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55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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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實-處女 |
영어의미역 | A Bright and Sincere Virgi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민요와 무가 |
지역 | 부산광역시 기장군 철마면|강서구 범방동|미음동|금정구 두구동|연제구 연산동 |
집필자 | 곽지숙 |
[정의]
부산광역시 강서구, 금정구, 연제구, 기장군에서 논에 모를 심을 때 부르는 노동요.
[개설]
「머리 좋고 실한 처녀」는 모내기를 할 때 현장에서 부르는 농업 노동요이다. 모를 심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공동 작업을 하기에 「머리 좋고 실한 처녀」를 교환창이나 독창으로 불러 모내기의 효율성을 높였다.
[채록/수집 상황]
2002년 김승찬·박경수·황경숙 등이 집필하고 세종출판사에서 발행한 『부산 민요 집성』에 수록되어 있다. 이는 1997년 1월 14일 부산광역시 기장군 철마면 웅천리 중리 마을 주민 이준욱[남, 68], 2000년 10월 1일 강서구 범방동 가리새 마을 주민 조일선[여, 76], 1992년 1월 19일 미음동 탑동 마을 주민 안갑선[남, 69], 1993년 7월 22일 금정구 두구동 중리 마을 주민 홍위조[여, 80] 등으로부터 각각 채록한 것이다. 또한 2010년 류종목이 집필하고 민속원에서 간행한 『현장에서 조사한 구비 전승 민요』-부산편에도 실려 있다. 이는 1999년 10월 17일 김상용·백경숙 등이 부산광역시 연제구 연산9동 LG아파트 노인정에서 주민 성진영[남, 70]으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구성 및 형식]
「머리 좋고 실한 처녀」는 한 줄씩 주고받는 주고받기식의 교환창으로 부르거나 내리부르기식의 독창으로 불린다.
[내용]
1. 이준욱의 「머리 좋고 실한 처녀」
머리야좋고 실한처녀/ 올뽕남게 앉아우네// 올뽕줄뽕 내따주마/ 내품안에 잠들거라.
2. 안갑선의 「머리 좋고 실한 처녀」
머리야좋고 실한처녀/ 줄뽕낭게 앉아우네// 줄뽕갈뽕 내따주마/ 요내품에 잠들어라.
3. 조일선의 「머리 좋고 실한 처녀」
머리도좋고 실한처자/ 줄뽕남게 걸앉았네// 줄뽕갈뽕 내따주마/ 백년살이 내캉살자.
4. 홍위조의 「머리 좋고 실한 처녀」
알곰삼삼 얽으나처녀/ 올뽕남게 걸앉았네// 울뽕줄뽕은 내따줌세/ 맹지배자 나해다오.
5. 성진영의 「머리 좋고 실한 처녀」
머리도좋고 고운처녀/ 올뽕남게서 슬피우네// 울뽕줄뽕 내따줄게/ 명지야도포 나를주게.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이앙법(移秧法) 또는 모내기는 모판[못자리]에서 싹을 틔운 모[육묘]를 논에 심는 농작법이다. 씨 뿌린 자리가 작아야 잡초 손질하기도 쉬워 관리하는 데 편하다. 하지만 모내기철 가뭄에 주의하여야 하고, 모판에서 본 논에 옮기는 데 노동력이 많이 든다. 모심기를 하기 전에 모판에서 모를 찌는 과정이 있는데, 이것을 ‘모찌기’라고 한다.
모심기를 할 때는 먼저 논을 가로질러 못줄을 하나나 두 개 치고 양쪽에서 ‘줄잡이’라 부르는 사람이 줄을 잡는다. 그 뒤 많은 사람들이 줄을 따라 늘어선 다음 못줄에 맞춰 일정한 간격으로 모를 심어 나간다. 일단 모심기를 시작하면 늘어선 사람들은 일정한 속도에 맞춰서 동시에 모를 심어야 하고, 한 사람이라도 속도에 맞추지 못하면 줄 전체가 어그러진다. 따라서 모심기를 할 때에 선후창이나 교환창으로 「머리 좋고 실한 처녀」를 불러 함께 일하는 사람들 간의 손을 맞추었다. 지역에 따라서는 남자와 여자로 패를 나누어 부르기도 했다.
[현황]
농업이 기계화가 되기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호흡을 맞추어 모내기를 해야 했던 까닭에 「머리 좋고 실한 처녀」를 불렀다. 그렇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작업이 기계화되었고, 모내기 역시 이앙기의 보급으로 사람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아 「머리 좋고 실한 처녀」의 전승이 끊어지고 있다.
[의의와 평가]
「머리 좋고 실한 처녀」는 마음에 드는 처녀에게 수작을 거는 내용의 사설이다. 「머리 좋고 실한 처녀」와 같은 농업 노동요에는 남녀 간의 애정을 소재로 한 사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주술적 성격이 반영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