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55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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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萬德-令監 |
영어의미역 | Mandeok Pass and a Skinny Old Ma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부산광역시 동래구 온천동 |
집필자 | 김현주 |
[정의]
부산광역시 동래구 온천동에서 빼빼 영감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만덕고개와 빼빼 영감」은 비상한 힘을 가지고 있으나 삿자리[갈대를 엮어서 만든 자리] 장사로 신분을 감춘 빼빼 영감이 만덕고개에서 장꾼을 위협하고 재물을 빼앗는 도적 무리를 물리쳤다는 이인담(異人談)이다. 현재 부산광역시 북구 만덕동과 동래구 온천2동 사이를 이어주는 만덕고개에는 ‘만덕고개 도로 개통비’가 서 있다.
[채록/수집 상황]
1993년 부산광역시 동래구청에서 간행한 『동래 향토지』에 「만덕고개와 빼빼 영감」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채록 시기와 채록자는 분명하지 않다.
[내용]
동래 남문 밖에 동래와 구포장을 오가며 삿자리 장사를 하는 홀아비가 있었다. 그 삿자리 장수는 어찌나 여위고 피골이 상접하였던지 사람들이 빼빼 영감이라고 불렀다. 이 영감이 하루는 구포장을 보고 동래로 돌아오는 길에 만덕고개에 있는 주막에서 잠시 쉬게 되었다.
이때 10여 명의 도적 무리가 뛰어들어 장꾼들을 묶어 놓고 물건을 팔고 얻은 돈과 가진 것을 모두 내어 놓으라고 위협했다. 그러자 빼빼 영감이 용감히 앞으로 나서서 “여기 있는 장꾼들은 이 험한 고개를 다니면서 겨우 끼니를 이어가는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도둑질을 하고 산다고 하지만 사람을 보고 물건을 털어야 할 것이 아닙니까?”라고 애걸하는 어조로 말했다. 그러나 도적들은 “묶인 녀석이 무슨 잔소리냐?”라고 하며 빼빼 영감에게 달려들어 뭇매를 때리고 발길로 찼다.
빼빼 영감은 주저하듯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더니 벌떡 일어서며 “이놈들! 이 끈을 풀지 못하겠느냐?” 하고 외쳤다. 그때, 그의 눈에는 살기가 등등했으며, 몸에 묶인 밧줄은 이미 모두 끊어진 뒤였다. 빼빼 영감은 비호같이 날쌘 몸놀림으로 도적들을 단번에 제압했다. 이 비범한 완력을 감당할 수 없었던 도적들은 모두 도망쳐 달아났다. 도적들을 물리친 빼빼 영감은 묶여 있는 장꾼들을 모두 풀어 주었다.
빼빼 영감은 주모에게 술과 안주를 있는 대로 가져오라고 청하더니, “여러분 이 술은 제가 모두 사겠습니다. 그러니 마음껏 잡수시기 바랍니다. 대신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마을에 내려가거든 오늘 일어난 이야기만은 절대 하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사흘 후, 한 장꾼이 빼빼 영감의 집을 찾아갔더니 그 집은 텅텅 비어 있었다. 이 소문이 밖으로 새어 나오자 나라에서는 빼빼 영감이 비상한 힘을 가진 장사인 것을 알고 찾았으나 그 행적을 알 길이 없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만덕고개와 빼빼 영감」의 주요 모티프는 ‘이인(異人)’이다. 비범한 능력을 지녔으나 숨어사는 존재인 이인 설화는 전국적으로 퍼져 있다. 「만덕고개와 빼빼 영감」에서는 빼빼 영감이 외모와는 다르게 매우 힘이 센 이인으로 설정되어 있다. 빼빼 영감 역시 이인 설화 유형의 주인공처럼 자신의 능력을 숨기고 있으며, 능력이 발각되자 사라져 버린다. 한편 「만덕고개와 빼빼 영감」 이야기는 동래와 구포 사이에 있는 험한 고개인 만덕고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하여 부산 지역 주민이 만덕고개와 얼마나 친숙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