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3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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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 |
영어의미역 | Buddha’s Birthday |
이칭/별칭 | 석가탄신일,초파일,불탄일 |
분야 | 생활·민속/민속,종교/불교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
집필자 | 조원영 |
[정의]
부산 지역에서 음력 4월 8일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생일에 지내는 풍습.
[개설]
부처님오신날은 석가모니가 탄생한 날로 석가 출가일[음력 2월 8일]과 열반일[음력 2월 15일], 성도일[음력 12월 8일] 등과 함께 불교의 4대 명절 중의 하나이다. 이를 초파일(初八日), 불탄일(佛誕日) 등이라고도 한다. 범어사를 비롯한 부산 지역의 여러 종파와 모든 절에서는 매년 음력 4월 8일에 석가모니의 탄신을 기리기 위하여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부산광역시 불교연합회에서는 연등 만들기, 전통차 나누기, 무차만발공양[원래는 수륙무차평등재의(水陸無遮平等齋儀)인데 「수륙재」로 약칭, 아무 차별 없이 누구에게나 그 공덕이 미치게 하는 의례], 각종 축하 공연 등 다양한 봉축 문화 행사들을 부산 시내 일원에서 봉행한다. 그중에서 가장 성대하게 진행되는 것은 연등 축제로 범시민적인 행사로 거행한다.
[연원 및 변천]
석가모니 부처님의 탄신일인 사월 초파일은 농경 사회의 농한기에 있었던 중요한 민속 명절이었다. 음력 4월 8일이 부처님의 탄신일로 정해진 내력은 분명하지 않으나, 사월 초파일의 연등 행사에 관해서는 고려 의종(毅宗)[1147~1170] 때 내시였던 백선연(白善淵)이 관세음보살의 화상을 모시고 수많은 등을 달아 부처님의 덕을 예양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후 1245년(고종 320) 당시의 집권자였던 최우(崔瑀)[?~1249]가 부처님오신날을 경축하며 연등을 하고 각종 놀이를 했다고 하며, 공민왕(恭愍王)[1330~1374]은 사월 초파일 연등 때 어린이들을 궁중으로 불러 민간에서 성행하던 호기(呼旗) 놀이를 하게 했다고 전하고 있다.
조선 시대의 등 놀이는 절을 중심으로 행해졌지만 대도시에서의 연등 행사는 축제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등 놀이가 불교 의식과 결합하여 기원 의례의 의미화로 나타난 것이다. 일월등, 종등, 북등, 칠성등, 오행등, 동물 형상 등 다양한 모습을 통해 풍년을 기원하고 마을의 안녕은 물론 수복, 만세의 뜻을 담고 있다. 사월 초파일의 등 놀이는 마을의 축제로서 마을 굿을 연상하게 하며, 동시에 단오제의 민속놀이처럼 농경의 생산을 촉진시키는 역할도 수행한 것이다. 이러한 초파일의 분위기 속에서 민중은 부처님과 천지신명을 아울러 즐겁게 하여 농사의 생장력을 강조하였고, 이런 민속 행사를 통해 생산 활동에서는 활력소를 얻게 되었다.
[절차]
부산 지역의 각 사찰에서 사월 초파일에 거행되는 석탄일 의례는 대동소이하지만, 대표적 사찰인 조계종의 범어사[부산광역시 금정구 청룡동 546번지]와 천태종의 삼광사[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초읍동 산131번지]에서 거행하는 법요식 순서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범어사의 ‘봉축 법요식’
제1부: 명종(鳴鐘)[10시, 33타종]→ 삼귀의(三歸依)[이하 대중이 참여]→ 『반야심경(般若心經)』 독경→ 찬불가 「찬양합시다」→ 육법공양[헌등, 헌향, 헌과, 헌미, 헌다]→ 헌공축원→ 봉축사[주지, 귀빈]→ 「청법가」→ 입정→ 법어[조실]→ 발원문[신도회장]→ 봉축가 「보현행원」→ 정근→ 「사홍서원」
제2부: 관불 -아기 부처님 목욕[12시]
제3부: 봉축 법문
2. 삼광사의 ‘봉축 법요식’
◯ 식전 행사
타종→ 육법공양→ 집회가
◯ 본 행사
개식 선언→ 삼귀의례→ 국민의례→ 『반야심경』 독경→ 상월원각대조사 법어 봉독→ 국운유창기원→ 헌향·헌화·관불[상단권공 및 축원]→ 봉행사→ 봉축사→ 「청법가」→ 봉축 법어→ 축사→ 내빈 축전·화환 소개→ 축가→ 석가모니불 정근→ 발원문→ 「사홍서원」→ 산회가→ 폐회 선언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사월 초파일 연등 행사는 이 시기가 힘든 농사일에서 한숨 돌리고 나서 도시나 장시에 나와 여름 채비를 하거나 구경을 하기에 적당한 때이므로 농부들에게는 중요한 세시로 생각되었다. 특히 사월 초파일은 숭유 억불의 조선 시대에 들어와 더욱 민간의 명절로 자리 잡은 것이 아닌가 한다.
관등놀이는 조선 시대에 큰 도시나 장시의 상인들이 중심이 되어 성대한 연등 행사를 벌인 데서 비롯되었다. 왕실이 중심이 된 고려 시대의 연등 행사는 정월이나 이월에 행해진 것과 대조적으로 조선 시대에는 민간에서 부처님오신날과 결합되어 사월 초파일에 행해진 것이다. 그만큼 조선 시대의 정치적 이념의 변화는 ‘민속 불교’가 민중의 생산 활동과 유기적 관련을 맺은 것이라 생각된다.
한편 이러한 관등놀이는 현대의 부산 지역에도 이어져 최근에는 전통적인 연등 행사가 연등 축제로 확대되었다. 즉 부산의 모든 사찰 및 불자들이 어울린다는 취지로 부산광역시 불교연합회의 지원과 참가자 중심의 어울림 마당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부처님오신날 한 달 정도 전에 봉축 위원회를 결성하고 봉축 준비에 들어간다. 보름 정도 전에는 각종 장엄물과 오색 연등으로 부산역 광장을 장엄하고 ‘봉축 상징물 점등식’을 봉행하며, 불교 관련 기관에서는 연등 만들기, 전통차 나누기, 무차만발공양, 각종 축하 공연 등 다양한 봉축 문화 행사들을 부산 시내 일원에서 봉행한다. 이 봉축 행사의 백미는 ‘봉축 연합 대법회’와 ‘연등 행진’이라 할 수 있는데, 종파를 초월하여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심을 기뻐하는 순수한 축하의 장이다.
부처님오신날 당일에는 범어사의 경우 오후 2시에 경내 대웅전 앞 광장에서 범어사 다도회의 육법공양과 헌화 및 욕불의식 등의 행사가 진행되고, 대한불교 천태종의 삼광사는 오전 11시 대웅보전 앞 광장에서 헌향·헌화·관불 의식 등의 봉축 법요식을 봉행한다. 대한불교 법연원은 연제법연원에서 봉축 행사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