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65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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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草笠童-解寃 |
영어의미역 | Disentangling the Grudge of the Dead Youngster Wearing a Straw Hat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재송동 |
집필자 | 조정효 |
[정의]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재송동에서 죽은 신랑의 해원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죽은 초립동이의 해원」은 우연히 남녀의 불륜 장면을 목격한 선비가 초립둥이의 도움으로 과거 급제를 하고, 억울하게 죽은 신랑[초립둥이]의 원한을 풀어 준다는 신원담(伸寃談)이다.
[채록/수집 상황]
1996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서 간행한 『해운대 민속』에 「죽은 초립동이의 해원」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는 1996년 6월 22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재송동으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김상기[남, 71]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옛날 어느 날 가난한 선비가 마누라의 달비[머리카락]를 팔아 노자를 마련하여 서울로 과거를 보러 떠났다. 서울까지 반쯤 남았는데 비도 오고 날도 저물어 어느 주막으로 들어갔다. 그때 한 여자가 소복을 입고 가죽신을 들고 버선발로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주모에게 누구인지를 묻자 결혼을 하고 얼마 안 있다가 신랑이 사라진 여자라고 했다. 선비는 여자 뒤를 따라 집으로 들어가 주인을 찾았다. 그러고는 해가 졌으니 하루 묵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주인은 자기 방 앞의 방에 머물고 가도록 허락했다. 밤중에 선비가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나오려는데 담 너머로 고개가 쑥 올라왔다. 이상해서 가만히 보니 한 남자가 담을 넘어서 여자가 자는 방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문틈으로 안을 엿보았는데 방금 들어간 그 남자와 여자가 부둥켜안고 있었다.
다음날 선비는 주인에게 “과거를 보고 다시 올 테니 쌀 한 가마니로 술을 해 놓으라.”고 하였다. 주인이 까닭을 물으니까 선비는 죽은 아들 일 년 상을 치르려고 한다고 했다. 다시 길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채를 들고 내려오는 초립둥이를 만났다. 초립둥이는 선비에게 이미 과거 시험은 끝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험에 구름 운(雲)자가 나왔다며 자기가 쓴 답안을 알려 주었다. 선비는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서울 구경이나 해야겠다며 그냥 서울로 올라갔는데, 과거 날짜는 아직 지나지 않았다.
선비가 과거를 보러 들어갔더니 초립둥이가 일러 준 운자가 나왔다. 선비는 초립둥이가 일러 준 답안을 그대로 써서 합격을 했다. 돌아가는 길에 전에 묵었던 집에 들르니 술과 음식이 다 되어 있었다. 선비는 주인에게 내일 온 동네 사람들에게 바가지 같은 것을 하나 가지고 모이도록 하라고 전했다. 다음날 동네 사람 전부가 나누어 술을 마시는데, 신부와 정을 통한 그 남자가 들어왔다. 선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만 “바가지를 가지고 연못 물을 퍼내라.”고 했다. 알고 보니 신부가 남자와 짜고 신랑을 죽여서 시체를 연못에 넣은 것이었다. 그리고 일전에 초립둥이가 바로 그 죽은 신랑이었다.
[모티프 분석]
「죽은 초립동이의 해원」의 기본 모티프는 ‘가난한 선비의 과거 급제’, ‘초립둥이의 해원(解寃)’ 등이다. 살아서 지녔던 원이나 한을 풀지 못하고 죽은 뒤 원령(怨靈)이 되어 그 원이나 한을 다른 사람이 풀어 준다는 이야기가 바로 신원 설화(伸寃說話)이다. 「장화홍련전」이나 「아랑 전설」이 신원 설화의 유형에 속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죽은 초립동이의 해원」은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가 우연히 신부와 간부에게 죽임을 당한 초립둥이의 원한을 풀어 주게 된다는 것이 이야기의 기본 축이다. 재송동에서 전승되는 「죽은 초립동이의 해원」에서는 원통하게 죽은 초립둥이가 과거 보는 선비에게 나타나 과거 문제를 미리 가르쳐 준다는 일종의 보은담이 결합되어 있는데, 이는 권선징악과 인과응보의 의식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