이후 지역 중견 작가의 감독 아래 젊은 작가와 미술 학도들의 참여가 줄을 이었다.
2007년에는 동구 범일 4동의 안창 마을에서 ‘안창고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벽화 작업이 진행되었다.
2008년에는 남구 문현 3동의 ‘문현 안동네’ 건물 벽면과 담장에는 마을 정서를 담아낸 40여 점의 벽화가 그려졌다. 문현 안동네의 ‘거리 벽화 사업’은 부산광역시가 노후 주거지인 달동네를 대상으로 추진한 도시 재생 사업의 첫 사례였다. 사상구 삼락동의 사상공단에 있는 삼락수로 9호교 하천변의 공장 담벼락 170m 정도에도 그림과 부조 작품이 설치되어 ‘찾아가는 거리 갤러리’로 새롭게 단장되었다.
2009년에는 서구 감천 2동의 감천 문화 마을에 ‘미로미로 프로젝트’, 서구 부민동의 임시 수도 기념관 뒷골목에 ‘환경 정비 사업’, 동래구 복천동의 동래구청 담장에 ‘테마가 있는 옹벽 조성 사업’, 사하구 괴정 2동의 까치골 마을 옹벽에 ‘행복 마을 프로젝트’, 부산진구 부전동의 서면중학교 근처 굴다리에 ‘도시 재생 사업’, 남구 용당동의 용당세관 담벽에 ‘희망 근로 사업’ 등이 진행되면서 부산 곳곳은 거대한 캔버스가 되었다. 2011년에는 서구 남부민동 남항의 냉동 창고 외벽이 ‘도시 건축 문화 공간 시범 사업’, 북구 괘법동의 기찻길 옆 마을이 ‘고샅길 프로젝트’ 벽화 사업으로 새롭게 옷을 갈아입었다.
이외에도 부산에서는 구 단위로 또는 소규모 벽화 그리기가 산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이를 모두 합치면 도시는 온통 ‘벽화’로 넘쳐 나고 있다.
[벽화의 의의]
‘아트 인 시티’ 사업은 정부가 공적 재원을 투입하여 관련 전문가들과 공공 미술을 실험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더욱이 디자인의 기획부터 벽화 그리기까지의 전 과정이 미술가뿐만 아니라 주민과 자원봉사자의 참여와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벽화 프로젝트는 규모와 상징성 등 외형적 결과물에 치중하지 않고, 도시 속 소외된 지역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공간의 역사와 기억들을 보전하려 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벽화의 한계]
벽화 프로젝트는 심미성의 부족, 비판과 반성의 결여라는 점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즉 ‘희망’, ‘아름다움’과 같은 메시지를 천편일률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부산광역시와 작가들의 의도 때문에, 벽화는 지역의 문제나 모순을 은폐하는 장식의 기능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표현의 다양성을 통한 미술의 비판 기능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벽화 프로젝트의 한계이다.
또한 지역 주민과의 교감이 낮다는 점도 문제이다. 행정가와 작가의 일방통행식 작업 방식은 최근 많이 개선되었으나, 아직도 주민의 삶 속으로 파고들어 해당 지역의 역사와 삶을 복원하는 데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관이 주도하는 보여 주기 위주의 일시적 이벤트가 많은 탓에 사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 대부분 단기성 프로젝트여서 지속적인 변화와 발전의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점, 지금까지의 벽화 작업이 거의 재개발 지역이나 주거 취약 지역, 또는 산복 도로[산의 중턱을 지나는 도로]와 같은 특정 장소에 집착하고 있다는 점 등이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