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206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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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Shamanist Jar Containing Ancestors’ Spirits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 |
집필자 | 정은영 |
[정의]
부산시광역시 금정구 두구동에서 집안의 평안과 자손들의 복록을 위하여 시주단지를 모시는 의례.
[개설]
시주단지 모시기는 두구동의 주민들이 조상의 혼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시주단지 아래에 제물을 차린 다음, 조상에게 집안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고 자식의 일이 잘 풀리게 하며 하는 일에 재수가 있게 해 달라고 비손하는 행위이다. 시주단지는 햅쌀을 넣어 한지(韓紙)로 봉한 작은 단지이다. 이를 ‘시준단지’, ‘시조단지’, ‘시준할매’, ‘웃단지’, ‘안단지’, ‘높은 단지’ 등이라고도 한다. 흔히 시주단지는 집안 대대로 모시는 것이 일반적이나 기자(祈子)나 치병(治病), 혹은 집안의 운수를 좋게 하기 위해 점쟁이나 무당의 권유로 모시기도 한다.
[연원 및 변천]
시주단지는 제석단지라고도 부른다. 이때 제석은 본래는 불교의 신이었으나 민속에서는 곡식의 신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능화의 『조선무속고(朝鮮巫俗考)』를 보면 “쌀을 흰 항아리에 담아 누방(樓房)에 안치하고, 해마다 가을에 곡식이 익으면 햅쌀로 바꾸어 담고 담겨 있던 구미(舊米)로 백설병(白屑餠)을 만든 다음, 소찬(素饌)과 청작(淸酌)으로 신에게 헌공(獻供)한다.”는 기록이 있고, 제석을 ‘주곡신(主穀神)’으로 인식하였다는 기록도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조상들은 시주단지 모시기를 주곡신에 대한 의례로 여겼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조상 숭배의 한 형태로 모셔지고 있다.
[절차]
시주단지 모시기는 음력 시월 초하루에서 보름 사이 하루를 택해 집안의 주부가 식전이나 저녁에 한다. 단 시주단지를 모시는 날 동네에 출산이나 초상이 발생하면 그해는 햅쌀을 갈아 넣지 않거나 섣달그믐에 다시 모신다.
시주단지를 모시는 날, 주부는 목욕재계하고 샘에 가서 정화수를 길어 와 쌀밥·떡·삼색 나물·과일 등의 제물을 준비한다. 그 후 시주단지를 내려 묵은 쌀은 꺼내고 잘 건조된 햅쌀을 반 되 정도 넣은 뒤 한지로 덮고, 그 테두리를 한지로 꼬아 만든 끈으로 묶거나 뚜껑을 덮어 안방의 뒷벽에 만들어 놓은 선반이나 장롱 위에 모신다. 이때 시주 단지에서 꺼낸 쌀은 흔히 밥을 해 먹거나 떡을 쪄서 먹는다.
제의는 보통 시주단지 아래에 제물을 진설하고 정화수 한 그릇을 떠 얹은 뒤 촛불과 향을 피우고 비손을 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비손의 내용은 집안의 평안과 자손들의 소원 성취에 관한 것이 일반적이다. 비손이 끝나면 철상을 하나 가정에 따라 소지(燒紙)[종교적·신앙적 목적으로 종이를 태우는 행위]를 한다. 소지를 할 때는 시준할매의 것으로 소지 한 장을 먼저 올리고, 그 다음 가족 수대로 소지한다.
만일 시주단지를 없애고자 할 때는 절이나 점쟁이를 찾아가 날을 받은 후, 간단한 제물을 장만하여 비손하고 강물에 띄워 보내거나 물가에 가지고 가 깨뜨린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부산광역시 금정구 두구동에서는 시주단지 안의 묵은쌀이 변질되면 집안에 액운이 끼인다고 믿으며, 변질되었을 때는 손 없는 쪽의 냇물이나 깊은 샘에 갖다 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