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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의 식품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14435
한자 朝鮮時代-食品
영어의미역 Food in the Joseon Dynasty
분야 역사/전통 시대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부산광역시
시대 조선/조선
집필자 김상보

[정의]

조선 시대에 부산 사람들이 먹었던 식품.

[개설]

동래·기장 등 부산 지역은 한반도 동남단에 위치하여 부산만을 포함한 리아스식 해안을 끼고 있으며, 배후에는 해발 고도 500m 내외의 구릉성 산지가 독립적으로 분포하여 해안으로 연결되는 지형적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기후는 온대 계절풍 기후대와 대륙 동안 기후대에 속하며, 해양의 영향을 받아 해양성 기후가 같이 나타난다. 강수량은 6~9월에 집중된다. 청동기 시대 이후 해안 지방에서 온천천과 수영천이 있는 동래 지역으로 생활 무대가 이동하였다.

[토산물]

부산은 『여지도서(輿地圖書)』에 검소하고 농업과 잠상(蠶桑)[누에고치]을 잘하는 지역으로 소개되어 있다. 쌀·좁쌀·소두(小豆)[팥]를 주 농업으로 하면서 잠상도 겸하고, 한편으로는 바다가 펼쳐 있었던 까닭에 어업에 종사하는 반농반어의 생활 양식이었다. 더욱 구체적인 식생활 모습을 볼 수 있는 자료는 『여지도서』에 기술된 당시의 토산물과 진공품(進貢品)이다.

토산물로는 동래에 점찰어·대구·청어·홍어·전어·은어·농어·광어·고등어·방어·조기·도미·숭어·전복·굴·홍합·황합(黃蛤)[가무락조개]·백합·소라·게·개냉이[오해조]·김·미역·다시마·우무가사리·해삼·소금·표고버섯·석류·유자, 기장에 점찰어·대구·청어·홍어·전어·광어·고등어·상어·전복·홍합·개냉이·김·미역·참가사리·우무가사리·해삼·석류·유자·감 등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진공품으로는 동래에 인삼·전복·생복·가사리·후추, 기장에 인삼·생복·인복·전복·광어·대구·해의·조곽·분곽·개냉이 등이 기록되어 있다.

이상의 기록에서 동래와 기장 지방의 토산과 진공 품목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품목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품 가운데 대표적인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해산물이 주를 이룬다. 특히 동래나 기장 모두 김과 미역이 토산이지만 기장의 김, 분곽(粉藿)[품질이 좋은 미역], 조곽(早藿)[일찍이 따서 말린 미역]만이 진공 품목이 된 이유는 동래보다 기장의 것이 양질이었기 때문이다.

[음식 문화]

조선 시대 부산 지방에 살았던 사람들도 이러한 식품을 섭취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기장 지역은 식품을 통한 지역적 특성이 잘 나타난다. 즉 팥죽과 미역 섭취가 그것이다. 팥죽의 재료인 팥은 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지역의 대표적인 공물이었다. 연평균 강수량 등 기온을 보면 기장은 팥을 재배하는 데 적합한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추정된다.

기장에서는 동짓날에 팥죽을 끓여 역귀를 쫓아 다음 해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였다. 중국 육조 시대의 글인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도 경상도의 붉은팥 의례와 관련한 글이 실려 있다. 이러한 기장의 의례는 2002년 열린 동해안 별신굿 풍어제의 재차(第次) 중 용왕굿이 진행되는 동안 마귀를 제거하기 위하여 굿에 참가한 사람들과 동네 사람들에게 부녀회가 팥죽을 제공하였던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다음은 미역 나물 문화이다. 기장 지역은 일찍부터 불교와 유교 문화가 들어와 있었다. 우선 가야 문화권이었던 기장은 일찍부터 불교를 접하였는데, 현재 기장에 있는 대표적인 사찰들은 모두 신라의 대표적인 불승인 원효(元曉)와 관련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불교 문화는 나말 여초에 지방으로 퍼졌고, 또한 이 시기 유행한 선종의 영향도 함께 받았을 것이다.

선종 중심의 불교 문화는 정진 식품(精進食品) 문화의 발달을 가져왔다. 정진 식품은 해초, 곡류, 채소가 중심 재료가 되는 것으로 몸을 청정하기 위하여 먹는 음식을 말한다. 해초, 곡류, 채소를 중심으로 하는 소식(素食)은 500년대 이미 중국 땅에 퍼져 있었는데, 열렬한 불교 신자로 알려진 남조의 양(梁) 무제는 주육(酒肉)을 금하는 법령을 공포함과 동시에 국가의 모든 제사에 희생(犧牲)을 금하고 소채(蔬菜)를 쓰게 하였다. 양 무제의 이러한 정책은 양나라와 빈번한 해상을 통한 조공과 교역 과정에서 한반도에 유입되었으리라 본다.

정진 식품은 소선(素膳)이라고도 하는데, 예치주의(禮治主義)를 표방하여 유교를 국교로 한 조선 왕조에서도 여전히 이러한 전통을 고수하였다. 소선의 주재료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미역이다. 미역은 조곽과 분곽, 그리고 상곽(常藿)[품질이 보통인 미역]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조곽과 분곽은 기장의 조공품이었고, 상곽은 일상적으로 지역에서 섭취한 품목이었다. 한편으로 동래에 설치한 왜관에 의한 일본 식품 문화의 유입을 들 수 있는데, 대표적인 식품이 후추이다. 이는 상류층을 중심으로 식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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