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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벵이 각시」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4205201
영어의미역 Cicada Larva Bride|Sluggish Bride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부산광역시 강서구 범방동
집필자 조정효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설화|민담|변신담|관탈 민녀담
주요등장인물 총각|굼벵이 각시|고을 원님
모티프유형 우렁이 각시|이물 교혼|관탈 민녀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2000년 10월 3일 - 김윤근[남, 72]으로부터 채록
수록|간행 시기/일시 2000년 - 『강서구와 장유면 일원 경마장 건설부지 내 민속 조사 보고서』에 수록
채록지 범방 마을 - 부산광역시 강서구 범방동

[정의]

부산광역시 강서구 범방동 범방 마을에서 굼벵이 각시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굼벵이 각시」는 우렁이 각시 설화 유형과 같이 굼벵이가 변신한 각시와 아들이 함께 살지만 고을 원님이 각시의 미모를 탐내어 빼앗으려고 내기를 걸었다가 실패하였다는 변신담이자 ‘관탈 민녀담(官奪民女談)’이다.

[채록/수집 상황]

2000년 부산대학교 부설 한국문화연구소와 한국마사회가 공동으로 편찬한 『강서구와 장유면 일원 경마장 건설 부지 내 민속 조사 보고서』에 「굼벵이 각시」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이는 2000년 10월 3일 부산광역시 강서구 범방동 범방 마을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김윤근[남, 72]으로부터 채록한 것이다.

[내용]

옛날 어머니는 일찍 죽고 아버지와 아들 둘이 깊은 산중에서 산전을 일구어 살아가는데, 아들이 나이 서른이 되도록 장가를 가지 못하고 있었다. 아들은 늘 산에 올라가면 “내가 이 밭 지어 가지고 이 곡식 내가지고 누하고 묵고 살꼬?” 하며 신세타령을 했는데, 난데없이 산에서 “니캉 내캉 먹고 살지.”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들이 소리 나는 곳으로 가면서 말을 하니 자꾸 대답이 돌아왔다. 가서 보니 수백 년 묵은 큰 나무가 썩어 있었는데, 그 구멍 안에서 소리가 났다.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여 손을 넣어 보니 커다란 굼벵이가 있었다.

그 굼벵이를 옷자락에 싸서 집에 돌아와 장롱에 넣어 놓았는데, 그 뒤로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누군가 밥을 해 놓는 것이었다. 아들이 이를 이상하게 여겨 밖에서 가만히 숨어 지켜보았다. 갑자기 방이 훤해지더니 예쁜 처녀가 부엌으로 가서 밥을 해 가지고 상에 차려 놓고 사라지는 것이었다. 아들은 그 처녀를 데리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해서, 며칠 뒤에 처녀가 나올 때 처녀를 끌어안았다. 그러면서 사정을 하니, 처녀가 “때가 일러 안 된다.” 하며 사라지고는 며칠 밥을 안 하는 것이었다. 한 달쯤 지나 아들이 일을 마치고 집에 오니 처녀가 밥을 해 놓고 “이제 사람이 되었으니 같이 살자.”고 해서 살림을 차리게 되었다.

이 소문이 퍼지자 고을 원님이 아들을 불러 자초지종을 물었다. 아들이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니 이번에는 그 처녀를 불러오라고 했다. 원님이 처녀를 보고 마음에 들어 했는데, 여자는 “당신은 하늘에서 정한 배필이 아니니 같이 살 수 없다.” 하며 아들과 시합을 해서 이기면 아내가 되겠지만, 지면 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아들과 원님이 강을 건너갔다 돌아오는 시합을 하게 되었다.

아들이 집에 와서 걱정을 하고 있는데, 여자는 자기 아버지에게 가서 비쩍 마르고 다 죽어가는 말을 달라하라고 시켰다. 아들이 가서 그대로 이야기하고 말을 얻어 왔다. 막상 시합을 하니 그 말은 한번에 강을 뛰어넘는 훌륭한 말이었다. 시합에 져서 큰돈을 잃은 원님이 미련을 못 버리고 다시 글을 하나 내어 주고는 해석을 하라고 시켰다. 아들이 또 걱정을 하고 있으니, 이번에는 부인이 친정에 가서 글을 하나 얻어다 주었다. 원님이 그 글을 보고는 ‘이 부인이 보통 부인이 아니구나.’라고 깨닫고 함부로 할 생각을 하지 않고 많은 보상을 해 주었다. 그리하여 부부는 자식을 낳고 잘 살았다.

[모티프 분석]

「굼벵이 각시」의 주요 모티프는 ‘우렁이 각시’, ‘이물 교혼(異物交婚)’, ‘관탈 민녀(官奪民女)’ 등이다. 세계적인 전승 범위를 보이는 「굼벵이 각시」는 대체로 ‘우렁이 각시’ 설화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우렁이 각시가 굼벵이 각시로 나타나는 것이 특이하다. 아마도 범방동 지역이 주로 깊은 산중에서 나무하는 일로 생업을 삼았기 때문에 우렁이보다는 굼벵이가 더 익숙했기 때문이라 보인다.

우렁이 각시가 나오는 이물 교혼담에서는 권력자의 횡포가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굼벵이 각시」에서도 원님이 굼벵이 각시에게 반하여 내기를 거는 설정을 하지만 결국 목적을 이루지 못하는 관탈 민녀 실패담이다. 아들과 원님이 내기할 때 굼벵이 각시는 친정의 능력으로 해결하는데, 이를 통하여 굼벵이의 신이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한편, 일반적인 우렁이 각시류 전설에서 닥친 고난은 총각이 각시를 신부로 삼기 전에 지켜야 하는 시간 금기를 어겼기 때문에 내려진 벌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비하여 「굼벵이 각시」에서는 각시가 정체가 발각된 이후에 사라졌다 다시 나타났다고만 되어 있고 금기를 어긴 것에 대한 징벌적 내용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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