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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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White Formosan Deer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황선열 |
[정의]
부산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 정진채가 1985년에 발표하여 제7회 대한민국 문학상을 받은 동화.
[개설]
『하얀 꽃사슴』에는 17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이 중에서 동화 「하얀 꽃사슴」은 정진채[1936~]가 밝히고 있는 것처럼, “어린이와 보호자와 지도자인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로서 손색이 없다. 「하얀 꽃사슴」은 1985년 대한민국 문학상 수상작이다. 1985년에 단편으로 발표된 「하얀 꽃사슴」은 이듬해인 1986년에 아동문예사에서 발간한 단편집 『하얀 꽃사슴』에 수록되었다.
[구성]
「하얀 꽃사슴」의 시점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꽃사슴과 사람의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배경은 여름 산골짜기 꽃사슴 농장이다. 문체는 경어체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체 4개의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
산골짜기에 있는 꽃사슴 농장에서 살고 있는 사슴들은 해마다 5, 6월이 되면 사슴뿔이 잘리는 고통을 겪는다. 울타리 안에 갇혀서 자신의 소중한 뿔을 지키지 못하던 사슴들은 ‘자신의 뿔을 지킬 수 있는 아기 사슴을 낳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어느 날, 사슴들의 소원대로 하얀 꽃사슴이 태어난다. 천년 만에 한 마리가 태어난다는 하얀 꽃사슴이다. 사람들은 하얀 꽃사슴을 보기 위해 구름처럼 울타리 근처에 모여들었고, 서로 보려고 하다가 울타리가 무너지고 만다. 꽃사슴들은 울타리를 넘어 초록빛 산등성이로 달아난다. 그 앞에는 개선장군처럼 하얀 꽃사슴이 있었다.
[특징]
「하얀 꽃사슴」은 인간들의 욕망과 그 욕망에 맞서는 동물들의 대립 구도가 잘 그려져 있다. 꽃사슴의 뿔을 사기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 진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사람들과 같이 무절제한 욕망을 추구하는 인간의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필요하다고 사슴뿔을 무자비하게 잘라 가는 행위를 통해 인간의 폭력성을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 사슴의 뿔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것이 아니라, 하얀 꽃사슴을 먼저 보기 위해서도 다툰다. 끝없는 인간의 욕망은 결국 꽃사슴이 울타리를 넘어서 달아나게 만든다.
「하얀 꽃사슴」에서 ‘울타리’는 독재 권력 속에 놓여 있던 당대 한국 사회를 상징한다. ‘울타리’ 속에 갇힌 꽃사슴들은 독재 권력의 폭력에 시달리는 민중들이다. ‘울타리’ 안은 꽃사슴의 발자국이나 똥오줌으로 새까맣게 반들거리는 곳이지만, ‘울타리’ 바깥은 인간의 욕망이 들끓는 치열한 공간이기도 하며, 동시에 꽃사슴들에게는 신선한 초록빛이 있는 평화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렇게 대립된 두 공간은 1980년대 우리 사회의 두 가지 모습이기도 하다. 꽃사슴은 군부 독재 체제 아래에서 신음하던 당대 시민들의 모습이며, 울타리 바깥에서 사슴의 뿔을 잘라 가는 사람들은 시민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권력자들의 모습이다. 권력자의 욕망으로 희생되는 시민들과 그 권력자의 욕망이 다다르는 곳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문제를 대비시키고 있다.
[의의와 평가]
‘울타리’를 만드는 것도 사람들이지만, ‘울타리’를 무너뜨리는 것도 사람들이다. 「하얀 꽃사슴」은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의 폭력을 고발하면서, 동시에 인간의 욕망이 가져오는 무모한 상황을 비판한다. 꽃사슴들은 하얀 아기 사슴의 탄생을 기원한다. 여기서 하얀색은 순수한 세계를 상징하고, 그 순수한 세계는 인간의 욕망과 대비되면서 맑고 투명한 세상이 오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소망을 상징한다.
인간이 만든 울타리 안에서 태어난 하얀 꽃사슴은 꽃사슴들에게는 희망의 빛이고, 작가의 입장에서는 하얀 꽃사슴과 같은 어린이들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 갔으면 하는 소망의 빛이다. 하얀 아기 꽃사슴이 꽃사슴들을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하듯이, 작가는 「하얀 꽃사슴」을 통해서 맑고 밝은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