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일제 강점기에 부산 범어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승려이자 독립운동가.

[활동 사항]

김상호(金尙昊)[1889~1965]는 1889년 경상남도 동래군 사상면 덕포리[현 부산광역시 사상구 덕포동]에서 태어났다. 1897년부터 한학을 공부하다가, 1905년에 출가하여 범어사 성해(性海)의 제자가 되었다. 1913년 범어사 명정학교를 졸업하고, 1918년 범어사 불교전문강원에서 대교과(大敎科)를 이수하였다. 1919년 김상호는 차상명(車相明)·김봉환(金奉煥)·유석규(劉碩規) 등과 논의하여 범어사 3·1 운동을 주도하였다. 이후 김상호는 대동단(大同團)에 가입하여 불교계 책임자로 활동하였다. 동시에 중국 상하이[上海]의 대한민국 임시 정부에 사재(寺財)를 각출하여 헌납하는 등 독립운동 자금을 보내는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국내 불교계 통신 사무를 담당하고 국내판 『화신 공보』를 발간하여 각지에 배포하는 활동을 전개하였다.

1920년 도진호(都鎭鎬)와 조선불교청년회를 발기한 뒤, 6월에 중앙학림 강당에서 발기 대회를 열고 각황사에서 창립총회를 가졌다. 8월 김영우·김성호·한상윤·이석윤 등과 함께 결사 동맹을 맺고 왜성대(倭城臺) 폭파 계획을 세웠으나 미수에 그쳤다. 1921년 3월 김상호는 전국조선불교유신회를 창설하여 일제의 사찰령(寺刹令) 철폐 운동을 벌였으며, 같은 해에 다시 불교유신회(佛敎維新會)를 창설하여 친일 승려들을 규탄하였다.

1928년 백성욱(白性郁)·김법린(金法麟) 등과 함께 조선불교청년회 중흥을 도모하고, 1929년 1월 조선 불교 선교 양종 승려 대회를 개최하였다. 이 무렵 이른바 명고(鳴鼓) 사건이 일어났다. 3월 26일 김상호는 평소 불교 유신 운동을 반대하는 경기도 수원 용주사의 주지 강대련(姜大蓮)을 서울 시내로 끌고 나와, ‘불교계 대악마 강대련 명고 축출’이라는 깃발을 들고 강대련의 등에 달린 소고(小鼓)를 두드리며 거리를 행진하였다. 이 사건으로 김상호는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출감한 후 김상호는 1929년 8월 하와이에서 개최된 범태평양 불교 청년 대회에 조선 불교계 대표로 참석하였다. 1930년 5월에는 조학유·김법린·이용조(李龍祚)와 함께 만당(卍黨)을 조직하여 불교 혁신 운동을 전개하였다. 1931년 만당의 표면 단체로 조선불교청년총동맹이 창립되었을 때 초대 중앙 집행 위원장에 선출되었으며 이로 인해 1938년 만당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다. 그러나 김상호는 1937년 중일 전쟁 발발 후 중국으로 출정하는 일본군을 송영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등 친일 행위를 하였다. 1965년 세상을 떠났다.

[사상과 저술]

김상호는 생전에 독립운동에도 열성이었지만, 저술에도 소홀하지 않아 『광복 운동 사적』을 집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