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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에게 빼앗긴 아내 찾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05438
영어의미역 Finding a Wife Stolen by a Thief
이칭/별칭 「도둑에 빼앗긴 아내 찾기」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부산광역시 강서구 동선동
집필자 김현주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설화|민담
주요등장인물 총각|처녀|처녀 동생|처녀 어머니|도둑
모티프유형 지하국 대적 퇴치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1990년 8월 3일 - 신필애[여, 82]로부터 채록
수록|간행 시기/일시 1993년 - 『가덕도의 기층문화』에 「도둑에 빼앗긴 아내 찾기」라는 제목으로 수록
채록지 동선 마을 - 부산광역시 강서구 동선동

[정의]

부산광역시 강서구 동선동 동선 마을에서 도둑에게 빼앗긴 아내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도둑에게 빼앗긴 아내 찾기」는 어떤 총각이 혼인을 약속한 처녀가 도둑에게 납치되자 지략으로 도둑을 속이고 천신만고 끝에 처녀를 구하여 결혼하게 된다는 일종의 지하국 대적 퇴치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1993년 부산대학교 부설 한국문화연구소에서 간행한 『가덕도의 기층문화』에 「도둑에 빼앗긴 아내 찾기」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는 1990년 8월 3일 부산광역시 강서구 동선동 동선 마을로 현지 조사를 나가 신필애[여, 82]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옛날에 어떤 총각이 있었는데, 부모가 장가를 보내려 해도 눈에 차는 처녀가 없어서 장가를 못 가고 있었다. 어느 날, 부모님께 돈을 좀 달라고 해서 옷 만드는 천을 한 짐 짊어지고 어느 동네로 가서 펴놓고 앉아 있었다. 그러자 서당에 다니는 아이가 하나 오더니 옷감을 만지며 누나 옷을 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총각이 아이에게 누나가 있냐고 묻자 아이는 누나가 아주 미인이라고 했다.

총각이 아이에게 누나를 한 번 보려면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묻자 아이는 자기 집 대청마루가 높으니 그 밑에 들어가 있으라고 했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신을 벗어 마루 밑으로 던지고서 어머니에게 누나가 마루 밑에 들어가 자기 신을 꺼내 줘야 한다고 우겼다. 처녀는 마루 밑으로 들어갔다가 총각을 보고 마음에 들었다. 총각도 그 처녀가 마음에 들어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그 이듬해 결혼을 하기로 날을 잡았다.

그런데 결혼하기 전 어느 날 도둑이 그 집 처녀가 미인이라는 말을 듣고 처녀의 집 앞에 와서 처녀의 얼굴만 한 번 보게 해 주면 돈을 주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처녀의 어머니는 처녀에게 담벼락 앞에 잠시만 서 있어 보라고 했다. 처녀가 어머니의 말에 할 수 없이 밖으로 나오자 도둑이 회오리바람처럼 순식간에 처녀를 데리고 가 버렸다.

그 후에 총각이 와서 처녀를 찾자 어머니는 도둑이 딸을 잡아갔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총각은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 큰 배를 사고, 힘 좋은 배꾼과 죽창, 석 달 열흘 먹을 양식과 물을 싣고 처녀를 찾으러 떠났다. 총각의 부모는 아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며 물가에서 용왕님께 굿을 했다. 며칠 뒤, 어딘가에 배를 댄 총각은 배꾼들에게 석 달 열흘이 지나도 자신이 돌아오지 않거든 알아서 돌아가라고 하고서 길을 떠났다.

총각이 마을에 들어가 우물 옆 수양버들에 올라가 앉아 있으니, 처녀의 종이 물을 길으러 왔다. 총각이 수양버들 잎을 뜯어 떨어뜨리자 종이 나무 위를 올려다봤다. 총각을 발견한 종은 총각을 데리고 처녀가 있는 집으로 갔다. 처녀는 총각을 반갑게 맞이하였다. 그런 뒤, 처녀는 도둑이 도둑질을 하러 나간 사이에 머슴을 시켜 개를 두 마리 잡아서 그 피와 고기를 단지 두 개에 넣어 떡국 쑤듯이 해 놓고, 나무를 사다가 관을 하나 만들어 그 안에 솜을 넣고 썩은 개의 피가 든 단지를 양쪽에 놓고 그 안에 드러누웠다. 그리고 총각에게는 상복을 한 벌 해 입히고 작대기를 손에 쥐어 주면서 누가 묻거든 부모가 고향에 묻어 달라고 유언을 해서 시체를 가지고 고향으로 간다고 대답하라고 했다.

말에 관을 싣고 총각이 곡을 하며 따라가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오더니 이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총각은 처녀가 일러준 대로 부모 시체를 가지고 고향으로 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창을 꺼내 관을 한 번 푹 쑤셨다. 관 안에 있던 처녀는 썩은 개의 피를 솜에 묻혀서 준비해 놓았다가 창에 묻혔다. 그 사람은 썩은 피 냄새를 맡더니 더럽다며 그냥 가 버렸다. 그 뒤, 총각은 말을 재촉하여 배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도둑이 도둑질을 하다가 느낌이 이상해서 점을 봤더니 “집에 화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얼른 집으로 가 보니 집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도둑은 처녀가 도망간 것을 눈치채고 총각을 쫓아왔다. 총각이 배에 거의 다 와 가는데 도둑이 금방 쫓아왔다. 그런데 총각의 부모가 굿을 해서인지 어디선가 독수리 두 마리가 나타나 몸에 모래를 묻혀 도둑의 머리 위에 가서 털었다. 모래가 머리 위로 떨어지자 도둑은 눈을 비비고 닦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는 동안 총각은 무사히 관을 싣고 떠날 수 있었다. 그러자 도둑은 자신이 데리고 온 큰 삽살개에게 배를 따라가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다 죽이고 오라고 명령했다.

도둑의 명령을 받은 삽살개가 배를 향해 헤엄쳐 오자, 배꾼들이 죽창을 가지고 개를 죽여 버렸다. 그제야 마음을 놓은 총각이 관 안에서 처녀를 꺼내고 관과 피 단지는 모두 물에다 버린 뒤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니 총각의 부모는 그때까지도 굿을 하고 있더라고 한다. 그리하여 그 총각은 도둑에게 빼앗긴 아내를 찾아와서 자식도 낳고 부귀영화를 누리며 잘 살았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도둑에게 빼앗긴 아내 찾기」의 주요 모티프는 ‘지하국 대적 퇴치’이다. 지하국에 사는 괴물을 퇴치하고 납치된 여자를 구해 내어 혼인하게 된다는 지하국 대적 퇴치 설화는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다. 「도둑에게 빼앗긴 아내 찾기」는 ‘지하국 대적 퇴치’ 모티프를 부분적으로 차용하고 변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지하국 대적 퇴치 설화’에서는 여자가 괴물에게 납치당하지만, 「도둑에게 빼앗긴 아내 찾기」에서는 결혼을 약속한 처녀가 도둑에게 납치당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또한 초인적인 인물이 아닌 평범한 인물이 아내가 될 여자를 구하러 가는 것도 일반적 유형과는 다르다. 지하국 도적의 퇴치 설화 역시 총각의 능력이 아닌 처녀의 지혜와 부모의 발원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것도 특징적이다. 이러한 점들로 볼 때, 강서구 동선동 동선 마을에서 전승되는 「도둑에게 빼앗긴 아내 찾기」는 ‘지하국 대적 퇴치’ 모티프를 차용하여 보다 현실적으로 변용시킨 민담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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