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6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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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影幀 |
영어의미역 | Portrait of the Deceased |
이칭/별칭 | 진영,조사도 |
분야 | 종교/불교,문화·교육/문화·예술,문화유산/유형 유산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부산광역시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김미경 |
[정의]
부산 지역에서 불교 종파의 조사나 고승의 모습을 그린 초상화.
[개설]
영정(影幀)은 고승(高僧)들이 입적한 후 그를 추모하기 위하여 사람의 얼굴을 그린 족자 그림이다. 이를 진영(眞影), 조사도(祖師圖) 등이라고도 한다. 현재 부산광역시 금정구 청룡동 546번지에 있는 범어사(梵魚寺) 성보박물관에는 40점의 영정이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시기적으로는 18세기에서 현대에 이르는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상 인물은 범어사 창건과 관련 있는 의상 대사(義湘大師)[625~702]를 비롯하여 국가에 공을 세웠거나 조선 불교의 중흥에 힘쓴 승려들, 그리고 범어사 주석 스님들이다.
범어사 소장의 진영은 양식적으로 구분하면, 첫째 고려와 조선 전기의 고식적인 화풍을 계승한 의자상, 둘째 조선 후기 화면을 상하 이단으로 분할하여 구분한 의자상, 셋째 바닥에 앉은 가부좌상으로 그린 작품, 넷째 근대적 표현 기법인 서양 화법이 적용된 작품 등으로 세분할 수 있다.
[고식적인 화풍을 계승한 작품]
고식(古式)의 화풍을 잘 드러낸 의자상 작품은 「범어사 의상 대사 영정」이다. 오른쪽 칠분면(七分面)[앉은 자세의 전신상으로 얼굴이 전체의 70% 정도 나온 그림]에 등받이가 높은 의자에 앉은상으로, 자세는 가부좌하고 신은 신발 대에 놓여 있다. 오른손은 용머리 장식이 있는 주장자를, 왼손은 무릎 위에 얹은 채 불자(拂子) 의 수술을 가볍게 쥐고 있는 모습이다. 「범어사 의상 대사 영정」은 조선 후기인 18세기 중반 무렵에 그려진 진영임에도 불구하고 의자상, 족대(足臺), 불자 등을 잡고 있는 손의 표현 등 고려 및 조선 전기 양식을 기본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또한 3폭 병풍과 의자 덮개 천, 의상 대사의 얼굴, 법복, 채색 등에서 보이는 새로운 표현법은 18세기 진영의 양식을 잘 드러내고 있다. 「범어사 의상 대사 영정」은 화기에 의하여 범어사 소장의 영정 중 가장 조성 시기가 이른 1767년(영조 43) 작으로 꼽힌다.
[상하 이단 구도로 구분한 작품]
의자상이면서 벽면과 바닥이 나뉘는 이단 구도가 형성되고, 바닥을 장식하기 위한 돗자리가 묘사되기 시작하는 대표적인 의자상 작품으로는 원효(元曉)[617~686]와 사명당(四溟堂) 유정(惟政)[1544~1610] 등의 진영이 있다. 「원효 대사 영정」과 「사명 대사 영정」은 모두 왼쪽 칠분면으로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은 의자상에 주장자와 염주를 들고 있다. 원효의 진영은 얼굴은 정면향이지만 신체는 좌향을 취하고 있다. 얼굴 표현은 원효 진영은 넓적한 얼굴에 지긋이 정면을 바라보는 온화한 표정이나 사명당은 눈매가 올라가고 입술을 꽉 다문 강직한 표정이다. 「사명 대사 영정」은 압곡사(鴨谷寺)[대구광역시 군위군 삼국유사면 낙전리]의 진영과 같은 초본과 양식적인 흐름도 같은 수법으로 19세기 후반 무렵의 수법을 보여 준다.
[바닥에 앉은 가부좌상 표현 작품]
범어사 진영 중 바닥에 앉은 가부좌상으로 벽면에 의자의 등받이만 그려져 있거나 온전히 바닥에 앉은 대표적인 작품이 울암당(蔚菴堂) 경의 대사(敬儀大師)의 진영이다. 오른쪽 위에 영제가 있고 맞은편에는 제찬이 작은 글씨로 적혀 있는 「울암당 경의 대사 영정」은 전반적으로 백색이 많이 가미되어 다소 가라앉지 못한 요소가 보인다. 하지만 대사의 안면 묘사에서는 약간 눈을 찌푸린 표정이 고승의 심성을 미묘하게 표출하여 사의적(寫意的)인 면이 드러나는 우수한 작품이다.
[서양 화법의 적용 작품]
마지막으로 20세기에 들어서 근대적 화풍의 회화성이 강하거나 사진 기법이 적용되어 조성된 진영이다. 「용파당 대사 영정」, 「금봉당 상문 대사 영정」, 「호암당 대사 영정」, 「일봉당 경염 대사 영정」, 「경허당 성우 대사 영정」 등이 대표적인 영정이다. 이 시기에 와서는 진영 양식에 큰 변화를 보이는데, 도상의 답습 또는 구성 요소의 전용이 극심해진다.
이와 같이 범어사 진영은 의자상이나 가부좌상이나 모두 일괄되게 표현되고 있는 것은 등받이 의자의 직사각형 장식대이다. 사명당 진영은 낮고 둥근 테두리 의자에 천을 덮었는데, 그 뒤로 등받이 높은 의자의 뒷면 장식대가 있다. 같은 초본을 사용하여 변화를 주었지만, 지나치게 도식적으로 표현하여 어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